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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농어촌상생협력기금 활성화 ‘칼 빼든’ 국회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19-05-30 09:27
조회
539

올 모금액 고작 ‘3억여원’ 대기업엔 ‘소귀에 경읽기’

약속과 달리 출연 되레↓ 참여 높일 과감한 조치 필요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 정부 역할 강화 등 담은 관련법 개정안 발의

3억6580만원. 5월8일까지 집계된 올해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하 상생기금) 출연 실적이다.

지난해 11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15개 대기업이 적극적인 상생기금 동참 의지를 밝힌 것과 달리 올해 출연액은 되레 폭삭 주저앉았다.

상생기금은 자유무역협정(FTA)의 혜택을 보는 기업들이 매년 1000억원씩 10년간 1조원을 조성해 농어촌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2017년 도입됐다. ‘FTA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FTA 특별법)’ 등 3개 법률에 근거해 거창하게 출범했지만 실제 조성액은 2017년 309억6450만원, 2018년 231억5880만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는 모금실적이 특히 저조하다. 현재의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말까지 10억여원이 겨우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목표액의 1% 수준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가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내세우며 뒷짐을 지자 국회가 칼을 뺐다.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전북 전주을)은 정부가 직접 상생기금을 출연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FTA 특별법 개정안’을 22일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또 상생기금 조성액이 부족할 경우 정부가 이를 충당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고 그 결과를 6개월마다 국회에 보고토록 했다. 상생기금 정상화에 정부가 앞장서라는 압박이다. 정 의원은 “현행법상 상생기금은 기업 등 ‘정부를 제외한 자’의 자발적인 출연금만을 재원으로 하고 있어 목표액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며 “정부도 상생기금에 출연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안정적으로 기금을 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기업 등이 출연액의 50%까지만 용도와 사업을 임의로 지정할 수 있게 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출연자는 자신이 기탁한 금액을 어디에 무슨 용도로 쓸 것인지 일일이 지정할 수 있다. 상생기금 출범 이래 올 4월까지 조성된 545억원 중 지정기금으로 출연된 액수는 540억원에 달했다. 거의 전액이 출연기업의 입맛대로 사용되는 상황이다.

농업계는 이로 인해 상생기금사업이 출연기업의 본·지사가 위치한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일례로 충남 태안에 본사를 둔 한국서부발전의 상생기금사업은 지금까지 25건 중 23건이 태안에서 쓰였다.

정 의원은 “상생기금이 특정 지역과 특정 사업에 편중돼 집행되다보니 농어민들이 혜택을 받으려면 지역에 튼튼한 공기업이 있어야 한다”고 꼬집으며 “상생기금이 지역간 형평을 고려해 배분되게 하려면 기업들의 출연금은 일부에 한해서만 용도와 사업을 지정할 수 있도록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정부가 기업을 압박하는 방식이 아니라 세제혜택과 우대정책 강화 등 기업들이 출연에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유인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관계자는 “조성된 상생기금이 터무니없이 적어 (이 제도의) 실효성이 의심된다”며 “제도도입 당시 조세방식의 무역이득공유제 대신 기업의 자율적 참여를 주장했던 정부와 정치권은 1조원 목표 달성을 위해 끝까지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경진 기자

[사설]


농어촌상생기금 3년째 유명무실, 정부는 뭐하나

기금 출연 일정 부분 책임감 부여 참여기업에는 인센티브 확대해야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하 상생기금)이 기업의 참여 저조로 이름값을 못한 채 3년째 겉돌고 있다. 상생기금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이익을 보는 기업들의 자발적 기부로 농업계의 피해를 보전하기 위해 2017년 3월 첫발을 뗐다. 당시 매년 1000억원씩 10년간 1조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올 4월까지 조성규모는 545억원에 그쳐 ‘상생협력’이란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그나마 전체 모금액의 90% 정도가 공기업이 출연한 것이고, 민간기업의 참여는 10% 남짓에 불과하다. 정부도 상생기금 조성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상생기금 도입 당시 여·야·정 협의체 합의문에 “기금 조성액이 연간 목표에 미달할 경우 정부는 그 부족분을 충당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한다”고 명시돼 있어서다.

농업계의 불만이 커지자 국회에서 팔을 걷어붙였다.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전북 전주을)은 22일 기금의 용도와 사업지정 비율을 낮추고 정부가 기금을 출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FTA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앞서 2월 황주홍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민주평화당,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은 상생기금 활성화를 위해 현금 대신 현물도 출연할 수 있도록 한 개정안을 냈다. 이들 법안은 그동안 미온적이었던 재계와 정부를 압박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실효성은 장담하기 힘들다. 두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을지 미지수이고, 상생기금 참여에 강제성도 없기 때문이다.

상생기금이 출범한 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이제 상생기금 조성에 재계가 적극 참여하고 부족분은 정부재정으로 채울지, 아니면 당초 농업계가 요구했던 ‘무역이득공유제’를 도입할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기업의 상생기금 출연에 일정 부분 책임감을 부여하고, 정부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재계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정부가 기금 출연기업에 제공하는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금까지 FTA 체결 과정에서 정부는 농업ㆍ농촌 지원을 위한 수많은 대책을 약속했다. 하지만 번번이 후속대책이 미흡했는데, 이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상생기금 정상화로 농민들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재계와 농업계가 소통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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