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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순식간에 물바다…출하 중인 농작물 삼켜”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2-07-04 09:18
조회
12

폭우에 경기 평택 ‘아수라장’


[한국농어민신문 이장희 기자]





오이·비트 흙탕물·진흙 범벅
감전위험에 양수기도 못쓰고
새벽부터 나왔지만 속수무책
수확예정 물량까지 건질 게 없어

황구지천 물 불어나면서
농경지 쪽으로 역류해 유입
피해농민 “이번 수해는 인재”

“한창 출하 중인 오이가 모두 물에 잠겨 억장이 무너집니다.”

지난 7월 1일 오후, 경기 평택시 서탄면 내천리에서 시설오이 농사를 짓는 이규석(57) 씨가 전날 밤부터 내린 폭우로 물에 잠겨 아수라장이 된 비닐하우스를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침수된 물이 빠지면서 6동의 비닐하우스(약 4000㎡)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오이는 진흙이 잔뜩 묻은 채 생채기가 나있고 각종 농기자재와 가재도구들도 엉망진창으로 나뒹굴고 있었다. 더욱이 냉장고와 각종 전기 배선엔 진흙이 덕지덕지 묻은 채 수면 위에 엉키고 널브러져 감전사고까지 우려됐다.

이씨는 “새벽 5시부터 하우스에 나와 양수기를 돌리려고 했는데 감전 위험으로 사용도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며 “7월말까지 수확 예정인 오이도 더 이상 건질 게 없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맞은편에서 비트 농사를 짓는 신봉숙(55) 씨의 비닐하우스도 사정은 마찬가지. 한창 수확 중에 있던 비트도 흙탕물로 뒤덮여 있고 곧바로 심기 위해 길러둔 어린 모종들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신씨는 “물에 잠겼던 작물이 햇빛을 보게되면 뿌리부터 녹아내려 모두 죽는다”며 “2~3일이면 모두 수확할 예정이었는데 다 망쳤다”고 탄식했다.

서탄면 일대는 지난 6월30일 하루 동안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내려 비닐하우스는 물론 상당수의 논도 침수되는 등 농경지 곳곳이 수해를 입었다.

피해 농민들은 이번 수해가 인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농경지 바로 옆으로 흐르는 황구지천의 물이 집중호우로 급격히 불어나면서 농경지 쪽으로 역류해 유입됐다는 것.

신씨는 “농경지 물이 하천 쪽으로 배출돼야 정상인데 오히려 하천물이 농수로를 타고 농경지 쪽으로 역류하면서 비닐하우스 곳곳이 잠긴 것”이라며 “이는 3년 전 한국농어촌공사가 시행한 배수개선 사업이 잘못돼 벌어진 사태”라고 지적했다.

이곳 농경지는 하천보다 지대가 낮은데도 농경지 방향으로 새로 연결·설치된 농수로 높이가 낮아 하천의 급격히 불어난 물이 농경지로 역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

더욱이 새로 설치된 콘크리트 농수로와 제방도 침수되면서 붕괴될 위험에 처해있어 다시한번 폭우가 내린다면 그나마 있던 농수로마저 모두 무너져 이 일대 농경지는 쑥대밭이 될 것이라는 게 농민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다.

이씨는 “이곳은 배수로 공사보다 농경지 인근에 최신 배수펌프장을 증설해 하천물의 원활한 흐름과 농경지 내의 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농민들이 수차례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한국농어촌공사의 배수개선공사 전에는 수해가 없었는데 공사 후 3년 전부터 집중호우가 내리면 해마다 물 난리를 겪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 평택지사 관계자는 “당초에는 황구지천 본류와 지류가 만나는 기존 배수펌프장 주변에 신규 증설을 계획했으나 주민 요구를 수렴해 농경지 일대로 배수펌프장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배수개선사업도 추진해 수해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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