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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미국 입김에 허물어진 비관세장벽…‘왜?’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18-03-19 09:50
조회
814

정부, 미국산 가금육 ‘지역화’ 요구 받아들여

다른 국가 연쇄적 압력 우려

수입위생조건 개정·시행 미국 AI 발생 때 ‘해당 주(州)’ 아니면 수입 막을 수 없어

정부가 미국산 가금·가금육에 대해 ‘지역화’를 결국 인정했다.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와중에 우리는 오히려 비관세장벽 하나를 버린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4일부터 미국산 가금·가금육 등의 수입 위생조건을 개정해 시행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미국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도 발생 주(州) 이외의 주에서 생산된 가금·가금육의 수입을 막을 수 없게 된다. 지금까지는 미국 어느 주에서라도 AI가 발생하면 미국 전역의 가금·가금육에 대해 수입을 금지했었다.

이번 조치는 그동안 미국이 요구해온 지역화를 받아들인 것이다. 지역화란 가축질병과 병해충 등의 발생범위를 국가가 아닌 지역의 개념으로 보는 것을 말한다. 2017년 3월6일 미국 동부 테네시주 종계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자 우리 정부가 바로 그날 미국 전역의 닭·오리·애완조류 등 가금류와 달걀의 수입을 금지한 이유는 이러한 지역화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4년 12월에도 같은 일이 있었다. 당시 미국 워싱턴·오리건주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자 정부는 미국산 가금·가금육 수입을 바로 중지했다. 그러자 미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다음해 1월 우리 정부에 공식적으로 지역화를 인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정부는 지역화 인정을 위한 수입 위험평가에 착수했고, 3년여에 걸쳐 미국 현지조사 등을 마치고 이번에 지역화를 인정하게 된 것이다.

이를 두고 여러 우려가 나온다. 이번 지역화 인정이 선례가 돼 다른 국가의 인정 요구를 거부할 명분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가장 크다. 실제로 2016년에는 독일, 2017년에는 영국·프랑스·스페인·러시아가 고병원성 AI와 관련해 미국과 동일한 요구를 해왔다. 구제역에 대해서는 브라질과 러시아로부터 지역화 인정 요구를 받은 상태다.

하지만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아래에서 지역화를 마냥 거부할 수만은 없다는 게 농식품부의 입장이다. 정병곤 농식품부 검역정책과장은 “지역화는 WTO 동식물 위생·검역 조치(SPS) 협정 제6조 2항에서 인정하는 것이며, 세계동물보건기구(OIE) 규정에는 지역화를 인정해야 한다는 더 구체적인 규정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미국이 닭고기를 수출하는 82개국 가운데 지역화를 인정하지 않은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다”고 덧붙였다.

지역화 인정을 통해 농축산물 수출 확대를 꾀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지역화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홍콩·베트남·태국·마카오·캄보디아로부터 지역화를 인정받아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를 수출하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검역협상을 통해 고병원성 AI 비발생지역에서 생산된 신선 가금육은 수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지역화를 인정하지 않으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종계(병아리)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물론 어느 한나라에서 AI가 발생할 경우 수입선을 다른 나라로 돌리면 되지만, 지난해처럼 AI가 전세계를 휩쓰는 상황에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서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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