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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2018 유통 키워드] 밀가루 대신 ‘쌀가루’… 쌀 소비확대 대안으로 ‘급부상’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18-01-16 09:38
조회
892

2017년 5월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서울 양재점에서 열린 ‘철원오대쌀’ 가공식품 특판전에서 소비자들이 쌀로 만든 국수·떡국떡·빵 등을 살펴보고 있다.

2018 유통 키워드(3)·끝 쌀가루

일본, 가공용 쌀가루 용도별 기준 신설 ‘효과’ 쌀가루용 벼 재배면적 쑥 ↑

국내서도 “밀가루 소비 일부 쌀가루로 대체” 목소리 높지만

비싼 값, 더딘 표준화 작업 등 걸림돌 만만찮아

정부·쌀 가공업계 ‘합심’ 가공식품 개발 적극 투자해야

2017년 일본의 쌀가루용 벼 재배면적이 크게 증가했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2017년 쌀가루용 벼 재배면적이 2016년보다 55% 늘어난 5307㏊였다고 지난해 말 발표했다. 밥쌀용 쌀 생산을 줄이려는 일본 정부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농림수산성은 가공용 쌀가루의 용도별 기준을 신설·제정한 것이 주효해 쌀가루용 벼 재배면적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쌀가루에 과자·면·빵 등 용도별 기준을 도입한 이후 제분업계의 쌀가루 수요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일본은 전체 쌀 생산량의 15%가량을 가공식품용으로 소비한다. 청주용 등 주류를 비롯해 된장·간장·가공밥·빵·국수류 등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된다. 특히 센베이·전병 같은 쌀과자용으로 소비하는 쌀이 약 10만t이나 돼 가공밥류 소비와 거의 맞먹는다.

이같은 성과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일본이 쌀 공급과잉 문제 해결을 위해 쌀가루용 벼 재배에 눈을 돌리고, 사료용 벼 재배 확대에 나선 것은 이미 1970년대 초반의 일이다.

일본의 이런 움직임은 쌀 재고가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 33만t가량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과 같이 한시적으로 국내에서도 생산조정제가 내년까지 시행되고, 일부 지역농협이 쌀가루용 벼 계약재배에 뛰어들었지만 이 정도 조치로 공급과잉 문제가 해결되리라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쌀 가공식품 개발이 핵심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인구구조가 1~2인가구 중심으로 급변하고, 집밥보다 외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특히 쌀가루를 활용한 가공식품 개발에 좀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요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밀가루 중 일정량을 국산 쌀가루로 대체한다면 쌀 소비 확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6년 말 현재 국내 밀가루 소비량은 193만t(1조5000억원) 수준이다. 반면 쌀가루는 5만9000t(700억원)가량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쌀가루 중 국산쌀 원료 비중은 14%에 그치고 있다. 86%는 외국산 쌀이다.

쌀 가공식품과 생활용품 개발을 위해 농협경제지주 양곡부 직원들이 2017년 일본에서 직접구입해온 일본산 쌀 가공식품과 생활제품.

쌀가루를 사용해 만드는 상품도 특정 제품에 쏠려 있다. 전체 쌀가루 사용량 중 39%가 탁주용이고, 나머지는 엿류(12%), 장류(10%), 면(10%), 제과·제빵(9%), 떡(5%) 등을 만드는데 쓰인다. 특히 떡에 사용되는 가공용 쌀 17만t 가운데 쌀가루는 3000t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런 사정에 따라 농업계는 밀가루 사용량의 10%(약 20만t) 정도만 국산 쌀가루로 대체한다면 쌀 수급안정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여건은 결코 녹록지 않다.

국내에서 쌀가루시장이 활성화하지 못한 원인은 다양하다.

우선 쌀가루가격이 밀가루보다 3배 정도 높아 업계의 참여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공급된 쌀가루로 떡을 만들려면 만만찮은 장비 교체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것도 걸림돌이었다. 그동안 쌀가루 표준화 작업이 늦어진 부분도 쌀가루 활용을 보편화시키지 못한 원인 중 하나였다. 이에 따라 쌀가루 활용을 확대하려면 이런 문제 해결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무엇보다 밀과 밀가루를 대체하기 위한 가공용 품종이나 가공기술 개발 등에 민관이 함께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 또 쌀가루를 활용한 가공식품의 학교급식·군납 등 공공수요 확대에 정부가 적극 앞장설 필요가 있다.

원료비 인하를 위한 정부 보유쌀 저가 제공을 비롯해 올해부터 시행하는 쌀가루 표준화·등급화 작업이 빠르게 정착될 수 있도록 업계와의 협업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쌀 가공업계 관계자는 “쌀가루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표준화 작업과 함께 정부나 농협이 품질을 인증하는 인증체계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농협경제지주와 오리온이 합작해 올 3월 경남 밀양 제대농공단지 내에 준공하는 케이푸드는 향후 쌀가루산업 활성화 여부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케이푸드의 쌀가루 생산능력은 연간 최대 8000t 규모다. 더욱이 반습식 제분방식을 적용해 습식과 건식 쌀가루를 모두 생산할 수 있다. 과거 쌀가루 소비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품질경쟁력과 경제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쌀가루 소비량이 밀가루의 3% 수준인 만큼 국내산 쌀가루에 주어진 기회는 충분하다고 본다”며 “오리온과의 협업을 통해 밀가루를 쌀가루로 대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진행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성홍기 기자 hgsung@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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