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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황금 돼지는 무슨..한 마리 출하할 때마다 9만원 손해" [농가의 눈물]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19-03-26 11:46
조회
972
생산원가가 36만원인데 팔면 27만원
한마리 출하당 9만원씩 밑지는 장사
수입량 사상최대..도·소매 가격도 뚝


돼지 우리. 기사와는 상관없음.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돼지 한 마리를 키워내는데 한 두푼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제값도 받지 못하고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으니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형편이 너무 어려운 양돈농가는 도산할 수 밖에 없어요."

황금돼지해를 맞았지만 돼지 가격하락으로 양돈농가의 시름은 깊다. 생산원가에도 못미치는 돼지 출하가격으로 농가들이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으며 밑지는 장사만 하고 있다. 게다가 수입산 급증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폭락하고 있는 가운데 미세먼지 기승으로 소비는 부진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돼지고기 가격폭락은 3월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회복 전망도 불투명해 농가의 곡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26일 농촌진흥청 및 양돈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115㎏ 돼지 한 마리의 평균 가격은 27만10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농가에서 돼지 한 마리를 키우는데 들어간 생산원가는 평균 36만7000원으로 한 마리를 출하할 때마다 9만원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다.

남원의 한 양돈농가는 "돼지 한 마리를 키우려면 사료비용에다 각종 관리비용이 만만찮게 들어가는데, 가격이 떨어질대로 떨어져 사료값 감당하기도 버겁게 됐다"고 푸념했다.

돼지고기 가격도 하락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5일 기준 돼지고기(삼겹살 국산냉장, 중품) 100g의 소매가격은 1725원이다. 이는 전주대비 1712원보다 0.8% 상승, 1년전 대비 1796원보다 4.0% 하락, 평년 대비 1890원보다 8.7% 하락한 가격이다.

도매가격으로 보면 격차는 더욱 크다. 대한한돈협회와 농협중앙회 등이 최근 발표한 돼지고기 가격 지표를 종합해보면 2월 돼지 평균 도매가격(탕박 기준)은 ㎏당 314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111원보다 23.5% 하락했고, 지난해 전체 평균 4302원보다 26.9% 떨어졌다. 탕박은 껍질이 붙어있는 도축된 돼지를 말한다. 3월 들어서도 돼지 평균 도매가격은 3656원으로 이는 지난해 3월 4062원과 비교해 9.9%, 지난해 전체 평균보다 15% 하락했다.

이마트의 삼겹살 행사 모습. 기사와는 상관없음.


돼지고기 가격하락은 수입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돼지고기 소비량은 123만t으로 2017년보다 5만6000t 늘어났다. 2016년과 비교하면 13만여t 더 소비했다. 소비량이 늘어났는데도 돼지고기 가격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미국과 스페인 등의 수입 돼지고기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돼지고기 수입량은 46만t으로 사상 최대였다. 이에 따라 국산 돼지고기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6%까지 떨어졌다. 시장점유율이 70% 이하로 떨어진 것은 구제역 등의 상황을 제외하고는 지난해가 처음이다.

가격회복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육마릿수가 증가하면서 생산량이 확대되고, 수입량 역시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3월 돼지 사육 마릿수는 1130~1150만 마리로 예상되면서 등급판정 마릿수 역시 전년 동월보다 많은 148만~152만 마리로 전망된다.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확산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돼지값이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수입량은 더 늘고 있다. KREI는 올해 수입량이 미국·EU 등 주요 수출국의 가격하락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늘어난 5만2000t 내외로 내다봤다.

KREI 관계자는 "올 4~8월까지 사육마릿수가 꾸준히 늘면서 등급판정 마릿수 예상치 역시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한 693만 마리로 여름까지 돼지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게다가 국내 돼지고기 소비는 구이용이 가장 많은데, 지난 연말부터 최악의 미세먼지로 여행이나 캠핑 등의 야외활동이 줄면서 소비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완주의 한 양돈농가 관계자는 "이대로 가다가는 도산하는 양돈농가가 속출할 것"이라며 "농가의 경영 안정과 사료비 부담 완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입산의 확대를 막기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수입 돼지고기의 유통경로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또 수입 돼지고기 판매처들이 법을 위반할 수 없도록 정부에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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