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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국내 식량자급률 50%대 재붕괴의 의미? 농지 확보 간척사업 ‘뒷전’…목표치 ‘헛구호’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18-09-06 09:12
조회
862
대체농지 지정제도 폐지 등으로 해마다 2만㏊ 농지전용

전북 새만금 간척지 농지 비율도 70%에서 30%로 줄어들어

고령화 따른 유휴지 증가, 태양광발전 확대 정책 등도 문제

2017년 식량자급률이 48.9%(잠정)를 기록하면서 다시 40%대로 떨어졌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식량자급률이 40%대를 기록한 해는 2011~2014년 단 4년뿐이었다. 그러다 2015년(50.2%)과 2016년(50.8%) 간신히 50%대로 올라섰으나 1년 만에 다시 40%대로 추락한 것이다.

식량자급률의 50%대 재붕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아무리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정해도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없으면 헛구호에 그치고 만다는 점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제시하기 시작한 때는 2006년이다. 이후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발전계획(농발계획)’ 등을 통해 목표치를 재설정하고 있다.

하지만 목표만 정할 뿐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은 거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그 반대의 정책만 내놓고 있다. 식량자급률 목표 달성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농지의 확보와 보전’만 봐도 알 수 있다. 농지를 확보할 수 있는 간척사업 등은 거의 하지 않고, 대체농지 지정제도 폐지 및 농업진흥지역 해제와 같은 정책만 추진하다 보니 해마다 2만㏊의 농지가 전용됐다. 2014년 1만718㏊까지 줄었지만 이후 다시 증가해 2017년에는 농지전용 면적이 1만6296㏊나 됐다.

그 결과 국내 경지면적은 2017년 162만1000㏊까지 감소했다. 올해 160만㏊선이 붕괴되고, 2022년에는 154만6000㏊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제시한 2022년 식량자급률 목표치 55.4%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약 149만㏊가 필요한데, 2022년 실제 경작가능면적은 152만㏊(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망치)다. 자급률 목표 달성에 빠듯한 수준인 셈이다.

대단위 농지가 확보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전북 새만금 간척지의 농지 비율이 70%에서 30%로 쪼그라든 것은 정부의 식량자급률 목표치라는 게 말만 요란한 헛구호라는 점을 확인시킨 사례로 남아 있다.

해외농업개발도 마찬가지다. 자급률이 낮은 곡물을 해외에서 확보한다는 취지로 2009년부터 추진된 이 사업은 10년이 다 되도록 지지부진하다. 2016년말 기준으로 해외농업개발을 하겠다고 신고한 169개 기업 가운데 실제로 활동하는 곳은 38개(22%)에 그쳤다.

이들 기업은 약 8만㏊의 농지를 개발해, 2017년 기준 49만여t의 곡물을 생산하는 데 그쳤다. 이 가운데 국내로 반입된 물량은 3만7000t으로 생산량의 7.5%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연간 사료곡물 필요량이 1042만5000t(2016년 기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고령화에 따라 유휴지가 갈수록 늘어나고, 정부의 태양광발전 확대 정책에 따라 많은 농지가 훼손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이 20%(2016년 7%)까지 확대된다. 이 계획에서 농업분야는 10GW를 담당해야 한다. 10GW를 발전하려면 약 1만1000㏊의 농지가 필요하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자급률 목표치는 ‘있으나 마나 한’ 목표가 되고, 정부는 ‘현실화’라는 미명 아래 자급률 목표치를 계속 낮춰 잡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농식품부가 올초 세운 2022년 식량자급률 목표치 55.4%는 당초 60%에서 4.6%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것이다.

농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식량자급률은 식량안보 차원에서 계속 높여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농지를 어떻게 확보하고 보전할 것인지에 대해 범정부 차원의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서륜 기자 seolyoon@nongmin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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