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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초라한 ‘농어촌상생기금’ 모금실적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18-05-04 09:18
조회
807

@imagetoday

2017~2018년 목표액인 2000억원의 고작 16% 모여 FTA 피해 지원 취지 무색

모금 활성화 대책 마련 시급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하 상생기금) 모금이 2018년 들어서도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금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생기금 모금을 책임지고 있는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 따르면 올들어 5월1일까지의 모금액은 15억7960만원에 불과하다. 목표액 1000억원의 1.5%다. 모금은 2017년에도 부진했다. 지난해 3월30일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운영본부가 출범한 이후 연말까지 309억6000만원을 모았다. 목표액 대비 31%다. 2017~2018년 2년간 목표액 2000억원의 16%인 325억3960만원을 모금한 셈이다.

기금을 낸 주체가 공기업에 치우친 것도 문제다. 현재까지의 모금액 가운데 한국전력 및 발전 자회사 등 공기업이 낸 게 321억9000만원으로 사실상 전부(99%)다. 국회의원과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농업인단체 등이 3870만원을 냈고, 민간기업은 3억1090만원(3건)에 그쳤다.

상생기금은 당초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이득을 본 기업들이 피해를 보는 농어민과 농어업·농어촌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든 ‘무역이득공유제’에서 출발했다. 이를 감안하면 수출주도형 민간기업들의 저조한 참여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기금을 낸 민간기업 가운데 국내 대표 자동차회사의 출연액은 2억원이다.

지난해 4조5400억여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이 회사의 출연액을 바라보는 농업계는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농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2억원을 내줘서 고맙다고 해야 할지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초라한 모금실적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기금 누적 출연금이 2015년 4983억원, 2016년 6483억원, 2017년 8054억원 등으로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과 사뭇 대조적이다. 이 기금은 대기업이 중소기업과의 지속가능한 동반성장을 위해 조성하는 것이다.

상생기금 모금이 저조한 것은 무엇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각종 기금 출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 관계자들 사이에선 “국정농단 사태 때 미르재단에 돈을 낸 기업 총수들이 옥살이까지 치르지 않았느냐”면서 “올해 기부금을 냈다가 정권이 바뀌면 ‘대가성이 있었던 것 아니냐’며 또다시 문제 삼을 수 있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농업계는 불만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한국농축산연합회는 지난해 11월29일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허창수 전 전국경제인연합회장 등 5명을 사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상생기금을 매년 1000억원씩 10년간 조성한다고 해놓고 약속 이행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농축산연합회는 올 3월27일에도 성명을 내고 “상생기금의 저조한 모금실적은 불통 농정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상생기금 모금을 활성화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관계자는 “올해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금 출연 가능성을 타진하는 한편, 기금 출연 때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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