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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고향기부제 1년] 갖가지 규제에도 연착륙 성공…기부 창구 넓혀 활성화해야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4-01-12 09:19
조회
329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1년, 성과와 과제는
인구감소지역 모금액 호실적
재정자립도 낮은 곳 기부 몰려
온라인 단일 공공 플랫폼 한계
기부금 상한 등 규제 걷어내야


고향사랑기부제(고향기부제) 시행 1년차 성적표는 우선 합격점이다. 지난해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의 총기부금액은 650억2000만원.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일본의 고향납세를 벤치마킹한 것이지만 일본의 경우 시행 첫해 800억원 정도를 모금했다”면서 “일본 인구수가 1억명 이상인 것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1인당 기부금이 일본보다 2배 정도 높다”고 분석했다. 제도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있다. 기부금 상한 등 기부 의사를 꺾는 각종 규제는 제도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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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지역 재정 자립에 돌파구 될까=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구감소가 계속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타 도시민이 자발적으로 내는 기부금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재원이 된다.

행안부가 10일 발표한 기부금 실적에 따르면 인구감소지역에서의 모금이 특히 활발했다. 전국 89개 인구감소지역의 평균 모금액은 3억8000만원으로, 다른 지역(2억원)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일수록 모금활동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고향기부제가 농촌 등 중소도시의 재정 확충에 도움이 되면 장기적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자체가 모금한 기부금은 다양한 지역 정책을 운용하는 데 쓴다. 충남 청양군은 지난해 3억7700만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이 재원을 혼자 사는 노인가구에 인공지능(AI) 스피커를 보급하는 사업과 호우 피해가구 구제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역 내 초·중·고등학교 탁구부 운영비로도 지원한다. 군 관계자는 “학교 탁구부는 전국대회 우승자를 배출하는 등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며 지난해 전학생 22명을 유치하기도 했다”면서 “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웠는데 고향기부제가 도입돼 인구 유입과 지역 활성화사업 예산을 수립하기 원활해졌다”고 밝혔다.

4억원 이상 모금한 경남 김해시는 다문화가정 아동으로 구성된 합창단을 지원하는 ‘드림콰이어’사업과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포인트 존’ 조성사업에 예산을 배정할 계획이다.

◆기부금 상한 폐지, 세제 혜택 확대는 과제=고향기부제가 안착을 넘어 활성화하려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시급한 문제는 온라인 기부금 수납 공공 플랫폼인 고향사랑e음몰 개선이다. 지난해 기부 실적을 살펴보면 총기부금액의 80.6%인 524억1000만원이 고향사랑e음몰을 통해 기부됐다. 기부자들은 편리함 때문에 온라인 창구를 선택했는데, 서버 불안정 등으로 먹통이 되는 경우가 잦아 오히려 기부 의사가 꺾인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온라인에 익숙지 않은 고령인구의 참여를 어렵게 하는 문제도 있다. 직접 농협 창구를 찾아 기부금을 납부하더라도 답례품을 고르려면 고향사랑e음몰에 접속해야 해서다.

243개 지자체가 단일한 온라인 창구를 이용하는 탓에 고유의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모든 지자체가 단일한 플랫폼을 사용하다보니 특색 있는 홍보나 유통 전략을 세우기 어렵다”면서 “고향사랑e음몰에 대한 문의가 많이 오는데 일일이 응대하지 못하는 점도 애로사항”이라고 토로했다.

세액공제 혜택 확대와 1인당 연 500만원으로 정해진 기부금 상한액 폐지 요구도 크다. 지난해 1∼10월 330억원 수준이던 전체 기부금은 11∼12월에만 319억3000만원이 걷히면서 껑충 뛰었다. 연말정산을 기대하고 기부가 급증한 현상으로 풀이되는 만큼 세제 혜택을 확대할 경우 제도가 한층 활성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상헌 한라대학교 ICT융합공학부 교수는 “일본이 고향납세 시행 첫해 어려움을 겪다가 수년 후 반전에 성공한 비결은 세액공제 혜택을 확대한 덕분”이라면서 “전액 세액공제 구간을 현행 10만원에서 30만원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한액을 높이는 데 따른 부작용을 걱정하기보다는 활성화 대책에 고심할 때”라면서 “‘고향사랑기부금법’에 용처가 정해져 있는 만큼 기부금이 엉뚱하게 쓰일 수 있다는 걱정은 내려놓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기부자의 거주지 제외 항목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제도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반대로 대도시 쏠림 현상을 가져올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유보람 한국지방행정연구원 고향사랑기부제연구지원단장은 “지역사랑상품권 같은 유가증권 답례품이 인기를 끄는 상황에서 거주지 제한이 풀린다면 현재 살고 있는 지역에 기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모집과 홍보방식을 과도하게 규제하는 점도 개선을 요구받는다. 현재는 개별적으로 전화·이메일을 활용하거나 동창회·향우회를 통해 기부를 권유·독려하는 행위가 금지돼 있다. 이를 위반한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기부 참여자를 늘리려면 무엇보다 제도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상황에서 과도한 규제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연간 기부한도를 2000만원까지 확대하고 향우회 홍보 허용 등 모금방법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고향사랑기부금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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