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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경영비 부담 어쩌나…농업·농촌 위한 별도 대책 절실”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17-12-11 09:39
조회
1015

충북 청주시 옥산면의 축산농가 박종임씨(왼쪽)가 천기환 옥산농협 경제상무와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청주=류호천 기자

최저임금 인상 임박…농가 한숨

외국인근로자 한명당 상승액 연간 400만원 이상 될 듯

농가 대부분 감당 못할 것 정부보조 혜택도 회의적 불법체류자 고용 부작용 우려

농협 경제사업장도 직격탄 인력·사업규모 축소 불가피

APC 경영 어려워지면 농가 수취값 하락 ‘불똥’ 유통시설 정부 지원 늘려야

“내년에 외국인근로자를 한명 더 고용하고 싶었는데 인건비 부담 때문에 아예 고용계획을 접었습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에서 젖소 90여마리를 사육하는 박종임씨(55·여)는 내년부터 적용되는 최저임금 인상이 농장 운영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벌써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최저임금 인상 본격 시행 20여일을 앞두고 농촌 현장에서는 인건비 상승에 따른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가 일자리안정자금을 통해 영세사업자에게 1인당 월 최대 13만원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한시적인 데다 수년째 제자리걸음인 농산물값을 고려하면 경영비가 차지하는 비용이 너무 커 농가경제에 큰 어려움을 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 임금 상승액 일부 지원해도 경영타격 불가피=현재 외국인근로자 한명을 고용하고 있는 박씨는 “올해는 현행 최저임금 기준을 적용해도 이것저것 포함해 매달 170여만원을 지급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오르면 퇴직금을 포함해 연간 인건비 상승액이 400만원 이상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박씨는 “정부에서 인건비 상승액 일부를 보조해준다고는 하지만 개별 농가에까지 혜택이 올지는 매우 회의적”이라면서 “외국인을 고용하는 대부분의 농가가 숙소와 식사는 물론 산재·상해보험까지 부담하고 있는데, 인건비까지 큰 폭으로 오르면 경영비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상당수 농가를 범법자로 만들게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옥산면에서 10여동의 시설애호박농사를 짓는 정모씨는 “2명의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며 “농산물값 하락세가 장기간 이어지는 상황에서 추가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농가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정씨는 “농업·농촌의 현실을 감안해 최저임금 산정방식을 현실에 맞게 변경하는 등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많은 농가가 상대적으로 인건비 부담이 덜한 불법 체류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하는 등의 유혹에 빠져 범법자로 내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식 한국새농민중앙회 강원도회장은 “외국인근로자들은 언어소통이 잘 안되고 일이 서툴러 몇개월간은 가르쳐가며 일을 시켜야 하는데 최저임금제를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나고 농민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준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농촌지역은 작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최저임금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별도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경제사업장 운영 농협, 인건비 상승에 ‘전전긍긍’=하나로마트를 운영하는 지역농협들도 인상된 최저임금이 시행되면 운영인력을 줄이거나 사업규모를 축소하는 등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송석록 경북 칠곡 북삼농협 조합장은 “최저임금 인상은 정규직의 임금 상승도 야기시켜 하나로마트에 근무하는 37명의 인건비 상승액만 해도 연간 2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며 “마트 적자를 방지하려면 직원수를 줄이는 것 이외에 뾰족한 묘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저임금 상승이 주유소·장례식장· 유통사업소 등 경제사업을 활발히 펼치는 농촌농협에 직격탄을 줄 것이란 주장도 거세다.

산지농협의 한 관계자는 “농민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농협의 경제사업 위축을 방지하려면 유통시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최저임금 상승은 농산물 선별사 등 계절별 일용직을 다수 고용하는 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경영에도 큰 타격을 줄 전망이다.

연인원 9000여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전북 남원지역의 한 APC 장장은 “시급제를 적용하는 농협 APC들은 휴일 특근·시간외근무 수당 등을 감안할 때 1인당 인건비가 내년부턴 하루 1만원가량 오르는 셈”이라면서 “인건비가 상승하면 농가들의 수취가격이 더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곽동열 전북 무주농협 조합장은 “앞으로 시간당 최저임금이 단계적으로 1만원까지 오르면 생산비 증가 등으로 농가들은 더 큰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농협 산지유통시설에도 일자리안정자금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릉=김명신, 청주=류호천, 무주=김윤석, 칠곡=남우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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