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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한·미 FTA 5년…국내 농축산물 생산액 1조 ‘뚝’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18-04-13 09:22
조회
642

산업부, 이행상황 평가보고서

농식품분야 일자리도 4113~4848개 감소

축산업 최대 피해분야로 지목 2014년 관세 철폐된 돼지고기 5년간 피해액 3538억 달해

돼지·쇠고기 수입 증가 여파로 국내산 닭고기 간접 피해 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에 국내 농축산물 생산액이 5년 동안 1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또 농식품분야 일자리가 4000개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한·미 FTA 이행상황 평가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고 10일 밝혔다.

◆ 5년 누적 피해 9753억원=현행 통상절차법은 FTA 발효 이후 5년마다 이행상황을 평가해서 국회에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산업부 의뢰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한국농촌경제연구원·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작성했으며, 한·미 FTA 관련 첫번째 공식 평가자료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 FTA 발효 후 5년(2012~2016년) 동안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액은 연평균 72억9900만달러로 발효 전 5년(2007~2011년) 평균치 63억6000만달러에 견줘 9억3900만달러(14.8%) 늘었다. 반면 우리나라의 대미 농축산물 수출액은 FTA 발효 전 연평균 4억300만달러에서 발효 후 5억9100만달러로 1억8800만달러(46.7%) 증가했다. 증가율만 보면 우리나라 수출이 훨씬 커 보이지만, 미국이 절대적인 규모에서 이득을 봤다.

한·미 FTA로 우리나라 농업이 위축되면서 농축산물 생산액은 FTA가 없었다고 가정했을 때보다 크게 줄었다. 보고서는 한·미 FTA로 인해 국내 농축산물 생산액은 연평균 1951억원, 5년 누적으로는 9753억원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또 농식품분야 일자리는 4113~4848개 줄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FTA가 발효되기 전에는 관련 일자리가 700~2000개 줄 것으로 전망했었다.

다만 보고서는 농축산물 피해가 FTA 발효 직전 이뤄진 사전영향평가 때보다 훨씬 적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연평균 생산 감소액 1951억원은 2011년 사전영향평가 때의 4668억원을 한참 밑돈다”며 “이는 당시 예상하지 못한 동식물 검역문제, 미국의 기상이변과 가축질병 발생 등 여러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가 농업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추진한 ‘한·미 FTA 국내 보완대책’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 간접 피해도 커=보고서는 한·미 FTA의 최대 피해분야로 축산업을 지목했다. 농축산물 중 개방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아 수입이 단기간에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품목은 돼지다. 5년 누적 기준으로 피해액이 3538억원에 이른다. 한육우 피해액 1372억원의 2.6배에 달한다. 우리나라가 미국에서 주로 수입하는 돼지고기는 냉동부위다. FTA 발효 전 25%였던 관세는 발효 3년 차인 2014년 완전히 철폐됐다. 이에 반해 미국산 쇠고기 관세는 발효 15년 차인 2026년에 가서야 완전히 사라진다. 보고서는 “미국산 돼지고기 관세가 비교적 빠르게 인하됐고, FTA 이행 초기 (국내에 미친) 영향이 다른 품목보다 크게 나타났다”며 “쇠고기는 돼지고기보다 초기 영향이 적지만, 관세가 계속해서 내려가기 때문에 (국내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도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콩(이하 식용 기준)은 FTA 발효 후 분석한 피해(5년 누적 기준 1200억원)가 사전에 분석한 피해(118억원)의 10배에 달했다. FTA 협상에서 우리 측은 콩 관세 487%를 그대로 두는 조건으로 매년 조금씩 늘어나는 무관세쿼터(TRQ)를 미국에 내줬다. 이런 식으로 들어오는 미국산 콩은 2012년 1만t에서 올해 2만8000t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보고서는 수입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품목도 피해를 봤다고 지적했다. FTA 발효 직전 해인 2011년 8만t에 달했던 미국산 닭고기 수입량은 이후 5000~1만t 수준으로 급감했다. 미국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잇따라 발생한 탓이다. 그렇지만 보고서는 국내 육계 생산액이 5년 동안 469억원 줄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미국산 돼지고기·쇠고기 수입 증가 여파로 (소비 대체 품목인) 국내산 닭고기 수요와 가격이 모두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는 구체적인 간접 피해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정부가 그동안 계측이 어렵다는 이유로 소극적이었던 간접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영 기자 suppl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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