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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거센 개방 파고 속 ‘농특세’ 흔들기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2-01-10 09:52
조회
17

‘증권거래세 폐지’ 논의 재점화…농업계 촉각

코스피시장서 주식 팔 때 일정 비율로 농특세 징수

“재원 사라지면 농업예산 축소…일몰기한 연장 필요” 

증권거래세 폐지 논의가 재점화하면서 농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권거래세가 폐지되면 함께 징수하는 농어촌특별세(농특세)가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농특세는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타결로 농산물시장 개방이 본격화하면서 농업의 경쟁력 강화와 농가소득 향상을 위해 1994년 도입됐다. 정부는 소득세·양도소득세·법인세·증권거래세 등을 징수할 때 농특세를 일정 비율로 함께 걷고 있다. 2020년 기준 연간 5조원에 달하는 농특세로 정부는 농업인 건강·연금 보험료 지원사업, 취약농가 인력 지원사업, 청년농업인 영농정착 지원사업 등 50여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자본시장 선진화 공약으로 ‘증권거래세 완전 폐지’를 내세우면서 농특세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모든 주주는 주식을 팔 때 매도금액의 0.23%(증권거래세 0.08%+농특세 0.15%)를 세금으로 낸다. 만약 증권거래세가 폐지되면 이에 부가되는 농특세도 함께 사라진다.

이렇게 되면 농특세 세수가 급격히 줄어든다. 전체 농특세의 60∼70%가 주식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2020년 징수된 농특세 5조482억원 가운데 71.6%(3조6157억원)가 이 명목으로 걷혔다.

전문가들은 재정당국이 세수확보의 불안정성을 우려해 증권거래세를 당장 폐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은 “주식 투자자들은 손익이나 손실에 관계없이 내야 하는 증권거래세를 없애길 바라지만, 재정당국 입장에서 증권거래세는 세수 확보에 아주 안정적인 방법”이라며 “기획재정부가 많은 요구에도 증권거래세 폐지라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증권거래세가 폐지돼도 농업예산에 곧바로 큰 여파가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정부가 지금까지 농특세로 시행했던 사업을 예산 부족만을 이유로 중단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증권거래세 폐지가 장기적으로 농업예산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김미복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예산 확보가 안정적이었던 농특세가 증권거래세 폐지로 줄어들면 재정당국은 기존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세원을 찾아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기존 사업들이 농특세 도입 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며 “집행률이 저조한 사업은 예산이 줄거나 중단·폐지될 수 있고, 이 작업이 반복된다면 전반적인 농업예산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증권거래세와 함께 거두는 농특세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재원 마련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준기 농경연 선임연구위원은 “금융투자업계는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고 농특세의 새로운 재원을 찾으면 된다고 하지만 ‘폐지’만 외칠 뿐 구체적인 대안은 하나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알셉) 발효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농특세를 흔들기보다는 오히려 재원을 탄탄하게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농특세의 도입 목적이 ‘시장개방 대응’에 있는 만큼 현 상황에서 폐지를 운운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것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국쌀생산자협회 등이 연대한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길’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농특세 재원 마련 대책 없이 증권거래세를 폐지한다는 것은 현재의 농업·농촌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농특세 일몰기한(2024년 6월말) 자체를 더 연장하기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증권거래세 폐지는 농업 홀대의 다른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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