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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쌀 미래 ‘암울’…범농업계, 쌀산업 발전위해 힘 모은다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2-06-17 09:34
조회
3

공급과잉에도 생산조정 뒷전

가격 하락 속 RPC 경영 악화 올해 손실액만 수천억원 달해

농협, 전문가와 TF꾸려 대응, 8~9월 토론·좌담회 등 열어

12월 올바른 양정 정부 건의

 

전남 곡성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에 지난해산 벼를 출하한 김종철씨(56)가 산더미처럼 쌓인 벼 톤백 사이에 서 있다. 그는 “모내기가 끝났는데 지난해 생산한 벼를 팔 곳이 없어 한숨만 나온다”며 “오죽하면 반복되는 풍년기근보다 차라리 흉년이 낫다는 말이 나오겠느냐”고 탄식했다. 곡성=현진 기자

지난해산 쌀이 수확한 지 반년 넘게 거리를 헤매고 있다. 산지에선 속절없이 떨어지는 값 하락폭만이라도 줄여달라며 수요량 이상으로 생산한 물량을 격리해줄 것을 정부에 수개월째 요구하고 있다. 농업계 동력이 쌀산업 회생으로 온통 모아지는 사이 지구촌은 식량 부족으로 위기를 겪는 아이러니가 계속되고 있다.

해방 후 70년 넘게 굳건히 이어진 쌀정책이 한국 농업 근간이었다는 데 이견을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전체 농가의 절반이 쌀농사로 생계를 잇는다. 2020년 농업생산액 가운데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16.9%(8조4487억원), 가구당 농업총수입(3603만3000원) 중 18.5%(667만3000원)다.

하지만 만성적 공급과잉 상태에 국민적 피로감이 일면서 쌀 수급 구조에 근본적 의문도 제기된다. 식습관 변화로 쌀 소비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00년 93.6㎏에서 2021년 56.9㎏으로 급감했다. 일본·대만 사례에 비춰 향후 40㎏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생산은 그만큼 줄지 않고 있다. 농업예산 상당수가 쌀에 집중된 데다 수급안정에 대한 의무사항이 없다보니 농민들은 쌀 생산의 강력한 자장(磁場)을 벗어나기 쉽지 않다. 더욱이 쌀은 투입 노동력 대비 소득이 다른 작물에 견줘 우위에 있다.

생산 조정을 꾸준히 해야 할 정부가 잦은 정책 변경으로 신뢰감을 주지 못한 것도 문제를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논에 다른 작물을 심으면 보조금을 주는 쌀 생산조정제는 2003∼2005년, 2011∼2013년, 2018∼2020년 간헐적으로 시행됐다.

또한 정부는 일단 벼가 생산되고 난 뒤 시장 상황을 지켜보다 값이 떨어지면 격리하는 식의 사후적 대책에 주력해왔다. 2005년 공공비축제 도입 이후 2021년까지 정부가 격리한 횟수만 연산 기준 전체 17회 가운데 9회에 달한다.

결과적으로 쌀 수급안정 부담은 농가·정부 사이에 낀 농협과 민간 미곡종합처리장(RPC) 등 산지유통업체가 오롯이 짊어지는 구조가 됐다. 단경기 계절진폭(전년 수확기 대비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있는 해엔 판매가격과 매입가격간 차이를 통해 수익을 내고 경영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역계절진폭이 상당해 시간이 갈수록 손실액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평균 산지 쌀값은 5일 기준 20㎏당 4만5862원으로 수확기(5만3535원)보다 14.3% 내렸다.

농협은 지난해 수확기 농가가 희망한 물량 전량을 사들였다. 전체 생산량(388만2000t)의 절반인 194만t 수준이다. 매입가격은 벼 40㎏ 한포대당 평균 6만7000원으로 민간 RPC보다 1000∼4000원 높다. 그러나 현재 산지 벼 시세는 5만원대 초반까지 추락했다. 한포대당 20% 이상 값이 빠지면서 전국 산지유통업체 손실만 수천억원으로 추산된다.

막대한 손실은 올해산 벼 매입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자아낸다. 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올해 벼 매입가격이 40㎏들이 한포대당 8000원만 낮아져도 농가소득은 1조원 증발한다.

농업계는 현재와 같은 쌀산업 구조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판단해 올바른 양정 방향을 확립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농협이 생산자·소비자·가공업계·학계·언론계를 망라해 ‘쌀산업 발전 특별팀(TF)’을 꾸려 15일 전격 출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출범식엔 한국쌀전업농중앙회·농협RPC전국협의회·한국RPC협회를 비롯해 RPC를 운영하지 않는 벼 매입 농협, 한국쌀가공식품협회·한국소비자연맹·대형마트 관계자가 참석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서울대학교·농협경제연구소·<농민신문> 등 전문가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특별팀은 8∼9월 토론회·좌담회를 잇따라 열어 주체별 수행 역할을 정립하고 쌀산업 발전방안을 도출한 뒤 12월 안에 미래 양정 방향을 세워 정부에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특별팀 단장을 맡은 우성태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대표는 “관련 연구도 병행해 쌀산업의 지속가능성과 선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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