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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PLS 전면시행 7개월여…농촌현장 불만 목소리 여전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19-08-06 10:07
조회
9









경북 김천의 농민 김재현씨가 성분은 같지만 적용작물이 각기 다른 2개의 비선택성 제초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성분 똑같은데 적용작물 달라 구입 부담”

제조사마다 보조제 ‘제각각’ 농가 “작물 따라 매번 구매”

기준 맞춰 살포해도 성분 중복 잔류농약 검사 때 불합격 우려

설명서 글씨 작아 읽기도 힘들어

판매상들은 재고처리 걱정에 다양하게 제품 구비 못해 고충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가 전면시행된 지 7개월여가 지났다. 올 상반기 동안 잔류농약이 검출돼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산물의 비율은 1.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낮아지는 등 농촌현장에서는 어느 정도 정착돼 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농약성분은 같은데 적용작물수가 달라 농민의 농약 구입 부담을 증가시키고 등록된 약제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게다가 고령농민을 고려하지 않은 제품설명서의 작은 글씨 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농약성분은 똑같은데 제조사마다 적용작물이 다른 이유를 모르겠어요.”

경북 김천에서 1만1550㎡(약 3500평)의 밭에 감자·양파·대파·배추·콩 등 10여가지 작물을 이어짓는 김재현씨(70)는 창고에 쌓인 각종 농약병을 가리키며 불만을 터뜨렸다.

김씨는 “PLS가 시행된 이후 작물에 따라 일일이 적용농약을 구입해야 해서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글루포시네이트암모늄이 주성분인 비선택성 제초제의 경우 제조사에 따라 적용작물의 가짓수가 크게 다르다. ㄱ사의 제품은 적용작물과 대상이 사과·감귤·감·배·복숭아·차·대추·밤·자두·매실·참다래·복분자·유자·비농경지 등 14가지다.

반면 똑같은 성분의 ㄴ사 제품은 ㄱ사의 14개를 비롯해 인삼·파·담배·당근·배추·참당귀·토마토·감자·국화·단호박·딸기·마늘·마·수박·양상추·양파·오미자·오이·옥수수·참깨·콩·무·양배추·고구마·고추·논둑 등 26가지나 더 많다.

이같은 차이는 농약의 주요 성분이 같아도 제조사마다 보조제를 달리 쓰기 때문이다. 특히 적용작물의 경우 약해·약효와 잔류농약 시험을 거쳐 등록해야 하는데, 제조사가 비용절감을 위해 적용작물의 가짓수를 늘리지 않고 있어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김씨는 작물에 따라 적용농약을 확인하고 매번 새로운 농약을 구입하고 있다. 김씨는 “농약이 쌓이는 것도 문제지만 사용하다 남은 농약은 보관하기도 번거롭고 유효기간도 대체로 짧아 결국엔 다 써보지 못한채 버릴 가능성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경기 이천에서 시설하우스 80동을 경영하는 박태하씨(48)는 “많은 농가들이 PLS에 적응하려고 노력하지만 아직도 헷갈려 한다”면서 “다양한 품목을 재배하는 농가는 특히 품목별로 등록·잠정등록 농약을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해 전체 살포횟수와 출하 전 살포 가능일수 등 꼼꼼히 챙겨야 할 일들이 많다”고 말했다.

전북 김제에서 벼·보리·콩 농사를 짓는 김의백씨(68)도 “복합영농을 하다보니 농약 사용빈도가 다른 사람보다 높다”면서 “이전엔 한종류의 농약으로 벼와 보리 등에 사용해도 문제가 없었는데 지금은 일일이 개별 농약을 구입해 살포하다보니 농약값 부담이 늘고 일도 더 힘들어졌다”고 지적했다.

잔류농약 검사 때 불합격 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강원 홍천의 인삼농가 김재천씨(52)는 “사용시기와 살포횟수를 지키고자 ㄷ약제와 ㄹ약제를 구매해 기준에 따라 세번을 살포했는데, 사실 이름만 다르지 두가지 제품에 들어간 성분이 같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이럴 경우 같은 성분의 농약을 세번이 아니라 모두 여섯번을 친 셈이 되기 때문에 잔류농약이 검출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부산 강서구에서 시설채소를 재배하는 백남규씨(67)는 “정부에서 등록된 농약을 사용하라고 하지만 등록된 농약 자체가 부족하거나 아예 없는 작물도 많아 잔류농약 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을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 몫”이라며 “농사를 지을 수 있게 시스템을 갖춰 놓고 원칙을 지키지 않았을 때 벌을 주는 게 맞지, 준비도 해놓지 않고 따라오라고 하면 어떡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의 농약판매상들도 울상이다. 한 농약판매상은 “주원료가 같은 농약은 약효와 잔류농약 가능성이 거의 비슷해 예전에는 작물을 엄격히 구분하지 않고 사용이 가능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PLS 시행 이후 설명서에 표시되지 않은 작물에 사용토록 농약을 판매하면 위법”이라며 다양한 제품을 구비해야 하는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재고 부담 때문에 다양한 제품을 구비하지 않고 있다”며 “이 때문에 제때 농약을 구입하지 못한 농민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제품설명서에 표기된 글자크기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고령농민이 많은 농촌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태하씨는 “현재 농약병이나 봉지에 표기된 글자를 읽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글씨가 작고 글자수도 많다”면서 “40대인 나도 이런데 70~80대인 어르신들은 오죽하겠느냐”고 질타했다.

사정이 이렇자 농가들은 “정부와 농약제조사가 같은 성분의 농약에는 적용되는 작물의 가짓수를 늘리고, 제품설명서의 글자크기도 키우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농약 주성분이 같아도 농약마다 제품에 적용되는 작물이 일부 다를 수 있다”면서 “업체별로 각자 비용을 들여 약효 등의 시험을 거친 다음 농약을 등록하기 때문에 정부에서 관여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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