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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이번엔 ‘농심’ 반영하길…농축산물 제외도 검토를”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17-12-05 09:23
조회
1044

권익위, 김영란법 시행령 개정안 11일 재상정…농민 목소리

선물가액 상향안 재상정 소식에 일단 안도

화훼·인삼·곶감·표고 농가 등 법 시행 후 경영난 심각

명절 선물 수요 크게 줄고 일반 소비도 위축

상한액 올리면 숨통은 트일 것 권익위 결정에 ‘촉각’

명절 선물용 배 판매부진 재고 늘어…값 내려도 안 팔려 5만원 이하 사과도 같은 처지

한우, 상한액 10만원 돼도 선물세트 꾸리기 어려워 사육기반 붕괴될까 걱정

“이번에는 제발 농민들을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합니다. 농촌현장의 절박한 사정을 꼭 헤아려주세요.”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령 개정안이 11일 국민권익위원회 전원위원회에 재상정된다는 소식에 농촌현장에서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11월29일 농축수산물의 선물 상한액을 현행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담은 법 시행령 개정안이 기대와는 달리 부결되자 농민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농민들은 이번에야말로 김영란법 시행령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되기를 한목소리로 촉구하고 있다.

◆ 심각한 경영난…‘농심’ 외면 말아야 =부산에서 30년간 호접난을 재배해온 서재환씨(71·강서구)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화환·선물용 꽃 소비가 크게 줄면서 경영이 어려워져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며 “꽃이 뇌물로 취급되는 것도 불합리한데 개정안마저 부결돼 화가 났다”고 말했다. 서씨는 “화훼산업이 붕괴위기에 처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면서 “화환은 10만원 정도로 가격이 형성돼 있어 상한액이라도 오르면 그나마 농가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삼농가들도 김영란법 허용가액 규정이 조속히 개정되길 바라며 권익위의 결정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인삼농가 길해영씨(62·충남 금산)는 “김영란법에서 농축산물은 제외해달라는 것이 농민들의 기본 요구사항인데, 이것이 어렵다면 최소한 선물 허용가액이라도 늘려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특히 홍삼제품은 5만원 한도 내에선 선물세트를 구성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 허용가액 규정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인삼농가는 모조리 도산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전북 익산에서 인삼을 가공해 흑삼제품을 생산하는 전순이씨(59)는 “주력으로 하는 선물세트 가격이 10만~20만원인데 김영란법 시행 이후 명절 특수가 완전히 사라졌다”며 “5만원 이하로는 도저히 선물세트를 만들기 어려워 생산을 포기해야 할지 고민할 정도”라고 말했다. 전씨는 “지난번 시행령 개정안이 부결돼 낙담했지만 재상정된다는 소식에 한가닥 기대를 갖고 있다”며 “농촌 현실을 조금이라도 고려한다면 개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충북 영동에서 20동(곶감 20만개) 규모의 곶감농사를 짓는 서덕허씨(59)는 “곶감은 명절 선물용으로 대부분 소비된다”고 강조한 뒤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5만원 이상의 최고급 곶감 생산은 거의 포기했지만 아예 곶감 단가까지 크게 떨어져 농가마다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서씨는 “더군다나 곶감 성수기인 명절에 단체 주문마저 큰 폭으로 줄었을 뿐 아니라 일반 소비까지 위축돼 곶감농가마다 죽겠다고 아우성”이라면서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개정안이 가결되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표고버섯농가들도 김영란법 시행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경기 용인에서 표고버섯농사를 짓는 안운선씨(58)는 “30년 넘게 표고를 재배하고 있지만 요즘처럼 힘든 때가 없었다”면서 “평소 명절 선물용으로 평균 2000만원어치는 팔았는데 김영란법 시행 이후부터 500만원을 넘기기도 정말 힘들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 한사람으로 법의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이 있다면 규제를 완화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권익위는 힘들어하는 농민의 목소리를 더이상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 중장기적으론 농축산물 적용 제외를=김영란법 시행은 고가의 한우 등은 물론 허용가액 이하의 농축산물 소비에도 영향을 미쳐 중장기적으로는 아예 농축산물을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배는 한해 전체 소비량 가운데 명절 때 판매되는 물량이 60~70%에 달한다. 때문에 김영란법 시행 이후 배농가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배농가 임문채씨(60·전남 나주)는 “선물용 배의 판매부진으로 인해 재고량이 늘어나 가격 하락이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김영란법 시행 이전에는 15㎏짜리 친환경배를 10만원에 팔았는데 지금은 8만원으로 가격을 내려도 팔리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임씨는 “현재 우리 농업과 농민이 처한 현실을 안다면 반드시 시행령을 개정해 국내산 농산물의 살 길을 마련하는 게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3만3058㎡(1만평) 규모의 농장에서 사과 45t을 생산해 인터넷과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박천우씨(51·전북 무주)는 “사과 선물상자는 5만원 이하인데도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명절 주문이 50%가량 줄었다”며 “김영란법 시행에 몸을 사리면서 아예 선물 자체를 하지 않는 분위기로 이어질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강원 횡성에서 한우 130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한봉희씨(58)는 “보통 등심과 갈비 등으로 구성하는 한우 선물세트는 1㎏만 해도 10만원이 넘다보니 허용가액이 조정돼도 외국산 고기로 선물세트가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농축산물은 김영란법 적용대상에서 아예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씨는 “김영란법의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그 불똥이 모든 농민들에게로 튀었다”면서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소외당해 가뜩이나 힘든 한우농가들을 더욱 힘들게 해 한우 사육기반마저 붕괴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용인=백연선, 횡성=김명신, 영동=류호천, 금산=김광동, 익산·무주=김윤석, 나주=오영채, 부산=노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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