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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농협개혁을, 농협개혁 논의를 어찌할꼬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19-09-20 10:18
조회
334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소장

농특위 좋은농협위 출범 계기로
농협개혁 열망·의지 더 높아져
법개정 과제 발굴·협동조합 조망 기대


공자님은 “어찌할까 어찌할까 하지 않는 자는 나도 어찌할 수 없다”(논어 위령공)라고 말씀하셨다. 답이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계속 스스로 생각하고 다른 사람과 대화를 통해 지혜를 찾으려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누구도 도와주지 못한다는 말이다.

농협개혁이 또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대통령 직속 농특위의 특별위원회로 ‘좋은농협위원회’가 설치되어 장단기 농협의 발전(혹은 개혁?)을 위한 아젠다를 정리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당장 9월 5일 중앙회장 선거와 관련하여 본위원회로 올리는 논의를 정리하였다. 단기적인 과제는 물론이고 장기적인 과제도 정립한다는 것이 좋은농협위원회의 향후 운영방향이다.

농협개혁이 다시 물위로 떠올랐지만, 바라보는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농업계에서 농협개혁을 주장한 지도 가톨릭농민회로부터 치면 어언 50여년이 되어 가고, 1990년대 김영삼 정부 농어촌발전위원회에서 제출한 농협개혁위원회 보고서로부터 쳐도 30여년이 되어 간다. 그래도 여전히 농협개혁의 과제는 첩첩산중으로 쌓여 있고, 농협개혁 한다는 말만 나와도 농업계 전체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것을 보면 “참으로 어찌할꼬!!” 싶다.

“그동안 농협개혁운동을 하느라고 별 성과도 없이 한 평생이 다 갔다”고 한탄을 하는 농민운동가도 있고, 그나마 그동안의 농협개혁으로 이 정도라도 바꿔 놓은 것 아니냐는 활동가도 있다. 또 다른 누군가는 농협개혁이라고 하면 할수록 농협만 키워주고, 정작 농민들은 더 힘들어지더라고 푸념을 늘어놓기도 한다. 실제 17년 동안 줄기차게 주장해서 농협중앙회를 분리시켰지만 농민조합원이 피부로 느낄 정도의 발전적 변화는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한숨 쉬듯 “어찌할꼬”라고 푸념만 해서는 어떤 발전도 개혁도 없다. 어려운 여건이더라도 계속 해법을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만 조금이라도 농협의 협동조합적 발전의 길을 열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어떡할까 어떡할까”라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의 지혜와 열망을 모을 수 있도록 좋은농협위원회가 논의를 촉발시키는 넉넉한 공간이 되어야겠다.

왜 농협개혁이 더 어려워졌을까? 농협개혁의 이슈들이 분산되어 버려 폭발적인 대중적인 이슈가 만들어지기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다. 첫째, 농협중앙회 분리 이후 농협은 안하는 것도 없고, 눈에 확 띄게 잘되는 것도 없는 조직이 되어 버렸다. 둘째, 조합원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90년대 2000년대 농협개혁의 핵심 요구였던 ‘잘 팔아 주는 농협’으로 수렴하기보다 다양한 요구로 분산되고 있다. 셋째, 농협 내부의 격차도 커지고 있다. 도시농협과 농촌농협, 금융지주와 경제지주의 차이가 크다. 넷째, 이러다보니 농민단체의 농협개혁을 요구하는 강도도 약해졌다. 농협 및 농협개혁에 대한 구조적인 진단을 더 철저히 해야 만 새로운 과제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변화된 상황에 맞는 농협의 협동조합적 발전을 위한 과제를 정립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첫째, 단기, 중기, 장기 과제를 구분하여 발굴해야 한다. 단기 과제는 농협과 함께 하는 상생의 캠페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에 농협이 포함되도록 한다거나, 공정거래법에서 협동조합의 사업을 배제하는 원칙을 정한다든가 하는 공동 캠페인 등이 그것이다. 중기 과제는 농협법의 개정이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농협법의 실행을 위한 과제를 설정하는 것이다. 총선 이후 및 다음 정부에서도 견고하게 실행을 관철시킬 수 있는 실사구시적인 법개정 과제를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

장기 과제는 한국 협동조합 전체를 조망하는 긴 호흡의 과제들이다. 1994년 농발위 보고서에서는 생협법과 협동조합기본법의 제정, 1차산업 협동조합 상호금융의 통합을 통한 협동조합은행의 설립 등 농협 뿐만 아닌 전체 협동조합의 과제를 도출했다. 이번 좋은농협위원회도 이런 근본적인 과제들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

1년간의 논의과정을 통해 좋은농협위원회가 농업계 전체가 주목할 수 있는 좋은 의제를 길어 내길 기대하며, 그 길에 작게나마 힘을 보태기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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