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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더 내고 덜 받고…농민 울리는 ‘풍수해보험’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3-12-15 09:19
조회
68

보험금, 예상보다 훨씬 적어 
판매사, 고지의무 위반 주장
“보험료·정부지원금 돌려줘야”


20231213500570.jpg12일 경기 안성시 일죽면에서 얼갈이배추·상추 등을 재배하는 박영도(62)씨가 온실 풍수해보험 가입 목적물이었던 비닐하우스를 가리키고 있다.

경기 안성시 일죽면에서 얼갈이배추·상추 등을 재배하는 박영도(62)씨는 10월말 강풍으로 12동의 비닐하우스 비닐이 찢기는 피해를 봤다. 박씨는 “절망스러웠지만, 그나마 풍수해보험에 가입해 다행으로 여겼다”고 했다.

박씨는 5월10일 삼성화재에서 주택·온실 풍수해보험에 가입했다. 풍수해보험은 태풍·호우·홍수 등 자연 재난으로 발생하는 재산 피해를 보상하는 정책보험으로, 보험료의 70% 이상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한다.

박씨가 낸 보험료는 605만8600원이다. 총보험료는 연 2570만3600원이었지만, 정부 지원(1964만5000원)을 받았다. 보장받는 가입 목적물은 비닐하우스 28동(가입면적 1만9847㎡)이었다. 하우스의 비닐이 파손되면 보상받을 수 있도록 ‘단순비닐파손 특별약관’도 더했다.



보험금을 받아 하우스를 고칠 수 있다는 기대도 잠시, 11월7일 손해사정사는 박씨의 예상과는 다른 설명을 했다. 풍수해보험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단순비닐파손 특약 가입자는 각 동 보험 가입 금액의 10% 내에서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 박씨의 경우 하우스면적에 따라 보험 가입 금액이 조금씩 달랐지만, 한동당 4000만원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강풍으로 비닐이 전파된 하우스는 11동, 반파된 하우스는 1동이었다. 하지만 손해사정사는 예상에 턱없이 못 미치는 1792만462원을 보험금으로 안내했다.

보험금이 깎인 주된 이유는 ‘고지의무 위반’이다. 온실 풍수해보험에 가입할 때는 서까래 파이프 규격 등을 체크리스트에 써넣어야 한다. 손해사정사는 체크리스트에 기재된 하우스의 동고(온실 지붕의 가장 높은 지점), 서까래 파이프 두께 등이 11월7일 측정한 값과 다르다고 했다. 박씨는 실제 하우스 동고는 2m 정도지만, 가입 당시에 3m70㎝로 입력됐다는 것을 손해사정사의 설명을 듣고 알았다.

그는 “손해사정사가 처음에 동고 등 규격을 높게 측정해서 원래 내야 했던 보험료보다 더 낸거라고 했다”며 “측정을 누가 어떻게 했는지도 잘 모르고 또 서까래 파이프 굵기와 비닐 파손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보험사에서 더 낸 보험료와 정부지원금은 돌려주지도 않는데 보험금만 적게 받게 됐다”고 했다.

박씨처럼 보험료를 적게 받은 농민들은 삼성화재를 상대로 승소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8월 내놓은 판결문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온실 풍수해보험에 가입했지만, 박씨처럼 고지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보험금이 깎였다. A씨와 B씨는 계약 당시 각각 4억3673만8500원, 5억3317만4400원을 보장 금액으로 해 보험을 들었다. 온실 비닐이 파손돼 보험금을 청구하자 보험사는 고지의무 위반 등을 근거로 온실의 실제 규모·구조에 따라 보험금을 다시 책정해 A씨에게는 1186만1507원, B에게는 1509만1947원만 지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은 “피고(보험사)가 원고(A·B씨)에게 실제 온실 유형 등에 따른 보상 조항에 관한 설명의무를 이행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보험사가 가입 당시 보험금액의 10%에 달하는 4367만3850원, 5331만7440원과 지연손해금 등을 A씨와 B씨에게 각각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박씨의 경우) 가입할 때 작성한 면적도 실제와 달랐고 금액도 (가입할 수 있는 것보다) 비싸게 가입했다”며 “계약 변경을 하면 (박씨가 더 낸 보험료의) 차액은 조정할 수 있고 정부 지원 초과금도 다시 환수된다”고 했다. 재판 결과에 대해서는 “현재 항소가 진행 중인 건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