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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십시일반 고향사랑기부금 지역에 새희망·활력 ‘뿜뿜’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4-02-28 09:10
조회
69

시골학교 오케스트라 운영 등 
지자체별로 청소년 지원 나서
돌봄·의료서비스 제공도 추진
법률 개정으로 지정 기부 가능
기부자 마음 움직일 사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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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남원시는 고향사랑기부금을 특성화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네 꿈을 펼쳐봐’ 사업으로 남원제일고등학교 조리제빵과의 푸드트럭 구매에 사용했다. 23일 찾은 남원제일고에선 조리제빵과 학생들과 최정원 교사(맨 왼쪽)가 함께 만들어갈 푸드트럭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 “고향과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이 모여 아이들의 바람을 이뤄줬네요.”

경남 거창 새봄지역아동센터 김해숙 센터장과 돌봄교사들이 낡은 의자가 새것으로 교체돼 고향사랑기부제(고향기부제)가 아이들의 작은 소망을 현실로 만들어줬다며 환하게 웃었다.

거창군은 올해 고향기부금으로 ‘거창한 우리동네 공부방’ 사업을 시행해 지역 아동센터 16곳에 교구 등 비품 구입비를 지원했다.



# “고향기부금 덕분에 앞으로 우리 학교에도 직접 실습해볼 수 있는 푸드트럭이 생긴다니 벌써부터 설레요.”

전북 남원 남원제일고등학교 조리제빵과 학생들도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했다. 남원시가 고향기금사업인 ‘네 꿈을 펼쳐봐!’를 통해 학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푸드트럭을 지원하는 데 나섰기 때문이다.

십시일반 모인 고향기부금이 지역 곳곳에서 새로운 희망과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시행 2년차를 맞아 지방자치단체별로 사업을 시작하거나 계획을 확정하고 지역의회 승인 절차에 돌입하는 등 본격적인 기금 운용에 나서면서다.

지자체별로 보면 청소년을 지원하는 사업이 눈에 띈다.

남원시의 ‘네 꿈을 펼쳐봐’ 사업을 비롯해 전남 보성군의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확대 지원, 경북 구미시의 ‘영 에너지(청년활동지원)’사업, 충남 청양군의 초·중·고등학교 탁구부 운영 지원, 경기도의 ‘가족을 책임지는 돌봄 청소년 휴가 지원’ 사업, 충북 진천군의 청소년 중독 예방 캠페인 ‘NEVER LAND(네버 랜드)’, 강원 횡성군의 시골학교 오케스트라 지원사업 등이다.

남원제일고 2학년인 강다현양은 “우리들의 꿈을 담은 푸드트럭에 고향기부금의 소중한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나중에 어른이 되면 지역후배들을 위해 고향기부제에 꼭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아동이나 어르신 돌봄 관련 사업도 흔하게 찾을 수 있다.

2월 사업을 시작한 전남 영암군의 ‘엉덩이 기억상실증 회복 프로그램’은 중·장년기 근육 감소로 신체활동 능력이 저하된 어르신에게 맞춤형 운동을 처방하고, 식단 관리서비스를 제공해 호평받고 있다. 전남 담양군의 ‘거동 불편 어르신 병원 동행·퇴원 환자 통합돌봄’, 청양군의 인공지능(AI) 돌봄서비스, 충남 공주시의 취약계층 아동 영구치 신경치료, 경북 경산시의 야간·휴일 소아청소년 진료서비스를 지원하는 ‘우리아이보듬병원’ 사업, 경기도의 ‘어르신을 위한 찾아가는 이동병원 운영’ 등 전국 지자체별로 다양한 돌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충북도는 기존에 운용하던 의료비 후불제와 연계해 취약계층 치아교정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의료비 후불제는 목돈을 써야 하는 부담으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에게 NH농협은행이 의료비를 먼저 대납(최대 300만원)해주고, 무이자(최대 36개월)로 분할 상환받는 사업이다. 도는 치아교정 의료비 중 300만원 초과분에 대해 최대 200만원까지 고향기부금으로 지원한다.

전남 나주시의 ‘마을 공동 100원 빨래방’, 공주시의 어르신 이불 빨래 대행사업도 눈에 띈다. 이밖에 경남 김해시의 장애인 휴대용 경사로 지원사업 ‘턱을 넘어서’, 경북 영덕군의 생활민원 기동처리반 ‘출동! 덕이대장’, 영암군의 어르신들 문화생활을 지원하는 ‘엄니, 영암극장 가시게’ 등 사업도 있다.

이병노 담양군수는 “담양에 사랑을 전해주신 기부자들이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앞으로도 지역에 꼭 필요한 참신한 사업을 지속해서 발굴·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직 기금사업을 확정하지 못한 지자체도 많다. 특히 모금 실적이 저조한 지자체는 기금이 부족해 당장은 사업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부에서는 기존 사업과 중복된다는 이유로 지역의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최근 고향기부금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지정 기부가 가능해진 만큼 기부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부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금사업 발굴에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온다.

제주도가 1호 기금사업으로 지난해말 진행한 ‘제주남방큰돌고래 친구와 함께하는 플로깅(달리면서 쓰레기 줍기)’이나 전남 순천시의 ‘순천만 갯벌 블루카본 증진사업’, 나주시의 반려동물 친화도시 문화축제처럼 기부자들이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사업은 좋은 예시다. 또 기부자 이름을 부여해 기부에 자긍심을 고취하는 사업도 주목된다. 경기 안성시의 기부자 이름으로 된 나무를 심는 ‘내고향내숲 사업’(가칭), 횡성군의 기부자 기억 나뭇길 조성사업 등이 그 사례다.

유경화 거창군 고향기부제 담당 주무관은 “앞으로도 기부자와 군민이 만족하는 사업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며, 고향기부제가 단순한 기부로 끝나지 않고 관계인구 형성과 복지 향상을 뒷받침하도록 지역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