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마당

농업뉴스

농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농촌사회 건설을 위해 농촌복지 향상에 총력을 경주하고,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킨다.

(농민신문농촌 인력난에 인건비 ‘껑충’ …전국 곳곳 농사 포기 속출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2-01-12 09:19
조회
24

01010100501.20220112.001324787.02.jpg지난해부터 딸기 재배규모를 대폭 줄인 정화영씨(왼쪽)가 부인과 둘이서 수확작업을 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도망가고 돈줘도 일할 사람 못구해

재배규모 줄이는 농가 많아

정부·지자체 대책 마련 시급 계절근로자 도입 확대 필요

인력중개업체 지도·감독을

“우리 가족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재배규모를 더 줄일 생각입니다.”

충남 논산시에서 딸기농사를 짓는 정화영씨(70·부적면 탑정리)는 “지난해 농작업 인건비 급등과 극심한 인력난으로 필요한 일손을 제때 구하지 못해 농사에 애를 먹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씨는 “아예 농사규모를 줄이는 게 속도 편하고 수지타산을 맞추는 데도 더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에서 농사규모가 비교적 큰 농가였다. 비닐하우스만 20동.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14동으로 줄였고, 지난해 8월에는 9동에서만 정식을 했다. 5동을 더 줄인 것. 이렇게 영농면적을 줄인 이유는 데리고 일하던 외국인 근로자 3명이 지난해 5월 중순 아무런 말도 없이 도망가는 황당한 일을 당해서다.

그는 “6월말까지 한달 반 정도는 더 수확해야 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인건비가 크게 치솟은 데다 돈을 주고도 대체 인력 구하는 게 쉽지 않아 아내와 둘이서 밤늦게까지 수확했다”고 당시 겪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한번 올라간 인건비가 쉽게 내려올 것 같지도 않고 지난해와 같은 야반도주를 또 당하지 말란 법이 없기 때문에 아예 재배규모를 줄였고 앞으로 더 축소할 계획”이라며 “외부 인력을 전혀 쓰지 않고 아들·아내와 함께 4∼5동에서만 딸기를 재배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의 딸기농가 김모씨도 8동 규모이던 비닐하우스를 지난해 5동으로 줄이고 부부의 노동력만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데리고 일하던 외국인 근로자는 모두 내보냈다. 김씨는 “딸기 1동을 농사지으면 1400만∼1500만원(토경재배 기준) 수익이 나는데 외국인 근로자 1명 인건비가 1년에 2400만원가량 된다”며 “1명이 1.5동 정도를 감당할 수 있다고 봤을 때 지금의 인건비로는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인건비 상승과 인력난으로 인해 재배규모를 줄이는 농가가 늘고 있다. 딸기의 경우 국내 주산지 가운데 한곳인 논산시에서 이런 현상이 뚜렷하다. 논산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이 농협 공선출하회 소속 농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20년 농가당 평균 5.5동이던 재배규모가 2021년 5.1동으로 7%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실제 재배규모는 더 감소했을 것으로 법인은 추정하고 있다. 공선출하회 농가의 경우 선별작업을 농협에 맡기므로 인력을 그만큼 덜 사용하기 때문이다. 선별을 직접 하는 일반 농가의 경우에는 일손이 더 많이 필요하므로 재배규모 축소 폭도 더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인력난으로 인한 농사규모 축소 문제는 다른 작목도 마찬가지다. 양파농가 이배형씨(62·논산시 연무읍 황화정리)는 6.66㏊(2만평)이던 재배면적을 지난해 가을 정식 때부터 3.33㏊(1만평)로 반토막 냈다. 역시 급증한 인건비와 인력 부족이 원인이다. 이씨에 따르면 9만∼10만원이던 일당이 지난해 13만∼15만원으로 크게 뛰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돈을 주고도 인력을 구할 수 없어 지난해에는 멀리 전라도에 있는 인력까지 동원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씨는 “양파는 정식 등을 적기에 하는 게 중요한데 인력을 제때 공급받을 수 없으니 돈도 돈이지만 애가 달아서 농사를 지을 수가 없더라”며 “봄에 웃거름 주는 작업이나 제초에도 일손이 많이 필요하지만 올해도 인력수급 상황이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농사 절반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전남 강진에서 딸기농사를 짓는 최상훈씨(55·강진읍)는 인력난과 인건비 압박으로 지난해부터 농사규모를 절반으로 줄였다. 최씨는 “외국인 근로자 3∼4명의 인건비로만 한해 3000만원 넘게 들어가다보니 차라리 부부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농사규모를 줄이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며 한숨지었다.

심지어 농사를 포기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경북 의성에서 10년간 마늘농사를 지어온 송진성씨(55·의성읍 오로1리)는 최악의 인력난을 견디다 못해 7273㎡(2200평) 규모의 마늘농사에서 손을 떼고 말았다. 송씨는 “8만∼9만원 선이던 인건비가 코로나19 여파로 15만원까지 치솟고 그마저도 사람 구하기 힘들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수확 후 손에 쥐는 게 거의 없으니 농사를 안 짓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농촌 인력 부족을 완화하고 인건비의 지나친 상승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동규 전국농민회총연맹 논산시농민회장은 “계절근로자 도입 확대 등이 필요하며 인력중개업체에 대한 지도·감독을 통해 인건비가 과도하게 높아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농업경영인경기도연합회를 후원해 주시는 회원사 여러분의 소중한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