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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생산조정제’ ‘자동시장격리제’ 시행으로 농가소득 보전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18-12-03 09:25
조회
1024

[뉴스&깊이보기] 변동직불제 폐지 후 쌀값 급락에 대비한 안전장치는?

휴경 농지도 생산조정제 대상

특정 작물 생산 늘지 않고 농가 부담도 덜어 쌀값 좋아 지원금 400만원 수준으로 인상 필요

자동시장격리제 도입

공급량 선제적으로 줄이면 쌀값 하락 막아 예산 확보가 관건…목표가격 오르면 생산 늘어

변동직불제 폐지를 뼈대로 한 쌀 직불제 개편안에 대해 농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쌀값이 급락했을 때 기존 변동직불금처럼 농가소득을 보전할 이른바 ‘안전장치’가 있느냐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런 우려에 대해 쌀 생산조정제(휴경제 포함)·자동시장격리제 등과 같은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생산조정제의 지속적인 시행을 통해 사전에 벼 재배면적을 줄이고, 그럼에도 작황 호조 등으로 쌀 생산량이 늘었을 경우엔 과잉물량을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격리하겠다는 설명이다.

◆휴경제 포함한 생산조정제 시행할 듯=김종훈 농식품부 차관보는 최근 <농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런 대안 없이 변동직불제를 폐지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현재 배추·무·건고추·마늘·양파 등 8개 품목에 적용하고 있는 수급조절 매뉴얼과 같은 ‘제도화된 쌀 수급(가격) 안정장치’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가 고려하고 있는 쌀 수급 안정장치는 우선 쌀 생산조정제를 들 수 있다. 생산조정제는 이미 올해 시행했다. 모두 5만㏊를 목표로 논에 벼 대신 콩·옥수수 등 타작물을 재배했을 경우 1㏊당 평균 340만원의 지원금을 주는 내용이다. 하지만 생산조정제 지원금 지급 대상에 휴경하는 농지까지 포함하려는 게 기존 생산조정제와 다른 점이다.

휴경제는 벼 재배면적을 줄이면서도 특정 작물의 생산을 급격히 늘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 타작물재배에 따른 농가들의 부담이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올해 생산조정제에 참여해 벼 대신 콩을 재배한 농가들의 경우 파종기 잦은 강우로 재배에 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은 10월10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현행 타작물재배(생산조정제)와 관련해 여기에 휴경 보상까지 포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주 농식품부 식량산업과장은 “논의 형상과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내년에 생산조정제 대상에 휴경까지 포함하려 한다”고 말했다.

관건은 예산이다. 현재 쌀값이 비교적 괜찮은 데다 목표가격 인상도 예상되고 있어 1㏊당 340만원에 불과한 지원금으로는 농가의 참여를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생산조정제에 참여한 농가의 논 면적 3만2656㏊ 가운데 실제 논에 타작물을 심은 면적이 2만7077㏊에 그쳤다는 점에서 지원단가 인상의 필요성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는 지원금을 400만원 수준으로 높이고, 논 배수개선을 위한 지원도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더 나아가 내년도 생산조정제 목표면적(6만㏊)을 하향 조정하더라도 지원금을 400만원 이상으로 하는 방안 역시 검토하고 있다.

◆자동시장격리제 도입 추진=자동시장격리제란 벼 수확기에 앞서 그해의 적정 생산량과 소비량을 산정한 뒤 그 이상의 쌀이 생산되면 초과물량을 시장에서 자동으로 격리하는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쌀이 과잉생산될 때마다 시장격리를 실시해왔다. 2008년 이후 13번 격리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격리 조치가 더디게 이뤄져 막대한 재정을 쓰고도 쌀값 하락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자동시장격리제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만희 자유한국당 의원(경북 영천·청도)은 지난해 자동시장격리제를 담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생산조정제가 쌀 생산을 사전적으로 줄이는 제도라면, 자동시장격리제는 사후적인 조치이면서도 쌀시장 공급량을 선제적으로 감축한다는 측면에서 또한 사전적인 성격을 띤 수급 안정장치이기도 하다.

자동시장격리제의 효과는 지난해와 올해 이미 검증됐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쌀값이 20년 전 수준으로 떨어지고 2017년산 쌀 생산량이 수요량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는 37만t을 시장에서 격리했다. 특히 예년과 달리 격리 방침을 본격적인 수확기 이전인 9월에 발표했다. 사실상의 자동시장격리제를 가동한 셈이다. 이러한 조치는 지난해 수확기 이후 현재까지 쌀값이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동시장격리제 역시 예산 확보가 과제다. 목표가격 인상이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재정당국 설득은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목표가격 인상은 결국 쌀 생산을 장려하는 측면이 있어 생산조정제 및 자동시장격리제와는 배치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쌀 수급 안정장치에 대해 농식품부는 물론 여당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향후 도입될 가능성은 높다.

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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