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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한·EU FTA의 ‘그늘’…유럽산 치즈 수입 7년새 5배 늘었다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18-07-06 09:23
조회
769

본지, 한·EU FTA 발효 7년 ‘농축산물 수입동향’ 분석

2010년 3850만달러에서 지난해 1억9700만달러로 ‘껑충’

돼지고기 수입 3배 이상 ↑…축산물·낙농품 수입증가 주도

“농업부문 수입영향평가 고작 7품목…피해 분석 미흡” 비판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EU산 농축산물 수입액이 2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FTA 발효 7년 차인 2017년 7월~2018년 6월 EU산 농축산물 수입액은 43억3100만달러였다. 이는 FTA가 발효되기 전 평년 수입액인 21억1100만달러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그래프 참조>.

2011년 7월 발효된 한·EU FTA의 농축산물 개방 수준은 우리가 체결한 FTA 중 한·미 FTA 다음으로 높다. 지난해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액(81억2600만달러)이 FTA 발효 전 평년(62억9500만달러)보다 30%가량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EU산 농축산물의 수입 증가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발효 당시 한·미 FTA만큼 뜨거운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했던 한·EU FTA가 사실상 한국농업을 강타하고 있는 것이다.

수입이 크게 늘어난 품목은 축산물과 낙농품에 집중됐다. 본지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식품 수출입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돼지고기 수입액은 FTA 발효 직전 해인 2010년 2억9790만달러에서 2017년 9억620만달러로 3배 넘게 늘었다. 치즈 역시 같은 기간 3850만달러에서 1억9700만달러로 5배 이상 뛰었다.

주류와 가공식품의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2010년 1650만달러에 불과했던 맥주 수입액은 2017년 1억2390만달러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혼합조제식료품은 3760만달러에서 1억4070만달러로, 포도주는 6540만달러에서 1억2030만달러로 늘어나 수입 증가세를 이끌었다.

2017년 기준 수입 상위 10개 품목 중 위스키·혼합조제식료품·맥주·포도주·초콜릿 등 절반이 가공식품이었다. 국민 식생활이 변화하면서 원물보다는 가공식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렇지만 한·EU FTA 발효를 앞두고 2010년 10개 국책연구기관이 합동으로 발표한 ‘한·EU FTA의 경제적 효과 분석’에서는 이런 품목들이 거의 분석되지 않았다. 농업부문의 수입영향평가 품목은 감자전분·돼지고기·닭고기·낙농품·포도(가공)·키위(신선)·토마토(가공) 등 7개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수입 급증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닭고기가 포함되는 등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농경연 관계자는 “한·EU FTA 양허안(개방계획서)을 보면 가공농산물에 강점을 가진 EU가 주로 가공식품의 관세 철폐에 주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이행 7년 차에 접어들면서 관세 장기철폐를 적용한 품목에서도 관세 인하 효과가 가시화되는 등 FTA 파급 영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함규원 기자 o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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