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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휴가철 농촌 쓰레기 몸살…즐겁게 놀았으면 제발 치워주세요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18-08-06 09:20
조회
630

경기 연천군 왕징면 북삼리 임진강변 간이화장실 주변에 행락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수북이 쌓여 있다.

계곡·하천 등에 행락객 북적 음식물찌꺼기·음료수병 등 곳곳에 그대로 버리기 일쑤

봉지에 담아두고 가면 양반 바위 사이에 숨겨놓기까지 계도 현수막도 대부분 외면

처리는 오롯이 주민들 몫 행락객 스스로 수거해 가야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농촌이 행락객들로 붐비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에게 이들은 즐겁게 반겨주고 싶은 귀한 손님이 아니다. 도시민들이 농촌을 찾아 지친 몸을 달래고 돌아가는 것은 좋지만 감당하기 힘든 쓰레기를 마을 곳곳에 버려놓기 때문이다. 올해 한번뿐이라면 그래도 참아보겠지만, 매년 휴가철마다 예외 없이 반복되니 울화가 치민다.

“매일 새벽 5시부터 3~4시간씩 청소를 해도 쓰레기가 끝없이 나옵니다. 사람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행정단속도 큰 의미가 없어요.”

계곡이 있어 휴가철이면 물놀이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이곳에서 마을청소를 맡고 있는 새마을지도자 이승영씨와 임경애 부녀회장은 애로사항을 묻는 말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주민들이 계곡을 찾은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종량제봉투에 담고 있다.

이씨는 “펜션이나 캠핑장을 이용해 1박 이상 하고 가는 사람들은 그나마 낫다”며 “주로 당일치기로 놀러온 사람들이 버너를 가져와 음식을 해먹고서 쓰레기는 그대로 버리고 간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가져온 쓰레기를 봉지에 담아 한곳에 두고 가는 사람은 나은 편이지만, 바위 사이에 보이지 않게 숨겨두고 가면 치우느라 몇배는 더 애먹는다”면서 “수박을 먹고 껍데기를 그대로 두고 가면 사람들이 밟고 미끄러져 다치는 경우도 있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임 부녀회장은 “사람들이 계곡을 찾기 전에 일을 끝내려면 새벽 5시 정도부터 청소를 시작해야 한다”며 “사람들이 모여들 때까지 청소를 하고 있으면 치우는 사람이 원래 있다고 생각해 거리낌없이 버린다”고 설명했다. 임 부녀회장은 “되가져가려던 사람들도 쌓여 있는 쓰레기를 보면 그곳에 버리기 때문에 언제나 깨끗하게 청소를 해야 한다”며 “까마귀가 쓰레기가 담긴 봉지를 물고 산으로 날아가려다 무게를 이기지 못해 떨어뜨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걸 청소하는 데 3~4배는 시간이 더 걸린다”고 하소연했다.

1일 찾은 경기 연천군 왕징면 북삼리 마을주변도 행락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곳곳에 쌓여 있었다.

이 마을은 임진강이 바로 곁을 지나고 있어 낚시나 물놀이를 하러 도시민들이 많이 찾는다.

소주병은 기본이고 각종 깡통과 음식찌꺼기·과자봉지 등 쓰레기 종류도 각양각색이었다. 먹다 남긴 된장에는 파리떼가 날아들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쓰레기를 모아 한쪽에 쌓아둔 것은 그래도 나은 편. 숲이나 정자 밑에 몰래 버린 쓰레기도 만만찮았다.

정작 마을사람들은 임진강 쪽으로 가지 않는데, 그곳의 쓰레기 처리는 오롯이 주민들 몫이었다. 쓰레기를 일일이 찾아 수거하고 구입한 종량제봉투에 담아 내놓아야 하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해마다 휴가철이면 전국 어느 농촌에서나 벌어지고 있다. 하루 수천명의 피서객이 몰리는 충북 괴산군 청천면 화양구곡과 인근 하천 주변도 행락객들이 버린 쓰레기로 요즘 몸살을 앓고 있다.

김문구 청천면 원도원마을 이장은 “휴가철 행락객들의 행태를 보며 피서문화와 의식 수준이 개선되려면 아직도 멀었다는 것을 여실히 느낀다”며 “이들이 놀다간 주변을 유심히 살펴보면 버려진 음료수병과 부탄가스 캔, 음식 등이 수북이 쌓여 있다”고 아쉬워했다.

‘한국의 나이아가라폭포’로 불리는 강원 철원군 동송읍의 한탄강 직탕폭포도 사정이 비슷하다.

폭포 진입로에는 ‘쓰레기를 종량제봉투에 담아서 버리거나 다시 가져가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렸지만, 폭포 인근 풀숲엔 사람들이 먹다버린 음식물쓰레기, 석쇠·돗자리 등이 방치돼 있었다. 강변 일대와 돌담 틈 사이에도 낚싯줄과 미끼용 지렁이통, 아이스크림 포장재 등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폭포 근처에서 만난 주민 김모씨(63·장흥3리)는 “잠깐 쉬다 가는 이들은 좀 낫지만 야영객들은 쓰레기를 그냥 두고 가는 일이 허다하다”며 “특히 물놀이 감시요원이 근무를 마치는 오후 6시 이후에 쓰레기 발생량이 많다”고 말했다.

전해원 북삼리 영농회장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행락객 때문에 분통이 터지지만 그렇다고 찾아오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며 “농촌에서 휴가를 즐겼으면 본인들의 쓰레기는 꼭 다시 가져 갔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연천=김은암, 철원=홍경진, 괴산=류호천, 산청=김도웅, 김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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