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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군급식 경쟁입찰로 농산물 납품 반토막…농가 생존 ‘위협’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2-05-02 13:08
조회
5

올 계약물량 지난해의 70% 군부대 재량 50%이상 감축

구입대금 사후정산제 첫 도입 농민들 안정적 농업경영 해쳐

국산 빠진 자리에 외국산 침투 국내 농축산물 수급교란 우려

“현행 수의계약방식 유지해야”

 

01010100501.20220502.001334255.02.jpg4월21일 군납물량이 30% 줄어든 군납계약 내용을 통보받은 경기 연천 임진농협 소속 군납농민 150여명이 현상태 경기도 군납농협조합장협의회장(임진농협 조합장, 앞줄 왼쪽 여섯번째)과 함께 군납방식 변경에 반발하며 ‘군납 정상화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군납물량을 지난해 대비 30% 줄인다고 했는데, 여기에 군부대가 자율적으로 일정 물량을 더 조절할 수 있어 실질적으로 50% 이상 줄어드는 농산물도 생기게 됐어요. 정산가격도 3개월마다 바뀌고요. 영농 계획을 세울 수 없는 이런 상황에서 농사를 계속 지을 수 있을까요?”

4월28일 경기 연천 임진농협. 이곳에 모인 농산물 군납농민들은 앞서 4월21일 군부대로부터 통보받은 올해 군납계약 내용을 전해 듣고 한목소리로 정부의 농산물 군납방식 변경을 성토했다. 농민들은 군납물량이 매년 줄어들면 계약재배 의미가 사실상 사라지고, 접경지역의 경우 개발에 제한이 많아 새로운 품목 개발이나 판매처 확보도 힘들어 생계 위협까지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근 군부대에 버섯을 납품하고 있는 이원조씨(63·군남면 옥계리)는 “단계적으로 공급물량이 줄고 3년 후엔 완전경쟁방식으로 군납을 결정하면 생존할 수 있는 농민은 없을 것”이라며 “접경지역 농민이 살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개선안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경쟁논리만 앞세운 정부의 군급식 개선안=국방부는 지난해 10월 ‘군급식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농·축·수협과의 수의계약 물량을 단계적으로 축소키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계약물량은 지난해 대비 70%로 줄었다. 계약물량은 내년 50%, 2024년은 30%로 각각 줄어든다. 2025년부터는 군납 농축산물을 전량 경쟁체제로 바꿔, 식단을 짜는 부대에서 최적의 공급자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농산물 구입대금은 지난해 처음 도입한 사후정산제로 한다. 품목별로 3개월마다 최근 2년치 평균가격을 구해 추후에 계산하는 것이다. 이는 농민 입장에서 볼 때 정산가격을 모르는 상태에서 농산물을 공급하는 것으로 농민의 안정적인 농업경영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방부의 군납방식 변경에 대해 군납 농·축협과 농민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자, 국방부는 농축수산물의 ‘국내산 원칙’과 ‘지역산 우선 구매’를 강조하며 농민 달래기에 나서고 있지만 농민들의 반발 강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반발 강도 높이는 농민들=군납 농·축협과 농민들이 반발 강도를 높이는 것은 국방부의 군납방식 변경이 생존권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군납 농·축협과 농민들은 당장 군납방식 변경과 물량축소가 군납농민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파주에서 무·배추를 납품하던 군납농민 중 상당수가 올해는 군납을 포기한 상태다. 지난해까지 김치 재료인 무·배추를 원물로 납품했는데, 올해부터는 김치 완성품으로 납품하도록 방식을 바꿨기 때문이다.

김상길 북파주농협 군납협의회장은 “무·배추를 납품하기 위해선 김치공장과 새롭게 계약을 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아 올해는 무·배추 재배를 포기했다”며 “새로운 작목을 알아보고 있는데 여의치 않아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방부의 군납방식 변경으로 많은 수의 농민이 군납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204명인 북파주농협 군납협의회 회원이 올해는 절반 가까이 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량축소의 경우 기존 감축물량에다 재원 범위 안에서 추가로 30% 이내에서 증감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농민의 반발을 사고 있다. 올해 감축된 70%에 추가로 30%를 줄일 경우 최대 50% 이상 물량이 줄 수 있어서다.

군납 농·축협은 군납 물량축소가 국내 농축산물 수급 교란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한다. 군납에서 빠진 농축산물이 시장으로 나와 수급 안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국산 농산물이 빠진 자리에 외국산 농산물이 들어와 국내 농업피해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농업계는 군급식에서 외국산 농산물 비중이 10%일 때 국내 농업피해는 5100억원, 20%면 1조200억원, 30%면 1조5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박환 임진농협 지도과장은 “군부대 부실급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군부대에서 경쟁계약을 시범 적용했는데, 이런 경쟁계약 방식이 도입되자마자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외국산 쇠고기가 장병들 식탁 위에 올라갔다”며 “국방부의 군납방식 변경이 외국산 농축산물의 진입로만 넓히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농민 생존권 보장하는 대안 모색해야=군납 농·축협과 농민들은 마음 놓고 계획생산을 할 수 있도록 경쟁체제 전환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현행 농·축협 수의계약 조달체계를 원상 복귀시키되 발전적인 검토도 병행해 군급식 선진화를 이끌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2011년에 제정된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에 맞춰 군급식에 국산 농축산물 사용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특별법 제25조는 ‘국가는 접경지역 안에서 생산되는 농축수산물을 우선적으로 군부대에 납품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회 앞에서 군납방식 변경 반대시위를 했던 최승수 가평군농협 조합장은 “국방부의 군급식 개선 계획 시범사업 품목의 상당수가 외국산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정부는 특별법 취지를 살려 군급식에 있어 국산 농축산물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상태 경기도 군납농협조합장협의회장(임진농협 조합장)은 “군납은 접경지역 농민에게 생존이 달린 문제”라며 “군납제도가 농민의 생존권을 보장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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