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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농촌사회 건설을 위해 농촌복지 향상에 총력을 경주하고,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킨다.

(한국농어민신문)[2022 대선 연속기획] 재원 없인 결국 ‘빈공약’…'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안돼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2-02-21 10:24
조회
16

<2부> 농정공약 집중해부
②현장농민이 본 농정공약


[한국농어민신문 김선아 기자]

주요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 중 현장 농민들이 가장 주목하면서 반드시 실현되길 원하는 공약은 ‘농업예산 확대’였다. 어떤 장밋빛 공약도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결국 빈공약으로 끝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농어촌주민소득 연 100만원(이재명), 농업직불금 2배(윤석열), 농어민기본소득 월 30만원(심상정)’ 등 각종 현금성 지원공약에 대해 호평하면서도 구체적 재원 확보 방안이 있는지 우려를 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장 농민 10인에게 여야 4당 대선 후보들이 제시한 농정공약에 대해 물었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다

농업인 직접 지원 꼭 필요하지만
지급대상 두고 갈등 심화 우려
금액 적은데 퍼주기 논란도 걱정
‘농업인’ 정의 재정비 등 선행
국민적 공감대 확보 방안 ‘숙제’

경남 밀양에서 한우를 키우며 논농사를 짓는 강삼규 한농연중앙연합회 정책위원장은 “후보들의 공약 중 농어촌기본소득 공약, 공익지불 확대 공약, 농어민기본소득 지급 공약 등이 눈에 띄었다”면서 “하지만 재정당국의 협조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관료 중심의 현 농정추진체계 혁신 없이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공약 추진시 지급대상과 관련한 논란이 심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현재 시행 중인 공익직불제와 관련해서도 현장 민원이 많다”면서 “농가 수와 농업경영체 등록 수의 차이가 70만호에 달한다. 전업농, 겸업농, 취미농, 가짜농(위장농) 등이 명확하게 가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도 화천의 박기윤 화천현장귀농학교 교장은 “농수산식품예산 비율을 5%까지 늘리겠다고 구체화한 부분이나 직불금 5조 확대 등은 긍정적이지만, 농지 문제나 농업인에 대한 정의 등 근본적 문제에 대한 접근이 없어 아쉽다”는 평가를 내놨다. 특히 이재명 후보의 대표공약인 농어촌기본소득과 관련해 “농민 뿐 아니라 농어촌 주민들에 대한 지원으로 지역균형 발전을 꾀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금액이 너무 소액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민들 입장에서 볼 때는 퍼주기라는 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남 구례의 여성농업인 정영이 씨는 “현재 농민수당이 전국 지자체에서 모두 시행되고 있지만 금액과 연 지급액, 대상이 모두 상이하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여성농민은 배제되고 있다”면서 “농민수당과 농어촌기본소득, 또는 농어민기본소득과의 관계나 예산 확보방안 등이 궁금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농민수당 운동을 추진하며 어렵게 진행됐던 게 국민 동의를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한 염려였다”면서 “국민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안성의 고진택 한농연안성시연합회장은 “농업예산과 직불금 확충, 기본소득 지급과 같은 공약들은 식량주권을 책임지는 농민으로서 환영하고, 필요한 공약들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이러한 공약에 쓰이는 재원이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격이 돼서는 안된다. 경기도만 보더라도 농민기본소득이 시행에 들어갔는데, 벌써부터 여러 지원예산이 깎였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우려했다.

경북 봉화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김애란 씨는 “농민은 흉년이어도 가난하고, 풍년이어도 가난하다. 그 가난함을 해결할 수 없어 농촌을 떠나고, 그 가난함을 물려줄 수 없어 자식들에게 농촌을 떠나라 한다”면서 “그게 직불금이든, 농어민기본소득이든, 농어촌주민소득이든 더 이상 농업예산이 다른 곳으로 새지 않고 농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익직불 사각지대부터 없애야

현 직불금 사각지대부터 없애고
땅값·임차료 상승 부작용 차단
농지면적기준 지급 방식 바꾸길

농민들은 후보들의 공익직불금 확대 공약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면서도 불합리한 제도 개선부터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북 익산에서 쌈채소농장을 운영하는 김훈 대표는 “현 공익직불제의 대상농지는 2017~2019년 중 1회 이상 정당하게 직불금을 지급받은 실적이 있어야 받을 수 있다”면서 “청년농이나 후계농, 귀농인이 토지를 구입한 후 직불금을 신청할 때, 구입한 농지가 17~19년 직불금 지급 이력이 없으면 공익직불제를 신청할 수가 없다”면서 직불금 확대 전에 이러한 사각지대부터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밀 재배농가인 충남로컬푸드 이동형 대표는 현행 지급방식에 대한 개선 없이 직불금을 확대할 경우 예상되는 문제점부터 지적했다. 그는 “부재지주가 많고 농지의 임차비율이 절반에 육박하는 우리의 농지 여건에서 농지 소유여부와 경작 면적만을 근거로 공익직불금이 확대된다면, 농지가격 상승과 임차료 상승이 불가피하고, 상속농지가 없는 신규 청년농민들의 진입장벽은 더 높아져 농업 세대교체는 더욱 지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충남도의 밀 생산장려금처럼 농지 소유 여부가 아니라 실경작자의 생산 수매량을 기준으로 지원하는 방안이 고민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진택 회장은 “공익직불금 확대도 좋지만 이 과정에서 부정수령자를 걸러내는 게 중요하다”면서 “부령수령자를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걸러내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 한 동네에 있다가 외지로 나가면서 땅을 임대해주기 때문에 서로 고발하기가 힘들다. 또 세금 문제도 있어 그냥 부재지주가 농사를 짓는 것으로 하기도 한다”고 지적하고, 실제 농사를 짓는 농민들에게 직불금이 돌아가도록 하는 방안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우려하는 공약은
이재명 ‘에너지 자립마을’·윤석열 ‘농촌 뉴타운’ 신중한 접근을

투기세력 나서며 사업취지 변질
농지전용·농촌경관 훼손 불가피

뉴타운은 주민간 위화감만 조성
진흥지역 90% 공약도 ‘비현실적’

태양광과 풍력 설치를 둘러싼 그동안의 농촌지역내 갈등을 반영하듯 이재명 후보의 ‘에너지자립마을’ 공약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박기윤 교장은 “축사나 건물, 농지나 임야에 태양광 등을 설치해 판매하는 현행 방식은 농촌 경관 훼손이나 농지 전용 등의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에너지 수요처에서 에너지를 생산한다는 에너지 자립의 기본원칙에서도 벗어난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농업용 전기를 사용하는 시설과 장소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해서 점차적으로 대체하는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농업용전기가 필요한 수요처에 신재생에너지 생산설비를 설치하도록 유도하면 지산지소라는 에너지 자립원칙에도 맞고, 농업용 전기에 대한 형평성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훈 대표는 “농촌 재생에너지사업은 주민 소득을 늘려주는 효과보다 태양광 시설물로 인한 지가 하락과 농촌 경관 훼손이 더 우려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주에서 배농사를 짓는 김영욱 나주시농어업회의소 사무국장도 같은 의견을 냈다. 그는 “지역농민이 배제된 채 도시 투자자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농촌의 우량농지를 구입하는 등 투기세력들이 대거 규합하면서 당초 사업 취지와 달리 변질된 측면이 많다”고 지적하고 “도시민과 지역민간 갈등 심화는 물론 농촌 환경 및 농지 훼손 등이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윤석열 후보 공약 중엔 ‘농지이양은퇴직불금’과 ‘농촌 뉴타운’의 문제점이 많이 지적됐다. 김애란 씨는 “농업인구의 42%가 65세 이상 고령인구인데, 그나마 버티고 있는 이들을 은퇴시키고 나면 줄어든 농산물 생산은 무엇으로 대체할 것이냐”고 묻고 “농업인력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정책을 펼친다면 모르겠으나 농업소득 평균 1000만원 시대에 누가 농업을 직업으로 선택하려고 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여기에 김 씨는 “농촌에서 터전을 잡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어떤 농사를 지어도 한 해를 먹고 살 수 있는 생활비를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인데, 농촌 뉴타운으로 청년농이 확보될 수 있겠냐”면서 “마을마다 덩그러니 이름만 남은 건물들이 즐비한 현실을 둘러나 봤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기윤 교장도 “농촌뉴타운을 통한 청년농 주거문제 해결은 농업현장과 거주지가 달라질 수 있고, 귀농 청년들끼리만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등 부작용이 극심할 것”이라고 우려했고, 김영욱 사무국장은 “농촌 뉴타운을 조성해 청년농에게 우선 배정할 경우 지역 우월감 같은 정서가 조성될 여지가 있고 기존에 살고 있는 농촌 사람들의 박탈감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상정 후보가 내세운 농업진흥지역 90% 확대는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영욱 사무국장은 “농지를 확보하고 보전하는 것이 물론 중요하지만 농촌지역에 농지만 있어서는 살 수 없다. 필요에 따라서는 농업시설이나 기타 기반시설 정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측면이 다 같이 반영, 조율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충남 보은에서 친환경농사를 짓고 있는 전경진 씨는 “일부 후보의 공약은 예산 5조원 확대 공약이라고 보기 어렵다. 좀 더 포괄적인 정책제시가 필요하다”며 “특히 곡물자급률 100%, 생태농업비중 60% 이상 확대를 목표로, 농민·농촌·농업의 삼농정책을 국가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농정제도를 다양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경진 씨는 영농형태양광 설치와 비료가격차액지원 공약에 대해 가장 큰 우려를 나타냈다. 전 씨는 “영농형태양광 설치를 적극 반대한다. 농업은 전환의 대상이 아니고 보존의 주체이고 농민은 희생이 아니라 회생으로 전환돼야 한다”면서 “비료가격 차액지원은 땅을 오염시키고 비료회사만 키우는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피부에 와닿는 공약을 원한다

강삼규 위원장은 “농촌소멸이 언급되는 엄중한 상황임에도 농민들의 주요 관심사항인 농지문제, 영농자금문제, 농가부채 문제, 농축산물 판매문제, 품목별 자조조직 문제, 농협개혁 문제 등에 대한 공약이 빈약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기정부가 농지소유·이용실태 전수조사와 함께 10년 장기임대차와 임차료율 제한 등이 담긴 실경작자 중심 임대차제도 강화, 부재지주·상속·이농농지의 국공유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농산물 가격 폭락위기에 대응하려면 농민끼리, 조합끼리, 지자체끼리 경쟁할 것이 아니라, 같은 품목을 생산하는 농민들끼리 하나로 협력해 수요에 맞춰 생산을 조정하고 출하해야 한다”면서 “품목별 전국단위 연합체제를 강화, 생산자가 주도해 선제적 수급조절기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과 가격안정을 위한 정책 요구도 높았다. 고진택 회장은 “수급상황에 따라 가격이 너무나 널을 뛰기 때문에 산지폐기와 같은 정책도 좀 더 정교하게 할 필요가 있다. 또 농민들 입장에서 도매시장에 농산물을 낼 경우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을 받아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 안 팔면 그만이라고 하지만 서울까지 간 물건을 다시 가져올 수도 없는데다 가져오더라도 농산물 특성상 이미 상품가치가 없어지고 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은주 한여농제주도연합회장은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을 촉구했다. 강 회장은 “최근 요소 부족 사태로 인해 비료가격이 오르고 코로나19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지 못하면서 인건비가 급등하는 등 생산비가 대폭 상승했지만 농산물 가격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차기정부에서는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선거철 표를 얻기 위해 공수표를 남발하지 말고, 농사에 사활을 걸고 있는 농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공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영욱 사무국장은 “농촌의 고령화로 인력난이 고질적인 문제가 된지 오래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까지 터지면서 인력 수급 문제가 지속가능한 영농을 위한 선행과제가 됐다. 농촌인력 공급을 위한 인프라 및 기반조성에 대한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고 주문하고 “신속하고 빠르게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약속했던 공약이 반드시 이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영이 씨는 “여성농민을 농업의 주체로 인정하는 제도의 보완과 함께, 특히 다품목 소량생산으로 토종종자를 지키며 생태농업을 실천하는 고령의 여성농민을 위한 정책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여성 할당이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높은 농협 조합원 가입문턱도 낮춰야 한다는 주문이다.

박기윤 교장은 “농업인 하나하나가 다 경영자로서 상황도 생각도 다르다. 규모나 경제력 등 처지도 천양지차다. 그러므로 농정 분야는 100인이면 100개의 정책이 필요하다. 결국 농업인 모두를 만족하거나 대표할 수 있는 정책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장 눈앞의 농업인 소득증대, 인력문제 해소 등도 중요하지만 국가를 경영하고자 하는 입장에서 우리 농업·농촌에 대한 기본시각을 먼저 정립하고,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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