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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임금 담합·웃돈 요구’…도 넘은 인력중개업체·외국인 근로자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1-03-16 09:32
조회
107









01010100601.20210315.001301037.02.jpg고용한 외국인 근로자가 최근 야반도주하는 바람에 수확작업에 큰 차질이 생긴 충남의 딸기농가들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산 넘어 산 농촌 인력난] (상) 갑질·을질에 농민들 속앓이 

농촌 인력난이 ‘산 넘어 산’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가뜩이나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2년째 이어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그 부작용으로 인건비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인력중개업체와 외국인 근로자들의 횡포가 늘어 농가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에 <농민신문>은 2회에 걸쳐 농촌 인력난 실태를 살펴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일당 5000원 일괄 인상 임금 외 운송비까지 원해 반장 식사대접·뒷돈 필수

‘귀한’ 외국인 근로자는 “보너스·건강보험료 달라” 조건 수용 않으면 계약 안해

농번기 앞두고 야반도주 빈번

농촌에 일할 사람이 크게 부족하다보니 농가들은 인력중개업체의 ‘갑질’에다 ‘귀하신 몸’이 된 외국인 근로자들의 눈치까지 보느라 속앓이를 하고 있다. 게다가 치솟는 인건비에 외국인 근로자들의 야반도주까지 빈번해져 농가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인력중개업체 ‘갑질’ 극성=인력중개업체의 ‘갑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가 부족해지면서 더욱 심해지는 형국이다.

대표적인 갑질은 ‘임금 담합’이다. 충남 천안에서 배농사를 짓는 김모씨는 “최근 지역 인력중개업체들이 지난해보다 일당을 5000원 올릴 것을 모든 반장(인력 인솔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통보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웃돈 요구’도 문제다. 충남 공주에서 마늘을 재배하는 오모씨는 연간 500명가량의 인력을 쓴다. 지난해는 1명당 8만5000∼9만원 정도의 일당을 줬다. 그는 “하루는 거래하던 업체에 20명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는데 다 못 대준다고 해서 다른 업체에 알아봤더니 무려 13만원을 요구하더라”고 했다.

정해진 임금 외에 ‘인력 운송비’나 ‘반장비’를 요구하는 것도 농민을 힘들게 한다. 일반적으로 반장이 승합차로 인력을 인솔하고 다니는데, 한번 인솔하는 운송비 명목으로 수만원을 농가로부터 받는다는 것.

반장에게 식사를 대접하거나 뒷돈을 주는 것도 필수다. 이런 식으로 반장에게 잘 보이지 않으면 인력 배정 순번이 뒤로 밀리기 때문에 농번기에는 울며 겨자 먹기로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종채 전북 완주 화산농협 조합장은 “고령농가들이 인력중개업체 소개로 외국인 근로자를 쓰는데, 인력난을 틈타 해마다 인건비를 올렸고 각종 부식비까지 달라고 요구한다”면서 “불만을 제기하면 약속한 날에 인력을 공급해주지 않기 때문에 농가들은 중개업체의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귀하신 몸’ 외국인 근로자=외국인 근로자 ‘을질’도 선을 넘었다는 게 농가들의 하소연이다. ‘귀하신 몸’이 된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농가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배짱을 부린다는 것이다. 힘든 일도 기피하기 일쑤다. 충남 논산의 한 딸기농가는 “고설재배보다 상대적으로 더 힘든 토경재배의 경우 외국인 근로자 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자신들만의 네트워크를 구축한 지 오래다. 여기에서 농장의 근무환경, 농장주 성향, 임금 수준 등의 정보를 공유한다. 외국인 근로자에게 밉보인 농장주는 실명까지 거론되며 지탄받기도 한다.

딸기농가 곽모씨는 “정해진 임금 외에 보너스 지급에다 회식도 시켜주고, 아프면 병원비까지 대신 내주는 경우도 부지기수”라며 “이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의 실질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을 넘어선 200만원에 달하곤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때 화장실을 비롯한 숙소 사진을 해당 근로자에게 보내준 후 근로자의 ‘오케이(허락)’를 받아야 비로소 ‘모시고’ 일할 수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 이천의 화훼농가 이모씨(45)는 외국인 근로자의 무리한 요구에 고용을 아예 포기했다. 이씨는 “3월은 본격적으로 바빠지는 시기여서 외국인 근로자 두명을 고용하려고 했다”며 “그런데 기본 월급 200만원 외에도 기숙사비 월 30만원을 농가가 부담하고, 외국인 건강보험료 14만원도 대신 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씨에 따르면 해당 외국인 근로자들은 기숙사비와 건강보험료는 본인들이 부담하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이들은 이 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계약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를 받아들이면 매월 추가 비용 88만원이 발생하는데, 1년이면 1000만원이 넘는다. 그러잖아도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에 이 금액이 큰 부담으로 작용해 결국 이씨는 고용을 포기했다.

◆야반도주하는 외국인 근로자 부쩍 늘어=“요즘 딸기 수확이 한창이라 1명이 아쉬운데 2명이 도망갔으니 죽을 맛입니다.”

충남 논산시 은진면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A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농장에서 일하던 외국인 근로자 5명 중 2명이 야반도주한 것이다. 사라진 근로자 2명은 A씨가 재입국 특례(성실근로자)를 통해 7년간이나 데리고 일하던 사람들이었다. 그만큼 배신감도 컸다. 그는 “처음엔 괘씸한 생각이 들었지만, 수확할 딸기를 생각하니 이내 걱정이 몰려왔다”며 “지금은 우울증에 걸릴 지경”이라고 허탈해했다. 그는 “일부 딸기의 수확을 포기하고 밭을 갈아엎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광석면에서 상추를 재배하는 B씨 농장에서는 최근 외국인 근로자 15명 가운데 무려 8명이 도망가는 일이 발생했다.

임권영 광석농협 조합장은 “최근 파악해보니 지역 내 5농가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야반도주했다”며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한 농장주는 아침마다 숙소에 근로자의 신발이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맨 처음 해야 할 일이 됐다”고 씁쓸해했다.

농가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가 크게 부족해진 데다, 과수 인공수분이나 양파·마늘 수확 작업 등으로 인력이 많이 필요한 농번기를 앞두고 있어 야반도주가 더욱 빈번해졌다. 게다가 일부 인력중개업체들이 업체에 소속된 외국인 근로자에게 다른 농장에서 근로자 한명을 빼내 올 때마다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것도 외국인 근로자의 야반도주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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