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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농촌사회 건설을 위해 농촌복지 향상에 총력을 경주하고,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킨다.

(농민신문)일방적 주거시설 기준 강화…농가·외국인 근로자 모두 피해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1-08-24 09:37
조회
13

01010100501.20210823.001314324.02.jpg경남 밀양에서 시설하우스 농사를 짓는 김모씨가 살던 집을 수리해 올초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제공했던 숙소. 하지만 출퇴근이 힘들고 기숙사비가 많이 든다며 외국인 근로자들이 기존 시설하우스 안 컨테이너로 이사하는 바람에 집이 반년 넘게 비어 있다.

유예기간 종료 코앞 … 농촌 혼란

빚내 숙소 새로 마련했지만 외국인 근로자 기존 집 돌아와

방세 부담·출퇴근 불편 등 불만 월세 계속 지불하는 농민 부담

상생 위한 현실적 대안 마련을

“외국인 근로자가 새 숙소에서 지내기 싫다는데, 우리가 억지로 강요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경기 안성에서 버섯농사를 짓는 노익창씨(60·양성면)는 올 3월 재배사 인근에 월세 35만원의 투룸형 방을 구했다. 올초 강화된 외국인 근로자 주거시설 기준에 따라 숙소를 임차한 것이다. 하지만 방을 계약하고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해당 숙소는 비어 있다. 외국인 근로자가 출퇴근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조립식 패널 형태의 기존 숙소에서 지내겠다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노씨는 “기존 숙소가 일터와 가깝고 냉난방·소방 시설 등을 모두 갖춰 외국인 근로자도 별다른 문제 없이 생활해왔다”며 “그런데 새로 구한 방은 아무리 같은 면 소재지라고 해도 출퇴근을 해야 하니 이사하기 싫어하더라”고 설명했다. 이런 탓에 방은 필요 없어졌지만, 노씨는 월세를 꼬박꼬박 내고 있다.

정부가 농업계와의 합의 없이 외국인 근로자 주거시설 기준 강화를 밀어붙이며 예견됐던 부작용이 농업현장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올 1월 외국인 근로자 주거시설 기준을 강화하면서 외국인 근로자에게 비닐하우스 안에 설치한 컨테이너, 조립식 패널 등 가설건축물을 숙소로 제공하는 농가에는 고용허가를 내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 근로자에게 숙소를 임차해 제공하겠다는 농가에는 올 9월1일까지, 신축하는 농가에는 내년 3월1일까지 이행기간을 부여하고 있다. 고용부는 이 기간까지 계획대로 숙소 개선을 하지 않은 농가는 재고용을 취소 처분할 방침이다.

유예기간 종료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농가들은 뚜렷한 대책을 찾지 못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농가들에 따르면 출퇴근 불편과 기숙사비 상승에 대한 불만으로 많은 외국인 근로자가 사업장 변경을 요구하고 있는 데다, 일부는 기존 사용했던 컨테이너나 조립식 패널로 만들어진 숙소로 다시 돌아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1만9834㎡(6000평) 시설하우스에서 깻잎과 참나물을 재배하는 경남 밀양의 장모씨(58)는 농사를 접게 될까 걱정이 태산같다.

장씨는 정부 방침에 따라 올초 6000만원의 빚을 내서 어렵사리 아파트 2채를 임차했고, 보증금에다 월세로 매월 20만원 이상 지출하고 있다. 아파트와 농장이 멀리 떨어져 있어 이웃 3농가와 함께 관광버스 회사와 계약해 한달에 150만원을 주고 외국인 근로자들을 출퇴근시키고 있다. 그런데 7월초 한 외국인 근로자가 방세 부담이 늘어난 데다 일을 더 해서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며 사업장 변경을 요구해 왔다. 장씨는 마음이 떠난 외국인 근로자가 태업을 하자 결국 손해를 감수하고 사업장 변경에 동의해줬다.

장씨는 “기존보다 기숙사비가 10만원 정도 올랐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차량으로 출퇴근을 시키다보니 근로자들에게 일을 더 시킬 수도 없다”면서 “남아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도 숙소비용은 늘고 돈은 더 벌 수 없어 언제 나가겠다고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 눈치 보면서 마음을 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촌현장의 애로는 전혀 모른 채 고용주인 농민과 외국인 근로자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정책을 강행하는 정부가 너무나 원망스럽다”고 한탄했다.

이웃농가 김모씨(62)는 올초 살던 99㎡(30평)의 주택을 수리해 외국인 근로자 2명에게 새 기숙사로 제공했다. 하지만 그 집은 현재 8개월 가까이 비어 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새집에서 산 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기존 비닐하우스 안 가설건축물 주거시설로 되돌아왔기 때문이다. 김씨는 “편하게 출퇴근하라고 자전거까지 사줬는데 휴식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집과 농장을 오가는 게 너무 번거롭다며 어느 날 기존 숙소로 짐을 다 옮겨 왔다”면서 “컨테이너에서 살도록 놔두지 않으면 농장을 떠나겠다고 해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의견을 수용해줬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근로자들도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경기 이천 화훼농장에서 일하는 미얀마 출신 헤이틴 아웅씨(26)는 “새 숙소에서 농장까지는 자전거를 타고 5분 정도 달려야 했는데, 이번 겨울과 봄에 출퇴근할 때 너무 추웠다”며 “또 점심 때마다 집으로 가는 것도 번거로워 현재는 다시 예전 숙소에서 지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농민들은 “필수시설을 갖춘 가설건축물을 양성화하든지, 공공 기숙사 건립을 지원해달라”면서 “모든 책임을 농가에만 전가하지 말고 고용주와 외국인 근로자가 상생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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