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정감사, 이것만은] ‘재생에너지법’ 시행령 논란
5가구 미만 주거지역 보호권 밖
패널 열기에 제초제 살포 고통
주민 동의 확인 법적기준 필요 클립아트코리아#전남광주 나주의 농민 A씨는 집을 나서 서너걸음만 걸으면 태양광 패널과 마주한다. 그는 “발전시설이 집 바로 앞까지 들어와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라고 말한다. 시설이 들어선 뒤 한여름에는 집 주변 온도가 50℃를 넘을 정도로 열기가 심해졌고, 패널 아래에는 제초제가 반복적으로 살포된다. 소 100여마리를 키우는 A씨는 최근 번식우의 수정이 잘되지 않고 폐사율도 높아졌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처럼 태양광 발전시설과 주거지가 인접해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새 이격거리 기준은 주택수가 적은 농촌 거주지를 보호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18일 시행된 ‘재생에너지법 시행령’은 이격거리 적용 대상이 되는 주거지역을 ‘5가구 이상’으로 정했다. 지방정부는 태양광 발전시설과 주거지역 사이에 최대 200m 범위에서 이격거리를 둘 수 있지만, 주거지역으로 인정하기 위한 기준을 5가구 미만으로 낮출 수 없다. 가구가 띄엄띄엄 흩어진 농촌은 이격거리 보호에서 배제될 위험이 크다. 발전시설 인근에 사는 주민이 5가구에 못 미치면 보호 대상에서 빠지기 때문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최근 성명을 내놓고 “다섯집이 살면 지켜줘야 하고 네집이 살면 위험을 감수해도 된다는 것인가”라며 “5가구 규정을 삭제하고, 가구수와 관계없이 같은 안전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후속 고시의 주택 산정방식까지 더해지면 사각지대가 더 넓어질 수 있다. 이격거리 산정 때는 ‘주택법’상 주택 여부와 개발행위허가 신청 전 1년 동안 주민등록 세대가 계속 거주했는지 등도 따진다. 5가구가 모여 있어도 일부가 산정 대상에서 빠지면 이격거리 적용이 어렵다. 전농은 “주택을 좁게 정의하는 기준과 5가구 미만 배제가 결합해 사람이 사는 마을이 보호권 밖으로 밀려난다”고 지적했다. 주민 참여형 발전시설을 이격거리 규제에서 제외한 점도 논란거리다. 정부는 주민이 발전사업에 참여해 수익을 공유하면 사업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사업자가 주민조합을 앞세워 형식적 참여만 끌어내는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전남광주 완도의 주민 B씨는 “지금의 주민 참여형은 주민이 사업을 주도하기보다 사업자가 주민조합을 활용해 동의를 얻는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서명 몇장 받는 것으로 끝낼 게 아니라 사업규모와 위험성, 수익배분 조건을 충분히 설명한 뒤 주민이 제대로 동의했는지 확인할 법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소진 기자 sjkim@nongm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