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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농기계 반납 때 세척할 곳 마땅치 않아”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18-10-19 09:32
조회
932

전남 곡성군농업기술센터가 운영하는 농기계임대사업소에서 한 농민이 임대사업소 직원과 함께 볏짚을 정리할 결속기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없음.

수확철 임대사업소 북적 해마다 이용률 증가 추세

‘사용 후 세척’ 가장 불편 일반 세차장 이용 어려워 대충 닦아 반납하기 일쑤

필요할 때 빌리기 힘들고 빌려가지 않는 농기계도

사업소 내 세차장 설치를 수요조사 정확도 높여야

본격적인 수확철을 맞아 농기계임대사업소를 찾는 이가 늘고 있다. 농기계임대사업은 정부가 농촌 일손부족문제를 해결하고 농민의 농기계 구입부담을 덜어주고자 추진한 것으로 운영 주체는 시·군 등 지방자치단체다. 이용률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7년 한해 전체 농가의 48.2%가 농기계임대사업의 혜택을 봤다. 하지만 이용률이 높은 만큼 현장에서 사업에 대한 개선요구와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농기계 세척할 곳 마땅찮아 곤란=전남 곡성군 겸면 마전리에서 9만9170㎡(3만평) 규모로 벼·옥수수 농사를 짓는 정홍균씨(50)는 농기계임대사업소에서 트랙터와 승용제초기를 자주 빌리는데 이때 가장 불편한 점으로 ‘사용 후 세척’을 꼽았다. 농기계임대사업소에 농기계를 반납하려면 반드시 세척을 해야 하지만, 세척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것.

정씨는 “일반 세차장에 가면 흙이 많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거부당하기 일쑤”라면서 “하는 수 없이 집앞에서 대충 닦고 반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트랙터 같은 중대형 농기계는 세척에 서너시간 이상 걸리는 만큼 한번 빌릴 때마다 세차 걱정부터 앞선다”면서 “군에서 임대사업소 안에 유료 세차장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럴 경우 임차농민의 노동력을 줄이고 농기계관리 등 임대사업소의 업무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 관계자는 “각 지자체에 농기계 세차시설 설치를 유도하고 있지만, 지방의 재정여건상 이를 실현하기 어려운 지역이 많다”며 “앞으로 농기계 세차시설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다각적인 임차 수요조사 필요=필요한 농기계를 제때 빌리기 힘들다는 점도 임대사업소를 찾는 농가들이 전하는 어려움 중 하나다.

강원 횡성군 공근면 도곡리의 송순예씨(55)는 “농기계임대사업은 임차료가 저렴해 좋지만 빌려쓰는 이들이 많다보니 꼭 필요할 때 쓰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전북 완주에서 복합영농을 하는 한민영씨(63·가명)도 “농작업을 위해 종종 농기계를 임차해 쓰는데 그때마다 며칠씩 기다려야 겨우 차례가 돌아온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상당수 농민들은 농기계를 제때 빌리기 힘든 이유로 ‘부정확한 수요조사’를 지적했다.

완주의 한 농민은 “농기계임대사업소에 가보면 정작 필요한 농기계는 없고 오히려 한번도 임대되지 않은 새 기계가 먼지를 뒤집어쓴 채 창고 안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광경을 종종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충남 서산시가 안원기 서산시의회 의원에게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시내 농기계임대사업소는 79종 1019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3년 동안 한번도 임대 안된 농기계가 42대에 달했다. 이들 농기계 구입에 들어간 비용만도 9000여만원에 이른다.

최승묵 농식품부 농기자재정책팀 사무관은 “농기계 임대사업을 시작한 지 15년 가까이 흘러 임대농기계가 많이 노후한 데다 이용률도 크게 늘어나면서 농가 수요를 충분히 맞추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향후 지자체별로 농민들의 선호도를 면밀히 분석해 임대농기계를 구비하도록 하는 한편 노후 농기계 대체사업에도 박차를 가해 임대사업소 이용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횡성=홍경진, 곡성=이문수, 김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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