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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농산물값 급등 ‘왜곡 보도’···농가 두 번 운다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19-08-14 10:10
조회
410





시금치·애호박 가격 상승
수십 개 기사 쏟아졌지만

첫 기사 보도 시점엔
시금치가격 3년 새 최저
애호박도 반짝 강세
보도 며칠 후 수직하락

품목 생육 고려 없이 도배
도소매 흐름 달라도 반영 안돼
산지 농민들은 ‘답답’


시금치 가격 급등 소식이 언론에 도배되던 8월 둘째 주, 시금치 도매가격은 약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언론의 또 다른 가격 급등 타깃 품목이었던 애호박은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 가격이 급락했다. 전반적으로 채소 가격이 폭락한 가운데 사실과 다르거나 품목 생육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언론 보도에 채소 농가들이 두 번 울고 있다.

▲시금치 가격 급등? 사실과 달랐다=6일 소매가격을 바탕으로 ‘시금치와 애호박 가격 급등’ 소식이 8~9일 언론에 집중적으로 보도됐다. 11일 현재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기준 시금치·애호박 가격 급등 관련 소식은 30여개 게재됐다. 기사는 시금치와 애호박 가격이 한 달 전, 1년 전, 평년보다 높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배추와 무를 비롯해 마늘, 양파, 양배추 등 대다수의 채소 가격이 폭락한 상황에 일부 채소 품목 가격이 상승했다는 소식을 접한 채소 농가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더욱이 시금치 가격이 상승했다는 보도는 시금치 산지에서 보면 ‘오보’였다. 언론의 첫 기사 게재일이었던 8일을 비롯해 8월 둘째 주 도매가격은 약세였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가락시장에서 8일 시금치 경락가는 4kg 상품에 3만6759원으로 같은 날 기준 최근 3년간(2016~2018년) 어느 해의 시금치 가격보다 낮았다. 8월 둘째 주를 보더라도 올해 평균 가격은 3만8000원대(100원대 이하 반올림)로 2016년의 3만8000선과 비슷했고, 6만5000원이었던 지난해보단 급락했다. 2016년 이 기간 시금치 도매가격도 4만2000원으로 올해보다 상당히 높았다.

이에 대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관계자는 “도매가가 소매가에 시점상 반영되지 못하거나, 도소매가 흐름이 다른 경우가 있다. 그래서 소매가격을 게재할 때는 도매가격까지 함께 게재해야 한다”며 “언론 보도가 집중된 당시에도 그 전주에 비해 가격이 상승하긴 했지만 지난해나 평년과 비교해선 낮은 시세였다”고 설명했다.

▲애호박 가격 급등?, 며칠 만에 급락했다=8월 둘째 주 애호박 가격은 시금치와 달리 강세를 보이긴 했다. 그러나 애호박 가격 역시 강세 흐름은 오래가지 못했다. 8월 둘째 주 가락시장에서의 애호박 가격 흐름을 보면 5일 3만541원(20개 상품)에서 6일엔 3만2859원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7일 2만9170원, 8일 2만4014원, 9일 1만9215원, 10일 1만2501원, 12일 9566원 등 급격히 무너졌다. 결국 애호박 가격은 급등 보도가 나온 8일 이후 불과 며칠도 지나지 않아 8월 평균 가격인 1만6400원과 지난해 8월 평균 가격인 1만8000원을 한참 못 미치는 가격대까지 떨어졌다.

애호박 등의 과채류는 생육 특성상 날씨에 따른 작황과 생산량 변화가 심해 가격이 급등해도 오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관련 보도엔 이를 전혀 고려치 않았다. 이와 함께 시금치와 애호박 가격을 한 달 전과 비교한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7월과 8월은 날씨와 주 출하산지 등이 달라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가격 급등’ 단어에 취해 베껴쓰기 급급

시금치·애호박 가격 기사
모든 언론사 사실상 같아
통신사 자극보도 갖다 쓴 탓

농식품부의 답변 일부만 확대
농산물값 편향된 시각 갖게해


▲가격 급등 보도, 다 똑같다=지난주 언론에 보도된 시금치·애호박 가격 기사는 보도한 모든 언론사 내용이 사실상 같았다. 품목은 물론 가격 비교 기준일과 가격, 관련 내용이 판박이였던 것. 또한 ‘저온 작물이기에 고온 영향을 크게 받고, 비축할 수 있는 품목도 아니다, 매년 여름엔 가격이 오른다’라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답변 역시 같은 내용으로 달려 나왔다.

그러나 농식품부에 따르면 시금치 가격 관련 문의를 해 온 곳은 통신사 등 한두 개 언론에 불과했다. 다수 언론이 ‘급등’이라는 자극적인 단어에 취해, 통신사의 첫 보도를 베껴 썼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농식품부에 문의를 한 곳 역시 농식품부의 답변 일부만을 확대해 써 놔 농산물 가격에 대한 편향된 시각만을 갖게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한두 곳에서 시금치 가격과 관련한 연락이 와 답변을 했는데 많은 언론에서 보도가 나왔다”며 “답변을 한 곳 역시, ‘현재 채소 농가 대부분이 가격이 폭락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시금치나 애호박은 품목 특성상 가격 등락 폭이 큰데다 고온에 약하다. 이것은 변수가 아닌 상수로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하고, 소비자들이 채소 소비를 잘 할 수 있도록 부탁 드린다’고 했는데 이런 부분은 다 배제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금치 가격 급등 보도와 관련해 개인적으론 사실상 오보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에선 농식품부의 답변 일부만이 확대돼 보도됐다고 하지만, 농식품부의 행보에 비판을 제기하는 곳도 있다. 즉각적인 해명자료 등이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다.

채소 산지 관계자는 “대부분의 채소 가격이 동반 폭락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때 한두 품목 가격이 올랐다고, 그것도 사실과 다른 품목도 있는데 대대적인 언론 보도가 이어진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농식품부도 다른 보도와 같이 농산물 소비에 악재가 되는 농산물 가격 급등 식의 보도와 관련해선 즉각적인 해명이나 반박 자료를 내고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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