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기노 기자]



농촌 지역의 외국인 근로자 숙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안이 국회에서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지난 9일 농촌 지역에 방치된 빈집을 지자체 또는 공공기관이 매입해 외국인 근로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농어촌정비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본보 6월 14일자 4면 참조>됐고, 지난 14일에는 외국인 근로자 거주를 위한 시설의 경우 농지 일시사용을 허가하는 내용의 ‘농지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됐다.

특히 이번에 한기호 국민의힘(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의원이 대표발의한 농지법 개정안은 외국인 근로자 주거시설 기준 강화에 따른 부작용을 일부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행 농지법은 농업 생산 또는 농지 개량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행위 외에 농업진흥구역에서의 토지이용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지에는 주거를 위한 건축물을 설치할 수 없지만, 대다수의 농가에서는 숙박시설 제한, 대중교통 부족, 시설관리 용이 등을 이유로 농지에 가설건축물(컨테이너, 조립식 패널, 비닐하우스 내 가설건축물 등)을 설치해 농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정부가 지난해부터 외국인 근로자 주거시설 기준을 강화하면서,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고용허가를 받지 못하는 등 농촌지역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외국인 근로자의 거주를 위해 ‘근로기준법’ 제100조에 따른 설치·운영 기준을 충족하는 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농지 일시사용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안정과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취지다.

한기호 의원실 관계자는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가설건축물에 대한 언급은 없고냉난방과 화장실급수시설남녀숙소 구분 등 거주시설로서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이러한 시설을 갖춘 가설건축물을 숙소로 인정하면 농촌의 외국인 근로자 거주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최범진 정책실장은 “외국인 근로자 숙소 인정 기준이 가설건축물 축조 인허가 여부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주거시설 기준을 충족함에도 숙소로 인정받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농지 타용도 일시 사용허가’ 대상에 외국인 근로자 숙소를 포함한다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최범진 실장은 “이를 악용할 경우 농지 훼손이 가속화 될 수 있으므로 법 개정에 앞서 축조 목적과 이용 상황을 명확히 검토·점검할 수 있는 행정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아울러 일시 사용기간 종료 후 농지로 원상 복구 하지 않을 시 처벌 기준을 강화하는 등 제도 개선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도 함께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외국인 근로자 숙소 문제에 대해선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농지법 개정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복수의 농식품부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 숙소 기준 강화로 인해 농촌 현장의 어려움은 알고 있지만, 농지법에 외국인 근로자 숙소의 임시허용을 명문화하는 것은 농지보전 체계에도 맞지 않고, 주거기본법의 건축기준, 국토계획법 주거지역 기준 등과도 배치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면서 “농촌 지역의 주거여건이 안 좋으면 외국인 근로자들을 고용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주거 여건이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며, 당장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정부는 기숙사 건립지원, 리모델링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