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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K푸드` 외치면서 김치 대기업 규제…그 틈에 중국産만 웃는다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18-10-04 10:05
조회
790
◆ 규제혁파 이번엔 제대로 ⑭ ◆

단체급식 85%가 중국산 김치..중소기업보호와는 다른 결과
급성장했던 막걸리 시장도
중기업종 지정후 수출 64%↓
"식품시장 車+IT의 2배인데
글로벌 먹거리 놓치는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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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중기 적합업종에 이은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으로 K푸드 수출의 핵심인 김치는 대기업의 생산 확대가 제한된다. 사진은 `종가집` 브랜드로 유명한 대상의 횡성공장 김치 생산라인. [사진 제공 = 대상]

`종가집` 브랜드로 유명한 대상의 김치 수출은 올해 400억원이 넘을 전망이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하다. 해마다 늘어나는 수출액 역시 20억~30억원에 그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만드는 `비비고김치`는 최근 3년간(2015~2017년) 수출이 연평균 17% 증가했지만, 전체 매출 증가율(70~80%)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다. 이 회사는 김치를 만두와 장류, 김 등과 함께 `한식 세계화` 품목으로 삼고 수출에 나서고 있으나 성과를 내기가 여의치 않다.


`중소기업 적합업종`과 뒤를 이은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등으로 생산 확대가 제한됐기 때문이다. 기업과 정부가 한류 바람을 타고 K푸드의 해외 진출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K푸드 핵심인 김치산업은 설비투자를 늘릴 수 없어 한숨짓고 있다. 성장에 제한이 가해져 연구개발(R&D) 의욕도 꺾인 상태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국내산 소비 증가에 대응하려면 생산라인 증설과 신제품 개발이 계속돼야 하는데 현재 생산 수준에서 설비 확대가 막혀 고용과 투자가 움츠러들고 시장도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는 12월 13일 시행을 앞둔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은 대기업들의 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물론, 위반 시 징역 등 벌칙을 강화해 매출액의 5%까지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등 법적 강제 수위가 높아진다. 이미 2011년 주요 먹거리들이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해당 품목은 중소기업 중심 시장이 형성되는 대신, 시장 자체는 쪼그라든다는 결과를 낳았다.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중기 적합업종 품목들은 경쟁이 느슨해져 가격이 오르고 기업 매출 감소로 고용 활성화도 이뤄지지 못했다. 막걸리와 두부가 대표적이다. 막걸리는 정부의 쌀 소비 촉진 정책과 맞물려 한때 생산과 수출이 늘었지만 소규모 양조업체들의 반발로 2011년 중기 적합업종이 되면서 급락의 길을 걸었다. 주류(酒類) 대기업들이 막걸리 사업을 포기하자 수출은 2011년 5274만달러(약 590억원)에서 2년 만에 1886만달러로 64% 급감했다.

이에 놀란 정부와 동반성장위원회가 2015년 막걸리를 중기 적합업종에서 제외했지만 5000억원대였던 국내 막걸리 시장이 1000억원대로 줄어든 뒤였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생산시설을 철거하고 막걸리사업 자체를 포기한 터라 다시 돌아가기는 힘들었다"면서 "5000만달러 수출을 이룩했던 산업이 한순간의 규제로 회복 불가에 처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2006년 중기 고유업종에서 폐지된 국내 두부 시장은 2010년 3000억원대까지 성장했다. 하지만 이듬해 11월 중기 적합업종에 지정되면서 국내 콩 생산농가 판로가 막히는 부작용만 나타났다. 중소 두부업체들은 대기업들이 구입하던 비싼 국산 콩 대신 수입산 콩을 쓰면서 국산 콩 가격은 40% 넘게 폭락했다. 값싼 중국산 콩으로 만든 두부는 품질 하락이 불가피했다. 이후 정부는 국산 콩 포장두부를 적합업종에서 제외했지만 기업들의 기술개발과 투자가 미뤄져 두부 시장 규모는 2012년부터 수년째 400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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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27만5630t, 금액으로는 1억2868만달러에 달한다. 1년간 국내 김치 유통량의 30%에 해당한다. 단체급식 등으로 나가는 1조원대 국내 기업 간 거래(B2B) 김치 시장에서 저렴한 중국산은 85%나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활동을 옥죄면 제한을 받지 않는 중국산 김치만 활개칠 것"이라며 "임금이 싼 중국산 김치 가격은 국산의 10%에 불과해 경쟁이 안 된다"고 전했다. 대기업과 대규모 배추 공급계약을 맺고 있는 국내 농가는 배추 물량을 소화하기 힘들어져 가격 폭락은 불 보듯 뻔하다는 지적도 있다.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으로 대기업 위주로 추진돼 온 식품 수출도 늘어나기 힘들다. 대기업들이 내수시장에서 맛을 입증할 기회가 줄어들어 글로벌 진출 기반이 훼손되기 때문이다.
반면 종업원 수 10인 미만의 영세 중소업체들의 해외 진출 역량은 턱없이 부족해 한식 국제화는 요원해진다.

전문가들도 식품산업에서 중소기업을 지나치게 우대하는 것은 다양한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며 속도 조절을 강조하고 있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는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품질이 낮은 중소기업 제품만을 선택해야 하고, 이들 기업의 독점을 보장해줘 제품 가격이 오를 수 있다"면서 "정치적인 배경에서 추진돼 국가 전체의 식품산업 경쟁력 확보에 걸림돌이 된다"고 밝혔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전 세계 식품 시장 규모는 약 6조3000억달러로 자동차와 정보기술(IT) 합친 것의 두 배가 넘고, 아시아 식품 시장 규모는 2015년 이후 유럽을 추월했다"면서 "대기업에 지나친 제한을 가하면 국내에서 글로벌 식품기업이 탄생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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