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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소비자, 1000원 지출할 때 쌀엔 4.3원 쓴다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18-12-21 09:23
조회
1129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 개편 쌀 소비 줄어 4.3 그쳐…하락세

물가가중치 상위 10품목 중 농축산물은 한품목도 없어

“물가상승 주범” 설득력 떨어져

쌀의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가 4.3까지 떨어졌다. 쌀 이외의 여러 농축산물 가중치도 하락해 전체 농축산물 가중치는 65.4를 기록했다. ‘농축산물 가격상승이 물가상승의 주범’이라는 일부의 주장이 갈수록 설득력을 잃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17년 기준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 개편 결과’에 따르면 쌀의 가중치는 4.3에 불과했다. 가중치란 가계의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쌀의 가중치가 4.3이라는 것은 가계가 1000원어치 소비지출을 할 때 쌀 구매에 4.3원을 사용한다는 의미다. 통계청은 연도 끝이 0·2·5·7인 해를 기준으로 가중치를 개편한다.

◆ 주요 농축산물 가중치 하락=쌀의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2012년 6.4에서 2015년 5.2로 낮아지더니 2017년엔 4.3으로 0.9나 떨어졌다. 원인은 두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쌀값이 낮다는 데 있다. 통계청은 이번에 가중치를 새롭게 산출하기 위해 2016~2017년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사용했다. 이 기간 쌀값은 80㎏ 기준 12만~14만원으로 사상 최저 수준이었다. 쌀 소비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도 쌀의 가중치가 낮아진 이유다. 2015년 62.9㎏이었던 1인당 쌀 소비량은 2016년 61.9㎏, 2017년 61.8㎏으로 줄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쌀 소비가 감소하면 가계소비에서 쌀에 지출하는 비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가중치가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가중치가 낮아진 품목은 쌀뿐만이 아니다. 현미·찹쌀·콩·닭고기·우유·사과·배·포도·감 등도 마찬가지다. 이중 우유(4.9→4.3)와 포도(1.5→1.2) 등이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전체 농축산물의 가중치는 65.4로 2015년(66)에 비해 0.6 하락했다. 2012년에는 66.3이었다. 이들 품목과 달리 배추·무 등은 가중치가 높아졌다.

눈여겨볼 품목은 쇠고기다. 쇠고기는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 조사에서 유일하게 국산과 수입을 나눠 조사하는 품목이다. 이번 조사에서 국내산 쇠고기의 가중치는 7.6으로 2015년(8.2)과 견줘 0.6이나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수입 쇠고기는 2.4에서 3.1로 0.7 증가했다.

이는 수입 급증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15년 29만t이던 쇠고기 수입량은 2016년 36만2800t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2017년 역시 34만4000t에 달했다.

이에 비해 국내산 쇠고기 생산량은 2015년 24만6000t에서 2016년 23만1000t으로 6.1%나 줄었다. 이로 인해 2015년 50.1%이던 쇠고기 자급률은 2016년 38.9%까지 추락했다. 과일 수입 증가로 사과·배·포도·감 등 주요 과일의 가중치가 낮아진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수입 과일인 바나나의 가중치는 1.1에서 1.2로 높아졌다.

◆ ‘농산물이 물가상승 주범’ 설득력 떨어져=이처럼 농축산물 소비가 가계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 그마저도 점점 하락하는 추세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 등은 농축산물 가격이 조금만 높아지면 농축산물을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몰아가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올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기록하며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이런 보도는 극에 달했다. 유가와 함께 농산물 가격이 상승한 게 마치 물가가 높아진 주원인으로 분석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물가를 높이고 가계에 부담을 주는 품목은 따로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물가가중치 상위 10개 품목은 전세(48.9)·월세(44.8)·휴대전화료(36.1)·휘발유(23.4)·공동주택관리비(19) 등이다.

농축산물은 한 품목도 포함돼 있지 않다. 2015년에 비해 이번에 가중치가 크게 오른 품목도 해외단체여행비(10→13.8)·커피(4.8→6.9)·휴대전화기(8.2→9.9)·대형승용차(5.1→6.5) 등이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농식품부 업무보고에서 쌀값과 관련해 한 언급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최근 쌀값이 높다는 의견도 있지만 밥 한공기 가격이 커피 한잔값에 훨씬 못 미친다”며 “쌀값이 지금 수준은 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국민 사이에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쌀값 때문에 물가당국으로부터 적지 않은 압박을 받고 있는 농식품부 직원들은 국정 최고 책임자의 이러한 인식에 크게 고무됐다는 후문이다.

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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