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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외국인근로자, 가장 바쁠 때 안 오면 무슨 소용있나”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17-09-11 09:18
조회
1156

경기 이천의 한 시설채소농장에 고용된 외국인근로자들이 상추를 수확·포장하고 있다.

2분기 신청 땐 7~8월에 배치 행정편의 위해 2분기 쿼터 확대

농번기 필요 인력 투입하려면 1분기 쿼터 대폭 늘려야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 본사업으로 하고 인원 확대를

“외국인근로자를 안 받으려고 했어요. 8월 말에 배정받으면 올해 얼마나 더 일할 수 있겠어요.”

경기 이천시 대월면 대대리에서 잎채소류 1만3223㎡(4000평)를 재배하는 이달호씨(58). 외국인근로자 2명을 상시 고용하는 이씨는 “일손이 크게 달리는 5~6월에 도움을 받고자 4월 초에 신청했는데 8월 말에야 배정이 됐다”며 “9월부터는 작업량이 줄고, 11월부터는 부부 노동력만으로도 충분해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같은 마을에서 3만3058㎡(1만평) 규모로 잎채소류와 과채류를 재배해 6~7명의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했던 전용술씨(65). 외국인근로자를 제때 조달받지 못해 영농규모를 절반 이하로 줄여 2명만 쓴다는 전씨는 “2016년에는 8월 중순에 배정된다고 해서 신청비를 아예 돌려받고 취소했다”며 “올해는 내년 농사를 생각해 어쩔 수 없이 7월에 외국인근로자를 배정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외국인근로자 하반기 배정 늘어=농축산업분야의 외국인근로자 신청은 1년에 1·4분기와 2·4분기로 나눠 고용노동부 산하 고용센터에 한다. 1·4분기는 1월 초·중순, 2·4분기는 4월 초·중순에 농가가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2월과 5월 중순께 고용허가서가 발급된다. 문제는 고용허가서를 발급받은 후 고용센터에서 외국인근로자를 알선받아 농장에 배치하기까지 2개월 정도 더 걸린다는 점이다. 특히 2·4분기에 외국인근로자를 신청하면 농가에는 7~8월에 배정이 이뤄져 일손이 가장 많이 필요한 5~6월을 넘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최근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근로자의 2·4분기 쿼터는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5년 신규 외국인근로자는 전체 쿼터(배정인원수) 5650명 가운데 1·4분기 3950명, 2·4분기는 1700명으로 1·4분기와 2·4분기의 비율이 70%와 30%였다. 하지만 2016년에는 전체 5900명 중 1·4분기 3540명, 2·4분기 2360명으로 60%와 40%, 2017년에는 총 5870명 중 1·4분기 2940명과 2·4분기 2930명으로 각각 50%로 나타났다. 2·4분기 쿼터 비율이 해마다 10%포인트씩 높아진 것이다. 이처럼 2·4분기 쿼터가 늘어난 것은 외국인근로자 도입에 따른 행정업무 집중 등을 막기 위함으로 파악됐다. 경기 이천의 한 농민(51)은 “농업계를 배려한다면서 2·4분기 쿼터 비중을 늘리는 것은 행정 편의적인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 1·4분기 쿼터 늘리고 계절근로자 확대해야=농민들은 가장 바쁜 시기인 3~6월에 외국인근로자를 원활히 배치하려면 1·4분기 쿼터를 늘리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현재 연간 쿼터의 50% 수준까지 낮아진 1·4분기 쿼터 비중을 당장 2015년 수준인 70%로 높이고, 더 나아가 90~100%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 축산이나 기업형 농장에서는 연중 인력이 필요한 만큼 다른 산업분야와 마찬가지로 3·4분기와 4·4분기에도 외국인근로자를 신청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일손부족에 있는 만큼 현재 시범운영 중인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조기에 본사업으로 하고 인원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최근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외국인근로자의 도입시기 등이 민감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외국인근로자 배정은 농가들의 실익과 직결된 만큼 1·4분기 쿼터 확대를 포함해 제때 영농현장에 배치될 수 있도록 외국인력정책위원회에도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알려 개선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천=김기홍 기자 sigmaxp@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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