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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단독]개학 연기로 급식 재료 ‘납품 스톱’…피해 농가들 ‘냉가슴’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0-03-09 09:49
조회
190

ㆍ경기 과일 등 재배농 3월 물량 348톤 출하 못해 18억대 손실 ㆍ“납품단가만 정하고 물량은 전년 기준…급식 ‘불완전한 계약’ 허점”
ㆍ시설채소 다음 작물 파종도 미뤄져 연중 내내 연쇄적 피해 불가피
ㆍ재해보험 제외돼 ‘저리 융자’ 타진…“교육청·지자체·정부 나서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의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개학이 연기되면서 학교급식 재료를 납품하는 농가의 피해가 불어나고 있다.

학교급식 납품 규모가 가장 큰 경기도의 농가들만 현재까지 18억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8일 경기도 친환경농업인연합회(친농연)에 따르면 이번 개학 연기로 도내 203개 농가가 3월 첫째주부터 셋째주까지 출하 예정이던 49개 품목 348t의 작물을 출하하지 못했으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8억6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 친농연의 회원 수는 약 4000명으로 이 중 1200명이 학교급식에 납품하고 있다. 경기 친농연은 학교급식 납품 재료 중 저장이 불가능해 피해가 큰 품목을 재배하는 농가만을 집계했다.

주된 피해 작물은 딸기, 냉이, 시금치, 대파 등 엽채류다. 서동규 경기 친농연 교육홍보국장은 “시설채소의 경우 출하 지연으로 수확 후 다음 작물의 파종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며 “외국인 노동자의 입국 제한 조치로 인해 출하를 하더라도 노동력 부족 문제까지 겹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가령 대파를 수확한 후 같은 밭에 수박이나 참외를 심어야 하는데 현재 농가들이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파종이 밀리면서 농가소득이 추가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른 지역의 사정도 비슷하다. 정상진 홍성유기농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친환경 농산물 절반은 학교급식으로 출하되는데 홍성군의 조합원 60여명도 약 6000만원 상당의 피해를 봤다”며 “급식 납품이 취소되면서 대량포장이나 운송 일거리도 사라져 일자리를 잃은 사람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 합천군에서 비닐하우스 8개 동에 딸기농사를 짓고 있는 권두원씨는 “수확량의 40%가량을 학교로 납품한다”며 “오는 3월 셋째주까지 3t가량을 급식으로 출하하려 했는데 개학이 연기되면서 대체출하를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씨는 급식으로 들어가지 않은 딸기 물량이 시중에 쏟아져나오며 가격 폭락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당국에서도 뾰족한 해법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홍성, 부산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급식으로 납품하려던 농산물을 꾸러미(소포장) 형태로 일반 주민들에게 직거래하거나 공공급식센터가 급식자재를 사들여 저소득층을 위한 도시락 원료로 사용하고 있지만 급식물량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농업재해보험은 풍수해로 인한 수확 피해만 보상하기 때문에 이번 피해는 그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경기 친농연은 농업인들에게 1%대 저리 융자를 제공하는 경기도농업발전기금에 이번 코로나19 피해도 대출 요건에 해당되는지 문의한 상태이다.

학교급식 납품의 허점이 이번 일을 계기로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 국장은 “학교급식은 계약단가만 정해놓고 공급물량은 전년 출하량을 기준으로 하는 불완전한 계약”이라며 “이번 코로나 사태처럼 학교 급식 물량 납품에 차질이 발생했을 때 계약재배 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교육청과 지자체, 중앙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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