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군은 지난 6월 24일 무주군청 대회의실에서 우즈베키스탄 고용노동부 관계자들과 ‘외국인 계절근로자 우호교류에 관한 세부협약서 체결식’을 가졌다.무주군은 지난 6월 24일 무주군청 대회의실에서 우즈베키스탄 고용노동부 관계자들과 ‘외국인 계절근로자 우호교류에 관한 세부협약서 체결식’을 가졌다.

기존 고용허가·계절근로자제도
상시고용 어려운 농가 활용 어려워
불법체류 외국인 알선·고용 만연

무주농협, 파견사업주 허가 받아
외국인 직접 고용해 농가 파견
임금은 작업일수 따라 사후정산

군, 항공료·격리비용 등 큰 부담
농협도 수지타산 맞을지 걱정
정부 실질적 지원대책 마련 시급

현재 농업 현장에서 외국인력을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1년 이상 상시 고용계약을 전제로 4년10개월의 근무가 가능한 ‘고용허가제’와 계절적 수요에 따라 3개월, 5개월의 근무가 가능한 ‘계절근로자제’가 그것이다.

하지만, 영농 현장에서는 미등록 외국인력의 불법 알선행위와 고용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1개월 이내 초단기 인력 수요가 많고, 숙소 마련 등의 상시 고용관리가 어려운 농가 입장에선 기존의 ‘합법적인’ 제도보다는, 불법이어도 ‘필요할 때 필요한 날짜’만큼 인력을 구할 수 있는 방식을 선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현장에서는 지금의 외국인력 공급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고, 그 일환으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처음 시범 추진한 사업이 ‘외국인 계절근로자 파견근로사업’이다. 지자체 공모를 통해 지난 3월 강원도 양구군과 전북 무주군이 선정됐고, 무주군이 4월 우즈베키스탄 고용노동부와 MOU를 체결하면서 먼저 첫발을 내딛었다.

◆무주군-농협, 뜻을 맞추다=근로자 파견제도는 파견사업주(인력공급업체)가 고용한 근로자를 다른 업체(사용사업주)에 파견해 사용사업주의 지시·감독을 받아 일하도록 하는 제도다.

근로자파견사업 허가를 받으려면 ①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파견근로자 제외)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서 4대보험(고용보험·국민연금·산업재해보상보험·국민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어야 하고 ②1억원 이상 자본금을 갖춰야 하며 ③전용면적 20㎡ 이상의 사무실을 갖춰야 한다.

이에 무주군과 농협은 ‘무주농협친환경유통사업단(대표 곽동열)’을 사업체로 정하고, 지난 2월 고용노동부로부터 2024년까지 3년간 근로자 파견사업 허가를 받았다. 3월 농식품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후 4월에는 우즈베키스탄 고용노동부와 외국인 계절근로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6월 초 법무부에 파견사업 운영계획을 제출하는 등 외국인 근로자 입국을 위한 절차를 밟아 왔다.

지난 6월 24일 근로조건 등과 관련한 세부협약 체결이 마무리되면서 이달 중 우즈베키스탄 계절근로자 50명이 입국, 12월 초까지 5개월간 관내 농가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


무주군농업기술센터 농업정책과 농정기획팀 강명관 팀장은 “첫 시범사업이라 어깨가 무겁다”면서 “파견근로사업이 잘 정착되면 농가의 인력난 해소와 임금 상승 억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무주군농업기술센터 농업정책과 농정기획팀 강명관 팀장은 “첫 시범사업이라 어깨가 무겁다”면서 “파견근로사업이 잘 정착되면 농가의 인력난 해소와 임금 상승 억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근로조건과 임금 지급방법=근로시간은 하루 8시간, 월 224시간(28일)이다. 최저 시급 8720원을 기준으로 월 195만4000원이 지급된다. 월별 임금은 운영주체인 무주농협이 우선 지급하고, 파견에 따른 작업일수에 따라 농가와 사후 정산할 방침이다. 숙박시설은 관내 농촌체험 휴양마을인 호롱불마을 숙소를 활용할 계획으로, 근로자 월급에서 20% 이내 숙식비용 차감이 가능하다.

격리시설은 무주 청소년 수련관과 호롱불마을 휴양시설을 활용하고 1인당 140만원인 격리비용은 도비15%, 군비 45%, 농가 20%, 근로자 20%로 부담하기로 했다. 1순위 배정농가는 올 상반기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신청한 50농가(121명)이며, 이후 읍·면별로 수요 조사를 실시해 추가 배정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체결에서 실무를 담당한 무주군농업기술센터 농업정책과 농정기획팀 강명관 팀장은 “50명이 와서 140일을 일하게 되면 누계 인원으로 7000명을 확보하는 효과를 보는 셈”이라면서 “농가 일손 부족 해결은 물론 농번기 임금 인상 억제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대 높지만 걱정도 크다=2021년 3월 현재 무주군 농가 수는 5410농가로 농업인은 1만437명이다. 주작목은 사과, 복숭아, 옥수수 등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원예생산시설(하우스)은 매우 적다. 그렇다보니 농가 입장에서 일손은 필요한데 상시 고용은 어려운 상황. 무주군과 농협이 ‘파견근로사업’을 고민하게 된 이유다.

강명관 팀장은 “하루나 이틀 또는 1주일 등 단기간에 일시적인 노동이 필요한 소규모 농가의 경우 그동안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가 있어도 활용이 어려웠다”면서 “공공기관인 농협이 운영주체가 되어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파견근로사업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물론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농협이 먼저 월급을 지급하고, 나중에 농가에 사후정산을 받는 형식이기 때문에 운영 현황에 따라서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파견사업 허가는 내줬지만 중앙정부의 별도 지원예산이 없어, 항공료나 교통비, 간식비, 관리인건비 등 무주군의 비용 부담도 만만찮다.

무주농협친환경유통사업단 이영철 상무는 “사실 처음 시행하는 사업이라 농협 입장에서는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을지 미지수여서 고민이 많다”면서도 “무주군의 의지가 확실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함께 해결할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공산품 가격은 생산자가 정하니까 인건비가 오르면 오른만큼 원가에 산입해 제품가격을 올리면 되지만, 농산물 가격은 농민이 정하는게 아니어서 농민이 고스란히 그 비용을 떠안아야 한다”면서 “최저시급이 계속 오르고 코로나로 외국인 인력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농가의 인건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중앙정부 차원에서 농가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무주군은 올해 시범사업 운영 후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파견사업 인력을 100명까지 확대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농업부문 노동시장의 계절적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요구가 높았던 만큼 처음 시행하는 '파견근로 시범사업'이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