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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치유산업 활성화’ 주체 제각각...믿고 뛰어들 수익 구조도 없다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4-02-22 09:23
조회
41

관련 정부부처 중구난방 추진 
자격증 따도 취업할곳 못찾아
농어업위 중심 정책 체계화를

1면_치유농업_이미지투데이

이미지투데이

농산어촌 소멸 위기 대응 수단으로 지역에서 ‘치유산업’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도 최근 농산어촌의 치유·휴양 역할을 강화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하지만 치유산업이 부처별로 파편화되고, 수익 구조가 불분명해 자칫 재정 낭비만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정부부처에서 추진하고 있는 치유산업은 치유농업·산림치유·해양치유 등으로 나뉜다. 각각 농촌진흥청·산림청·해양수산부에서 주관한다. 주관 부처는 다르지만 ▲치유산업 전문가 육성 ▲치유산업 관련 프로그램 발굴·보급 등이 공통적인 추진과제다.

농촌이 가진 자연 친화적 자원들을 활용해 치유산업을 발전시키면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은 물론 생활인구 확대까지 꾀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이런 치유산업이 자칫 포장만 화려한 정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농촌복지연구원이 최근 서울 용산구 농업기술진흥관에서 개최한 ‘제39차 월례 농촌복지 토론회’에서 치유산업의 추진 방향과 체계가 모호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우선 문제로 언급된 건 수익성 부재다. 치유산업이 지속가능하려면 일정 수준의 수익이 보장돼야 하지만, 현재 이를 담보할 모델·프로그램이 불명확하다. 한국사회경제연구원이 2022년 내놓은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신 혹은 인근 치유농업의 수익이 좋은 편인가’라는 질문에 부정적인 응답은 70%에 달했다.

치유농업사들의 심각한 취업난도 활로를 찾지 못하는 치유농업의 현실을 보여준다. 2022년 2급 기준 치유농업사 253명이 배출됐지만 이들의 설 자리는 마땅찮다. 한 농업 관계자는 “힘들게 치유농업사 자격증을 따도 취업할 곳이 딱히 없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무엇을’ ‘어떻게’ 치유하는지 치유산업 참여를 이끌 기반도 빈약하다. 전문가들은 특히 농업을 매개로 한 치유 효과를 인증할 측정 지표·방법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박민선 전 농협대학교 교수는 “치유농업 효과로 제시된 스트레스·피로도 지수 감소 등은 너무 뻔한 측정 결과”라면서 “또 도시민이 일터에서 벗어나 인근으로 등산만 가도 이런 지수는 개선될 수 있어 (현재의 측정 지표가) 사람들을 치유산업으로 이끌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특히 각 부처가 분절적으로 추진하는 치유산업 정책으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높다. 박대식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치유산업은 농업·산림·관광 등 여러 영역을 포괄하는데 지금처럼 부처마다 중구난방으로 진행하면 정책·사업이 엉망이 되기 쉽다”고 말했다.

정명채 한국농촌복지연구원 이사장은 “독일은 중간 지원 조직을 만들어서 치유농업을 시행하고 있다”며 “중간 조직은 농장에 적합한 치유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어떤 참여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게 좋은지 등 설계 전반을 돕고 수요자 배정까지 해준다”고 밝혔다.

농어업위를 중심으로 범부처 정책 방향을 체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정 이사장은 “농어업위가 이런 다양한 의견을 듣고 부처간 협의를 이끄는 구심점이 돼 정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