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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농촌사회 건설을 위해 농촌복지 향상에 총력을 경주하고,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킨다.

(한국농어민신문)[한농연 회장-전농 의장 특별대담] 새 정부 출범과 농민운동의 과제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2-05-09 09:33
조회
14

“직불금 5조·청년농 공약, 임기 초부터 속도감 있게 추진을”
“CPTPP 가입은 농어민 만의 문제 아냐…사활 걸고 막아야”


[한국농어민신문 김선아 기자]



지난 4일 송파구 가락동 소재 한농연회관 2층 집무실에서 열린 특별대담에서 이학구 한농연회장(사진 오른쪽)과 하원오 전농 의장은 농업지난 4일 송파구 가락동 소재 한농연회관 2층 집무실에서 열린 특별대담에서 이학구 한농연회장(사진 오른쪽)과 하원오 전농 의장은 농업·농촌을 둘러싼 위기와, 위기 극복을 위한 농민단체간 연대와 협력 방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한민국의 양대 농민단체 대표인 이학구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회장과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이 만났다. ‘새정부 출범과 농민운동의 과제’를 주제로 본보가 진행한 특별대담은 지난 4일 송파구 가락동 소재 한농연회관 2층 집무실에서 열렸다. 이날 이학구 회장과 하원오 의장은 농민권익 보호를 위해 두 단체가 책임성을 가지고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절대 다수 '소농 보호'에 농정 최우선순위 둬야


-돌아보면 지난 수 십 년간 농업·농촌의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평생 농촌 현장에서 농사를 지어 오셨고, 현재 농민운동의 최전선에 서 계신 두 분께서는 지금 농업·농촌의 위기를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이학구=근대화 이후 우리 농업이 대접 받았던 시기는 한 번도 없었다. 특히 90년대 이후 수입개방이 본격화되면서 야기된 농업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고령화로 인한 인력 부족문제를 비롯해 의료·교육·문화 등의 기본적 인프라 부재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과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까지 겹쳐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보고 있다.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농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걱정이다. 경지면적과 소득을 보면 상위 5%와 하위 95%의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의 모든 정책적 혜택은 소농 보다는 일부 대농에게 집중되고 있다. 제가 늘 강조하지만, 절대 다수 소농을 보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소농의 인권, 소농의 소득을 어떻게 보장할지를 첫번째 과제로 삼고 농업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 전농과 한농연이 뜻을 같이 하면, 과거와 다른 새로운 농정의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하원오=소농을 중심으로 정책 지원을 우선해야 한다는데 전적으로 찬성한다. 이 회장님이 과거 경남에서 활동하실 때도 늘 소농과 가족농 등 약자 편에서 그렇게 말씀해 오신 걸 익히 알고 있다. 전농의 모토도 소농위주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농이나 대농들은 자체 생산력으로 충분히 자생할 수 있고, 정부가 이미 막대한 지원을 쏟아 놓았기 때문에 절대 망하게 두지 않는다. 그럼에도 여전히 정부 정책이 대농 중심, 기업농 중심, 수출주도형 중심으로 가는 것은 문제다.

특히 지난 세기 농업은 산업화 과정에서 끊임없이 희생양이 돼 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발동요건이 충족된 쌀 시장격리를 미루면서 쌀값 하락을 방치해 왔다. 고물가 국면에서 쌀값을 희생양 삼아, ‘그래도 정부가 물가를 잡고 있다’고 보여주려는 것 아닌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세계 곡물가격이 크게 올라가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위기감을 잠재우기 위해 쌀값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학구 한농연 회장(사진 왼쪽)과 하원오 전농 의장.


'직불 5조원' 공약 등 환영, 대통령의 약속 반드시 지켜지길



-윤석열 당선인은 후보시절 ‘튼튼한 농업, 활기찬 농촌, 잘사는 농민’을 슬로건으로 △공익직불제 예산 5조원 확충 △비료가격 인상차액 지원 확대 및 외국인 근로자 고용제도 개선 △청년농 3만명 육성 등을 공약했습니다. 최근 발표한 국정과제에도 관련 내용이 담겼습니다. 윤 당선인의 농정공약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하원오=직불금을 두 배로 주겠다는 공약 등은 당연히 환영한다. 그런데 빠르게 좀 했으면 좋겠다. 미적거리다 임기 끝날 때쯤 챙기고 있다고 하지 말고, 약속을 했으면 임기 초부터 속도감 있게 추진해 달라는 얘기다. 최근 인건비는 물론 각종 자재가격 급등으로 농가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료 등의 기본 자재는 정부가 필요한 양을 계산해서 무상으로 지원하면 좋겠다. 그래야 새 정부가 들어서니 뭔가 달라졌구나, 하는 말이 나올 수 있다. 농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한 두가지 정도는 바로 시행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이자면,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위 정운천 부위원장을 만났을 때, 지역균형특위를 5년간 상설기구화해서 농업·농촌문제를 직접 챙기겠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대통령 직속 농특위와의 관계가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이 직접 농업을 챙길 수 있는 구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학구=공익직불제 예산 확대, 청년농 육성 등은 한농연이 지속적으로 정부와 국회에 요구해왔던 공약사항이다. 2020년 공익직불제를 시행하면서 5년간 예산을 2조4000억원으로 동결, 과연 증액이 가능하겠는가 하는 우려가 많았는데 국정과제에 포함돼 다행이다. 특히 ‘17~19년 직불금 지급농지’로 대상농지가 제한돼 선의의 피해를 봤던 분들이 많은데, 이들을 구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비료가격 인상분에 대한 차액 지원 확대와 외국인 근로자 고용제도 개선 등도 농업현장의 의견이 적절히 반영됐다고 생각한다. 청년농 3만명 육성공약도 매우 중요한데, 이를 지키려면 5년간 매년 6000명을 육성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관련 예산을 꼭 반영, 제대로 지켜지는 공약이 됐으면 좋겠다.

공약은 제대로 이행됐을 때 빛이 나는 것이다. 지난 2월4일 한농연이 개최한 대선후보 비전발표회 때 윤석열 당선인은 ‘일맛나는 농업, 살맛나는 농촌, 농업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확약서에 직접 서명했다. 반드시 그 약속을 지켜주길 바란다.




농식품부 장관, 기재부·산자부 맞서 '할 말은 하는' 장관 돼야


-아직 인사청문 절차가 남아있습니다만, 정황근 내정자가 윤석열 정부 초대 농식품부 장관으로 농정을 이끌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관료 출신 장관에 대한 장단점이 있을텐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장관이 취임 후 가장 먼저 살펴야 할 현안은 무엇일까요.

이학구=우선 농식품부 장관 지명과 관련해 농업계와 사전 교감이 전혀 없었던 건 아쉬운 대목이다. 정황근 내정자의 경우 30여년간 농림축산식품 분야의 주요 보직을 두루 경험한 농정 전문가로서 농정을 이끌어갈 능력은 충분히 갖췄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농정 수장으로서 얼만큼 뚝심 있게 농업·농촌·농민의 입장을 대변하는가이다.

현재 농업계 내부에서 가장 심각하게 바라보는 농업 현안 중 하나가 CPTPP 가입 추진이다. 농식품부 장관 정도 되면 국무회의 때 대통령 앞에서도 CPTPP 가입에 대한 농업현장의 반대 여론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기재부나 산자부 등 다른 부처와 얘기할 때도, 서열에 밀리지 말고 대한민국의 농지, 대한민국의 식량안보를 책임지는 부서라는 자부심을 갖고 당당하게 임했으면 좋겠다.

또 한가지, 농업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절대로 책상 위에서, 사무실에서 되는 게 아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을 갖고 농민단체, 농업인과 소통하는데 소홀함이 없길 바란다.

▲하원오=그런 말이 있다. ‘잘 아니까 더 모른다.’ 관료 출신 장관으로 농업을 잘 알기 때문에 현안을 두루 챙길 수도 있지만, 반대로 항상 아래위 눈치를 보면서 복지부동할 우려도 있다. 이 회장도 말씀하셨지만, 농민들은 아마도 ‘할 말은 좀 하는 장관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을 것이다. CPTPP 관련해서도 적어도 농식품부 장관이라면, 산자부나 기재부에 끌려다니지 말고 농업만큼은 양보 못한다는 각오로, 당당히 싸울 수 있어야 한다.

농민들은 농업을 지킬 의지를 가진 장관, 필요하면 대통령한테 목을 내놓고 달려들 수 있는 장관을 원한다. 안될 때 안되더라도 아, 장관이 저 정도로 싸우는구나, 우리가 힘을 실어주자, 할 수 있을 정도로 농업·농촌·농민을 위해 앞장서 주길 바란다. 농식품부 장관이 그런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한농연과 전농이 함께 만들어 가자.

이학구=공감한다. 농식품부를 우리 편으로 만들고, 우리를 대변하도록 만드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라고 본다. 앞으로 하 의장님과 뜻을 같이 하면, 농식품부도 힘을 받아서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




농업 홀대 되풀이되지 않게, 국민적 지지·공감대 확산 노력


-최근 농업계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 중 하나가 ‘농업 홀대’, ‘농업 패싱’인 것 같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이 농업·농촌을 홀대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사실 국민적 지지와 관심도 예전 같지 않은 느낌입니다.

▲이학구=정부와 정치권의 농업·농촌 홀대는 결국 농업·농촌 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맞물려 있는 문제다. 정치인에게는 표가 중요하고, 중앙정책 입안 또한 대를 위해 소를 희생시키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있지 않은가.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농업·농촌에 대한 정서적 공감대가 상실되고 있다는 점도 큰 요인이다.

하지만, 과연 지금 우크라이나 사태라든지, 코로나나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문제를 보면 과연 농업이 인구수가 적다고, 그래서 표가 적다고 외면해도 되는 산업인가. 먹지 않고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듯, 아무리 경제가 발전해도 생명산업인 농업을 외면하고 포기한 나라가 존립할 수는 없다. 농업 홀대가 지속되는 한 지역소멸 극복이나 청년농 유입 등은 공허한 메아리가 될 것이다. 물가 상승의 주범이 농산물인 것마냥 왜곡보도를 서슴지 않는 언론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

▲하원오=의장으로 나오면서 했던 이야기 중 하나가 ‘농업을 국민 속으로 가져가는 일을 해보겠다’는 거였다. 우리 국민들이 농업의 현실을 너무 모른다. 옛날에는 ‘농민의 자식’이라고 자처하던 정치인들도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 없다. 결국 제도의 문제라고 본다. 지난해부터 전농을 중심으로 입법청원운동을 해왔던 ‘농업·농촌·농민기본법(이하 농민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 농업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고, 농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농민기본법’을 토대로 농업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한다.

사실 소비자들이 ‘CPTPP 반대’를 외면하는 건 CPTPP가 얼마나 심각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CPTPP가 체결되면 지역화, 구획화 등 강화된 SPS 규범으로 인해 특정 국가에서 병해충이나 가축질병이 발생해도 해당지역 외의 농축산물 수입을 규제할 수가 없다. 국민들의 건강권을 지키지 못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런 부분에 대해 정부가 명확히 발표를 하지 않다보니 국민들이 잘 모른다.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CPTPP의 문제점을 알리는 일을 우리 스스로 해야 한다.

이학구=정부가 얼마 전 CPTPP 가입으로 인한 농식품 부문 예상 피해액을 연간 최대 4400억원 정도로 추산했는데, 최근엔 수산업 피해액만해도 1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그동안 과수화상병이라든지 광우병 등 병해충이나 가축질병 등을 근거로 사과, 배 등 신선과일의 수입을 막아왔는데, CPTPP 가입으로 검역조건이 완화되면 앞으로 국내산 사과, 배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특히 농축산물은 소비대체 효과가 있어서 동일 품목이 아니더라도 연쇄적으로 다른 품목까지 피해를 입힌다. 단순히 몇 개 품목을 갖고 피해규모를 산정하거나 대책을 세우면 안되는 이유다.

하원오=정부가 개방을 시작한 이후로 농업은 포괄적, 점진적으로 망해 왔다. FTA 체결할 때마다 보상책 마련하고, 피해 최소화한다고 했지, 언제는 농민들 죽일거라고 했나. 그런데 그걸 또 믿어라? 윤석열 정부가 무슨 보완대책을 내놓더라도 CPTPP는 사활을 걸고 무조건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방법이 없다. 어떤 회유책을 들고 나오더라도 더 이상 양보해서는 안된다는 게 확고한 제 생각이다.

이학구=같은 생각이다. 특히 CPTPP 가입 문제는 농어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범국민적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농민단체 뿐만 아니라 소비자단체 등과도 연대해서 사회적 문제로 공론화하고, 문제의 심각성을 국민들에게 알려나가야 한다.




품목간, 단체간 이해 뛰어넘어 범농업계 똘똘 뭉쳐야


-일각에서는 농민단체가 사분오열되면서 전체 농민운동의 힘이 약화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품목에 따라, 농사규모에 따라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의견도 있고요. 어떻게 보십니까.

이학구=90년대,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전농과 한농연을 주축으로 신자유주의 개방농정과 농업구조조정에 맞서 농권운동을 펼쳐왔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보다 농민단체간 연대나 결속력이 많이 약해진 것이 사실이다. 농민단체의 힘을 빼기 위한 정부의 분열정책도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지난 몇 년 간 중요한 농업현안에 대응해 공동행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지 못한 책임은 분명"히 우리한테도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이렇게 가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농업·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품목간, 단체간 이해를 뛰어넘어 모두가 똘똘 뭉쳐야할 때다. 이는 비단 농민단체 뿐 아니라 농업관련 기관을 포함한 범농업계 모두에게 요구되는 일이다.

하원오=기술적인 측면으로 보면 농업도 그동안 첨단화, 자동화가 이뤄지면서 품목별로 세분화돼 온 것도 사실이다. 또 WTO와 FTA로 인한 수입개방이 연차적으로 이뤄지면서 농민단체들도 품목별로 단체를 만들고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었다. 하지만 유일하게 전농이나 한농연에는 모든 품목, 모든 축종이 포용되어 있다. 때문에 두 단체가 가장 큰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농민단체들이 품목별로 세분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인정하되, 전농과 한농연은 모든 단체들을 보듬어 안고 같이 가야 한다.

이학구=각각의 품목단체들이 자기 품목에 대해 어려움을 대변하는 건 당연히 해야 된다. 대신 종합단체는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을 가지고 정부를 설득해 내는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다 정확하고 치밀하게 정부를 상대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 농업에도 훨씬 도움이 된다고 본다.

하원오=동의한다. 좀 더 많은 국민들,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도록 농민들의 요구를 전달하는 방식, 투쟁방식도 달리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한농연과 전농이 함께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이학구=기본적으로 한농연이나 전농이 지향하는 목표는 같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부산에서 서울로 가는데 어떤 사람은 기차를 탈 수도, 어떤 사람은 버스를, 또 어떤 사람은 비행기를 타고 갈 수도 있는거다. 방법이 조금 다르다고 상대방을 시기하거나 나쁘게 보면 안 된다. 과정은 조금 다르더라고 궁극적인 목표가 하나이기 때문에 서로가 인정할 건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가야 한다. 저는 지역에서 시회장을 할 때도 도회장을 할 때도 늘 전농과 같이 했다. 최근 몇 년간은 소원한 부분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중차대한 숙제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한농연과 전농이 의기투합해서 같이 가야한다.

하원오=큰 틀에서는 그동안에도 대부분 같이 해 왔다고 생각한다. 2006년 경남도연맹 부의장을 할 때 한미FTA 반대를 위해 시애틀 원정투쟁을 갔었는데, 그때도 한농연과 함께 갔던 기억이 새롭다. 다 같이 망하는 일을 이거는 너네 싸움, 이거는 우리 싸움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다만, 전농은 통일운동이나 진보정당운동 등에서 오랜 투쟁의 전통이 있는 단체다보니 한농연이 거리감을 느끼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농업문제에 대한 이견이 있는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사안별로 이해도가 다른 면이 있을 수도 있지만 서로 존중할 것은 존중하고, 함께 가는 것이 맞다. 그래야 같이 산다.




6·1 지방선거, 시급한 농업·농촌 현안 공론화 계기로


-6월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농연과 전농 모두 농정공약 요구사항을 내놓은 것을 알고 있다.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이학구=지방선거 관련 10대 공약을 발표했는데 우선 CPTPP 가입과 관련해 주요 재배품목에 따라 지역마다 피해규모가 상이할 것이기 때문에 지역별 대응전략 마련이 중요하다. 특히 선거공간을 활용해 지방에서부터 철저하게 CPTPP의 문제점을 알리고 대응전략 수립을 요구하면, 파급효과가 클 것이다. 지방소멸 위기 완화,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고향사랑기부제도의 안정적 정착과 관련, 농축산물 답례품 준비 등에 대한 점검도 중요하다.

농촌에 아이들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젊은이들이 살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주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난개발 및 기피·유해시설 방지대책을 비롯해 농촌 주민 의료접근성 제고, 또 노인돌봄서비스 확충이 시급하다. 이러한 문제들을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하원오=전적으로 공감한다. 덧붙이자면 지난 2018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몇몇 시·군에서 도입되기 시작한 농민수당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성과를 거뒀다. 그 과정에서 지자체별 재정여건 등에 따라 지급액수나 지급대상에서 차이가 나는 만큼 올해 지방선거에서도 농민수당 문제가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나 중앙정부의 재정적 지원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 식량자급률을 높이려면 결국은 땅이 있어야 한다. 지방자치가 시작되면서 가장 큰 폐해가 광역이든, 시군이든 각종 ‘개발사업’ 유치 공약이 넘쳐난다는 점이다. 결국 개발로 날아가는 건 농지다. 식량자급률 향상을 얘기하면서 개발사업 유치공약을 내세우는 건 모순이다. 개발공약만 내세우면 환영일색인데, 진짜 후보들이 내세우고 있는 개발공약이 그 지역에 꼭 필요한지, 땅만 내버리는 사업은 아닌지, 공약을 감시하는 체계가 있었으면 좋겠다.




한농연-전농 의기투합, 변화와 희망 만들어갈 것


-마지막으로 농정당국자나 회원 농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이학구=우크라이나 사태, 그리고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추세 등을 감안할 때 식량주권을 지켜내는 일은 국가의 미래를 지탱하는 일이다. 거듭 얘기하지만 식량을 생산하는 농민이 대우 받지 않는 나라 중 제대로 된 나라는 없다. 정치권은 물론 도시민들이 우리 농업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할 수 있도록 국민과 소비자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활동들을 전개해 나가겠다.

전국에 있는 회원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다. 앞으로 대한민국 최대 농민단체인 한농연과 전농이 하나로 의기투합하는 모습으로 250만 농업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 이 자리를 빌어 두 단체가 큰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원오=현재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이 20% 정도밖에 안되는데 적어도 40%는 돼야 마음을 놓을 수 있다. 그러려면 땅을 관리해야 하고 농민들을 관리해야 하고 농어촌이 살만하도록 복지에 힘을 써야 한다. 그나마 농민들이 땅을 지키고 있으니, 현 수준의 자급률이라도 유지하고 있는 것 아닌가. 농민들 스스로 나라를 지탱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정부 관료들도 제발 농업만큼은 지켜야 될 산업이고, 우리의 미래라는 생각으로 행정을 펼쳐달라.

한농연이 농민운동의 중심을 잘 잡고, 항상 같은 뜻으로 같이 가길 바란다. 청와대나 농식품부는 물론 국회에도 농민단체 활동가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인재를 키우는 일도 함께 하자. 한농연이 앞장서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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