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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신종 과수병 ‘복숭아 급성 고사증’ 공식 확인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3-12-11 10:41
조회
58

농진청 조사 결과 
조사 대상지 46.3%서 발생
정식 2년 후나 8년생서 호발
줄기썩음병 원인균에 더해
또 다른 균 복합 작용 추정
‘사과 급성 고사증’ 이외엔
세계적으로 연구된 바 없어
유사 증상 기제 규명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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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8500433.jpg붉은 수액이 맺히고 수피가 고사하는 ‘복숭아 급성 고사증(RPD)’.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서서히 말라죽는 줄기썩음병과 달리 한달 이내에 빠르게 고사하는 게 특징이다. 농촌진흥청
신종 과수병이 확산하고 있으나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과수를 베어내는 농가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 본지 보도(9월20일자 10면 단독 보도)와 관련해 당국이 현장 조사한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 발병 원인은커녕 존재 유무조차 불분명해 농가에서 일명 ‘돈 잡아먹는 나무 현상’으로 불렀던 질병이 ‘복숭아 급성 고사증(Rapid Peach Decline·RPD)’이란 명칭으로 공식적인 존재가 최초 확인된 것이다.

◆복숭아농가 중심으로 ‘돈 잡아먹는 나무 현상’ 확산=최근 몇년 사이 복숭아농가 사이에선 일명 ‘돈 잡아먹는 나무 현상’으로 불리는 증상이 지속돼왔다. 멀쩡하던 나무가 수확기를 앞두고 붉은색 수액을 흘리다 한달도 안돼 갑자기 고사하곤 했다. 농가들은 오랜 기간 막대한 비용을 들여 정성껏 관리해온 과수가 불시에 태풍이라도 맞은 듯 죽어나가면서 한푼도 못 건져 손실이 이만저만 아닌데다, 병 발생 원인조차 알 수 없어 공포의 대상으로 여겼다. 특히 이런 현상이 최근 2년간 급증해 현장에서 ‘급성 수지’ ‘급성 고사’ 등으로 불리면서 그나마 알려지기 시작했다.

농촌진흥청은 당초 이 과수병이 ‘줄기썩음병’과 유사하다고 봤다. 문제는 농진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줄기썩음병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 이마저도 확실치 않다는 것이었다. 즉 줄기썩음병일 가능성이 있으나 본지 보도대로 신종 과수병일 가능성, 그리고 애초에 특정한 질병이 아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던 것이다.

마땅한 대응법도 없었다. 국내엔 복숭아 줄기썩음병에 등록된 농약이 없고, 공식 방제 매뉴얼도 없는 상태였다. 다만 일부 농업기술센터에서는 복숭아 급성 고사가 일어난 과수를 석회와 함께 매몰해 토양을 소독하는 방법을 권고했는데, 이는 ‘과수 에이즈’로 불리는 과수 화상병의 대처법으로, 방제가 아닌 사체 처리법에 가깝다.

◆“줄기썩음병과 명확히 다른 병으로 확인”… 추후 정밀 연구=농진청은 본지 보도 이후 전문가팀을 꾸려 전국 복숭아 주산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총 41곳 과원 중 19곳(46.3%)에서 RPD 발생을 확인했다. 특히 농진청은 RPD가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줄기썩음병과는 피해 증상 및 원인 병원균이 명확히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고 별도의 질병으로 인정하게 됐다.

농진청에 따르면 줄기썩음병은 최초 국내 발생 시점이 1970년대로 추정되며, 곰팡이균인 ‘보트리오스패리아 도티디아(Botryosphaeria dothidea)’가 사과·배·복숭아·포도 등의 과수 껍질에 침입해 발생하는 식물병이다. 줄기썩음병에 걸리면 나무에 끈적하고 붉은 수액이 맺히다가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서서히 고사하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묽은 핏물 같은 수액을 흘리다가 9∼10월 사이 한달 이내에 급격히 고사하는 RPD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반면 RPD는 10여년 전 처음 국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줄기썩음병의 원인균인 ‘보트리오스패리아 도티디아’와 그 외 두어가지의 곰팡이균이 복합 작용해 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사과와 복숭아 등에서 주로 나타난다는 특징도 보인다. 아울러 RPD가 발생한 나무 수령은 정식 2년 후나 8년생 등으로 매우 어리다는 특이점을 나타낸다. 농진청 전문가팀은 “줄기썩음병균이 RPD에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나 어떤 조건이 촉진제 역할을 해 병원균이 빠르게 전이하는지 원인 파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농진청 전문가팀은 원인균 판명에 대해서는 추후 정밀 연구로 보강할 계획이다.

RPD가 일어나는 조건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과수원의 배수 불량, 복숭아 해거리 현상, 품종 특성이나 묘목 구매 경로 등의 가능성을 고려해봤으나, 조사 결과 이를 원인으로 단정할 만한 근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성찬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관은 “십여년 전만 해도 발생이 적었는데 지난해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올해 특히 눈에 띄게 증가한 점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농진청 RPD 연구, ‘세계 최초’ 될 듯…미국·일본 등서 관련 연구 수요 높아=농진청은 이달 중 이번 현상에 대해 시험연구개발과제 기술수요조사에 등록할 예정이다. 연구 과제로 선정되면 준비 과정을 거쳐 2025년부터 3년간 본격적인 연구가 이뤄진다. 이 연구관은 “급성 고사주에서 분리한 균주를 배양한 후 내년에 건전한 묘목에 접종해 고사 증상을 유발, 원인균을 보다 명확히 하는 등 본격적인 연구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RPD와 유사한 증상으로 ‘사과 급성 고사증(Rapid Apple Decline·RAD)’이란 명칭의 식물병이 미국과 일본 등 세계 학계에 보고·연구된 바 있으나, ‘RPD’란 명칭의 전문 연구는 등록된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복숭아와 동일한 핵과류인 아몬드 등에 발생하는 줄기썩음병은 이미 포르투갈과 미국 등에서 연구가 진행 중인데 원인균 발전의 공통 기제를 밝히는 것도 세계적으로 의미 있는 연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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