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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열흘 만에 반토막…꽃값 널뛰기에 화훼농가 ‘한숨’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2-01-24 10:12
조회
18

졸업식 수요로 반짝 급등 후
평년수준 아래로 곤두박질
일부 언론 가격폭등 보도에
소비심리 얼어붙을까 걱정

새해, 꽃값이 요동치면서 화훼 농가의 한숨이 짙어지고 있다. 1월 초 학교 졸업식 수요가 몰려 꽃 가격이 ‘반짝’ 급등했다가 불과 열흘 만에 ‘반토막’ 아래로 폭락하는 등 가격 불안 위험이 커지고 있는 데다, 가격 하락 폭도 상당해 최근 꽃 가격 흐름이 평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다.

새해 들어 학교 졸업식 수요로 꽃값이 일시에 급상승했다가 불과 열흘 만에 평년 가격 밑으로 떨어지는 등 가격 변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20일 양재동 화훼공판장 꽃 상가 모습. 김흥진 기자
새해 들어 학교 졸업식 수요로 꽃값이 일시에 급상승했다가 불과 열흘 만에 평년 가격 밑으로 떨어지는 등 가격 변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20일 양재동 화훼공판장 꽃 상가 모습. 김흥진 기자

aT화훼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 장미 경매가격은 1월 3일 한 단(약 10송이) 평균 1만6990원, 5일 2만407원으로 급등했다. 7일 1만1841원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이 시기 평년 가격인 8000~9000원보다는 크게 올랐다. 그러자 “장미 한 단 소매가격이 7만원을 넘었다”, “도매가격이 평년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는 식의 ‘꽃값 폭등’ 보도가 쏟아졌다. 2월 졸업식을 1월 3~7일로 앞당겨 진행한 학교들이 많아져 수요가 일시에 몰렸기 때문인데, 꽃 가격이 비싸 비누로 만든 ‘비누꽃’이 등장하는 졸업식 진풍경까지 보도됐다.

이로부터 열흘 남짓 지난 19일 현재, 장미 가격은 ‘폭락’한 상황이다. 양재 화훼공판장 경매가격은 10일 평균 8998원으로 1만원대 밑으로 떨어져 5일 만에 ‘반토막’이 됐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하락세는 가속됐다. 12일 6911원, 14일 5521원, 17일 5928원으로 떨어졌다.

1월 5000원대 장미 가격은 2018~2021년 최근 4년간 1월 평균가보다도 낮은 금액이다. 연도별 1월 평균가는 2018년 6432원·2019년 6945원·2020년 6899원·2021년 6539원이다. 심지어 코로나 국면에서 소비 침체가 극심했던 2021년 1월 가격보다 낮다는 점에서 ‘꽃값 폭등’ 사태의 여파가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화훼 농가들은 일시적 현상으로 빚어진 ‘꽃값 상승’을 언론에서 자극적으로 보도해 결과적으로 꽃값이 비싸다는 인식만 소비자에게 각인시켜 소비 심리를 더 얼어붙게 만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기색이다.

경기 고양에서 장미를 재배하고 있는 정수영 씨는 “새해 연초 농민들이 보기에도 이상할 정도로 꽃값이 폭등했는데, 이런 가격을 원하는 농민들은 아무도 없다. 꽃값이 오른 시기가 5일 정도로 ‘반짝’인데, 소비자들이 꽃값이 비싸졌다는 부분만 인식해 꽃 소비가 다시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꽃값은 보통 겨울에 높고 여름으로 갈수록 낮아진다. 그런데 현재 꽃값은 여름 꽃값보다도 낮아 심각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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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꽃 가격 급등 현상이 안정세로 접어든 13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보도자료를 냈는데, 이 자료에서 “졸업식이 12월 말부터 1월 초(~1월 7일)로 많이 당겨 실시됐고, 비대면 졸업식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전년과 달리 사진 촬영 등을 허용하는 대면 졸업식 확대를 농가에서 예측하지 못해 일시적 화훼 수요 증가에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하면서, 이번 사태의 원인을 농가 예측 실패로 떠미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화훼 농가들은 단기간 내 꽃 가격이 급격하게 출렁이는 기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취약한 생산 기반을 꼽고 있다.

정수영 씨는 “인건비·연료비·자재비가 모두 오르는 반면 꽃값이 받쳐주지 않아 농사를 포기하는 이들이 계속 늘고 있다”면서 “코로나 국면에서 소비침체 여파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제 주변에도 장미 농장을 하다가 지난해 폐업한 분들이 꽤 있다”고 전했다.

50년간 꽃 재배를 해 온 경기 파주의 이만백 씨는 “1968년부터 지금까지 국화만 키워왔는데, 지난해처럼 힘들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1970년도 국화 한 단(10개) 가격이 100원 정도 했다. 그때만 해도 꽃이 귀했다. 그런데 지난해 국화 한 단 가격이 1000원이었다”면서 “지난 50년간 인건비, 자재비, 부동산 임대료 등 생산원가와 경상비는 크게 오른 반면 꽃 가격이 이를 받쳐주지 못해 농사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데도, 뚜렷한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예기치 않게 꽃값이 요동치면서 당황스러운 쪽은 소비 분야만이 아니다. 생산 현장은 물론 유통 분야도 혼란의 연속이다. 최근 화원(꽃집) 등 소매업체를 중심으로 화훼 도매유통구조의 문제점을 지적, 개선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기자회견, 집회가 잇따르는 등 산업 전반에서 저마다의 어려움과 고충을 ‘분출’하는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물량 부족에 따른 가격 급등 상황을 기회 삼아 수입업자들이 수입 꽃을 대거 들여왔다는 소식에 농가들도 가슴을 태우고 있다.

정 씨는 “가격이 오르면 당장 소비에서 문제가 된다. 하지만 꽃값이 하락하면, 1년 중 1~2월 졸업식과 입학식 수요가 절대적인 생산과 유통, 화원업계는 생사와 직결되는 부분”이라며 “이런 와중에 일부 수입업자들이 가격이 좋은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동남아, 아프리카 등에서 꽃 수입을 많이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가격 폭락이 수입 꽃 때문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이만백 씨도 “꽃 수입이 소비자에게 필요한 부분이 있지만, 생산 현장의 어려움을 감안하지 않은 채 대량 수입하는 업자들에 대한 관리와 규제가 미흡한 실정”이라면서 “가격 급등과 가격 급락이라는 현상이 불과 2주 사이에 요동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화훼산업이 취약하다는 방증이다. 정부가 단순 가격 관리만 할 것이 아니라 산업 전반을 차근차근 짚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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