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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뉴스

농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농촌사회 건설을 위해 농촌복지 향상에 총력을 경주하고,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킨다.

(한국농어민신문)코로나19 사태와 건강 불평등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0-03-16 09:42
조회
194





코로나19의 파장이 여전히 거세다. 집단 감염에 이어 지역사회 감염이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많은 경제 및 사회활동들이 위축됐다. 농업·농촌도 마찬가지다. 계속된 소비부진에 초·중·고교·대학 개학까지 늦춰지면서 주요 농축산물 값은 줄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직격탄을 맞은 화훼업계는 현 상황이 5월까지 이어지면 연쇄도산까지 우려되고, 체험농장은 잇따른 예약취소로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다. 농촌은 본격적인 영농준비 시기가 됐지만 활기 대신 적막감만 감돈다. 마을회관, 양로당, 문화센터가 폐쇄됐고, 각종 영농교육도 속속 미뤄졌다. 전국 9개도 농업기술원에서 중단한 영농교육이 총 111개 과정에 달한다.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농민들의 영농활동에 차질이 생겼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의 장기화다. 전문가들의 전망처럼 현 상황이 장기전으로 돌입한다면 국내 경기는 더더욱 침체되고, 국민들의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농업에 그 피해가 고소란히 전가될 것이 뻔하다. 아니 어쩌면 더 많은 피해를 입게 될지도 모른다. 농축산물의 특성상 재배 및 판로시기가 한정돼 있어 그 시기를 놓치면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어서다. 이에  농민단체들과 농민들은 선제적 대책과 함께 농업분야 추경을 반드시 편성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결국 추경에서 농업분야 지원예산은 따로 마련되지 않았다. 대신 기금전용과 예비비 등 550억원을 지원한다고 한다. 정부가 감염병 대응을 위한 추경 중 역대 최대이자 총액기준으로 역대 네 번째 큰 규모인 11조7000억원에 달하는 ‘슈퍼 추경’을 편성하면서 농업분야에는 단 한 푼도 배정하지 않은 것이다. 또다시 ‘농업 패싱’이라는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이는 전적으로 농식품부의 책임이 크다. 그러나 아직 기회는 있다. 이번 추경은 관련 상임위원회의 예비심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사, 본회의 의결 등의 처리절차를 밟는다. 국회의 강한 의지가 있다면 추경에 농업대책을 반영할 수가 있다. 코로나19로 어느 곳 하나 힘들지 않은 데가 없지만, 누구보다 농민을 비롯한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어려움은 더욱 크다. 추경에 농업분야 피해대책이 반드시 추가돼야 할 명분과 이유는 충분하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최근 코로나19의 집단감염 흐름이 도시에서 농촌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농촌은 사람간의 이동과 접촉이 적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전염병에 걸릴 확률이 도시보다는 낮았지만, 충북 괴산 장연면 일대가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선포됐듯이 이제 농촌도 코로나19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또 요양병원, 요양원, 장애인시설 등 집단시설들이 농촌지역에 많이 세워졌고 본격적인 농번기가 되면 외국인 근로자 고용이나 이웃주민 간 품앗이 등 단체 영농작업이 늘어나게 된다. 잘못했다간 면단위 지역사회 감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그럼에도 현재 농촌의 의료공백 상황은 심각하다 못해 위태롭다. 농진청 농과원의 ‘2018년 농어업인등에 대한 복지실태 조사보고서’를 보면 농촌내 의료기관은 도시의 12.9%, 급성질환이나 응급질환을 진찰할 수 있는 급성기 의료기관은 12.5%에 그친다. 종합병원 병상수 역시 도시의 6.5%수준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농촌 의료인력 부족을 보충했던 공중보건의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사스와 메르스, 그리고 이번 코로나19사태를 보면서 이제 전염병은 생명과 직결되는 심각하고 중차대한 문제임에도 여전한 의료 시설과 인력의 도시 쏠림은 분명 도·농간 건강 불평등이다.  따라서 이번 코로나19 발생을 계기로 그동안 농업계가 지속적으로 촉구했듯이 농촌 보건의료시설 및 인력 확충, 찾아가는 보건의료 서비스사업 확대 등 농촌현실을 반영한 보건의료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민들이 더 이상 보건의료서비스에서 소외돼선 안된다. 이것이 코로나19가 우리 모두에게 던져 준 또 다른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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