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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배양육’ 식품 원료로 인정 가능…논란 커질듯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4-03-06 09:23
조회
66

식약처, 관련기준 개정·고시 
기후변화·가축질병 빈발 속
신선육 대체 미래식량 주목
첨가물 등 안전성 신뢰 못해
표시제도·농업 포함도 공방


IT_tid283t001876이미지투데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식품 등의 한시적 기준 및 규격 인정 기준’을 개정·고시했다. 세포배양식품 원료를 한시적 기준·규격 인정 대상으로 추가한 것이 골자로, 배양육이 식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배양육은 동식물에서 채취한 줄기·근육 세포를 배양해 만든 고기다. 전세계 육류 소비가 증가하는 가운데 미래 식량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안전성 등 논란도 적지 않다.

기후변화 대응이 전 지구적 과제로 꼽히면서 도축 신선육을 대신하는 대체육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약 252억원이던 국내 대체육시장 규모는 2025년 295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세계시장은 24조원까지 몸집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배양육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미국 컨설팅회사 AT커니는 배양육시장이 연평균 41% 성장해, 2040년 전체 육류시장의 3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양육이 주목받는 건 안정적인 생산으로 육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전세계 육류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는 2030년 세계 육류 소비량이 2018∼2020년 대비 1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도축 육류 공급량은 답보하고 있다. 가축질병이 자주 발병하면서 신선육 생산량이 들쭉날쭉하다. 환경규제 강화 추세로 축산물 공급이 한계에 부딪힐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국내 쇠고기 자급률은 30%대로 높지 않고, 돼지·닭 자급률도 점차 낮아지는 형국이다.

대량생산이 가능한 배양육은 토양 등 자원을 최소한으로 이용해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가축질병에서도 자유롭다. 한국세포농업학회장을 맡고 있는 조철훈 서울대학교 식품동물생명공학부 교수는 “기존 신선육시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재로서 식량안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란도 적지 않다. 안전성이 대표적이다.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인 최윤재 서울대 명예교수는 “배양액에 사용하는 혈청, 배양 과정에 투입되는 항생제와 호르몬, 맛과 향을 증진하기 위한 식품 첨가물 등에 대한 안전성을 확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식품 표시에 관한 규제는 특히 첨예한 사안이다.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식물성 대체식품을 중심으로 ‘대체식품 표시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이에 따르면 대체육·배양육 등에 ‘고기(肉)’를 표시할 수 없다. 대체식품으로 표시하되 동물성 원료 포함 여부를 명기해야 한다. 그런데 동물세포 배양육은 100% 동물성 식품이라 이에 대한 표시가 여전히 논란거리다. 식약처는 “현재 배양육에 관한 표시 제도는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기준이 모호한 탓에 일부 국내 배양육기업은 제품을 해외에 우선 출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수출 시에도 제품 표시는 문제가 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한국표준산업분류코드에 따라 분류·표시해야 하는데, 배양육은 현행법에 맞는 분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독도새우를 활용해 배양육을 만드는 셀미트가 자사 배양육에 대해 식약처에 한시적 식품 원료로 인증을 신청했다. 연내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배양육이 식탁 위에 오르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식품으로 가공·판매할 수 있는 기준이나 규제가 여전히 미비해서다.

김삼주 전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은 “배양육이 친환경식품인 것처럼 다뤄지는데, 우려점에 관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소비자가 배양육 정보를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표시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배양육 생산을 농업으로 볼 것이냐 하는 문제도 있다. 조 교수는 “농업이 자원을 활용해 인류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이라면 배양육도 육류에 해당하므로 결국 농업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축산업계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다.

관련 논의가 본격화하면 배양육을 둘러싼 논란과 공방은 그만큼 격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