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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최악의 폭염… 農心도 타들어간다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18-07-25 09:44
조회
714

농작물 말라 비틀어지고 변색… 수확 포기도 도내 66개 농가 닭·돼지 등 8만9천285두 폐사

▲ 폭염과 가뭄이 계속되면서 도내 농촌지역마다 농작물 피해가 커지고 있다. 대서인 23일 화성, 안산 등 경기도내 과수원 및 밭에서 재배중인 과일, 채소들이 누렇게 말라죽어나 상품가치를 상실해 한해 농사에 총력을 다하는 농민들에게 허탈감을 안겨주고 있다. 김시범기자
▲ 폭염과 가뭄이 계속되면서 도내 농촌지역마다 농작물 피해가 커지고 있다. 대서인 23일 화성, 안산 등 경기도내 과수원 및 밭에서 재배중인 과일, 채소들이 누렇게 말라죽어나 상품가치를 상실해 한해 농사에 총력을 다하는 농민들에게 허탈감을 안겨주고 있다. 김시범기자

“폭염에 잎이 마르고 열매도 안 자라니 가슴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갑니다”


23일 오후 화성시 한 포도 재배 농가에서 만난 A씨(64)는 섭씨 35~36도에 달하는 가마솥더위에 푸르러야 할 포도 잎사귀가 누렇게 변해버린 모습을 보며 하소연했다.

2천644㎡(800여평)에 달하는 이곳 농가의 포도는 올봄 극성을 부린 냉해를 당한데다 설상가상 최악의 불볕더위까지 겹쳐 절반에 달하는 포도가 제값을 받지 못할 판이다.

더욱이 포도 잎이 마르면서 영양분 공급도 떨어져 포도알 크기도 제각각이었다. A씨는 포도알이 채 자라기도 전에 익어버린 일부 포도송이를 손으로 뜯어내 버렸다.

해당 농장의 포도는 태안 농협 로컬푸드매장에서 판매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지만, 올해는 무더위 탓에 양질의 포도를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A씨는 “포도를 매년 1천 상자가량을 수확해 약 2천500만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 수익은 예년의 절반밖에 안 될 것 같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인근 또 다른 농가의 B씨(79)도 비닐하우스 11곳 (1천818㎡)을 관리하지만 무더위로 말미암은 작물 피해를 피해갈 수 없었다. 고추와 오이가 뜨거운 공기 탓에 일부 변색하거나 마르는 증상이 일어나고 있어서다. B씨는 하루 2~3번씩 물을 뿌리는 등 농작물 지키기에 노력하고 있지만 유난히 심각한 찜통더위를 이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더욱이 B씨는 연일 계속되는 가마솥 무더위로 인해 들깨 모종을 하우스로 옮겨 심지 못해 발만 동동거리고 있다. 때를 놓치면 들깨를 심지도 못하고 버려야 할 처지다.

포천시 영북면에서 고추와 오이를 재배하는 C씨(69)의 밭도 노지에 심은 고추가 말라 비틀어지고 오이순이 타들어가 작물의 잎이 갈색으로 변색하는 등 폭염 피해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또 인근 D씨(52)의 밭작물도 수확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마른 참외, 누렇게 말라버린 호박, 찰기가 없어 가루처럼 부서지기 직전인 옥수수 등으로 가득해 폭염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도내 농가들의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아직 경기도내 공식 피해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농가 곳곳에서 시듦, 일소(과실 표면 등이 강한 햇빛에 오래 노출돼 화상) 등 이상 현상도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폭염으로 인한 가축 폐사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18일 기준 경기도 가축재해보험신고 접수현황에 따르면 도내 58개 농가에서 8만 3천225두의 가축이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분이 닭(30농가ㆍ7만 2천900두)이며, 돼지 26농가(325두), 메추리 2농가(1만 두)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주말 동안 가축 폐사 사례가 급증해 파악에 제동이 걸릴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더위가 연일 이어지면서 피해도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관계자는 “가축이 더위에 약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농가의 선풍기도 기온이 40도 가까이에 이르면 무용지물”이라며 “닭 사육장은 창문이 없어 직사광선이 비치는 차에 갇힌 것과 같은 상황이라 심하면 수만 마리가 자라는 한 동 자체가 전멸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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