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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성실히 농사짓는데 직불금 왜 못받나”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1-11-08 09:24
조회
34

기본형 공익직불금 ‘농지요건’ 과거 직불금 수령 기록 필수

해당 기간 사정상 신청 못해 올해도 제외  농가 불만 고조

농특위 안건 상정·논의 예정 

“공정을 강조하는 정부에서 2년째 공익직불금을 받지 못하는 농가를 외면하는 건 부당하죠.”

5일부터 기본형 공익직불금 지급이 시작된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상에서 누락된 농가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기본형 직불금을 받으려면 ‘2017∼2019년 기존 쌀·밭·조건불리 직불금을 1회 이상 수령한 농지’에서 농사를 지어야 한다. 이 기간 여러 이유로 해당 농지에 대한 직불금을 신청하지 않았던 농가들은 성실하게 농사를 지어도 공익직불금 대상에선 제외되는 모순을 겪고 있다.

겸업농 생활을 하다 2019년 직장을 그만둔 A씨는 “직장에 다니던 시절 2만6446㎡(8000평) 규모로 농사를 지으면서도 농외소득이 3700만원 이상이었기에 직불금은 받지 않았다”며 “지금은 농외소득 없이 농사만 짓는데도 과거 수령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직불금 신청 길이 막혔다”고 했다.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는 3일 본회의에서 ‘공익직불제의 기본직접지불금 지급 대상 개선 촉구안’을 논의했다. 농지요건 규제로 직불금을 받지 못하는 농가의 불만이 높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농특위는 공익직불제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에 의견을 모으고 정부와 국회에 지급 대상 개선을 촉구하기로 했다.

문재인정부의 ‘간판 농정’으로 꼽히는 공익직불제를 대통령 자문기구인 농특위가 문제 삼는 배경엔 불합리한 농지요건에 대한 현장의 불만이 작용했다. 농촌 방문 때마다 직불제 개선 요구를 받는 정현찬 농특위원장이 본회의 안건에 직불금 지급 대상 개선문제를 올리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특위에 따르면 농지요건과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에 제기된 민원만 6000건에 달한다.

현행 ‘농업농촌공익직불법(이하 공익직불법)’이 정한 직불금 대상 농지요건은 위헌 소지도 있다. 기존 직불제에 없던 농지요건을 지난해 공익직불제 도입 시점에 추가해 헌법상 ‘평등원칙’과 ‘신뢰보호원칙’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와 관련해 국회에 제출된 공익직불법 개정안은 7건이다. 가장 최근인 10월29일 개정안을 낸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정읍·고창)은 “2017∼2019년 직불금 수령 자격이 있었음에도 인지 미흡, 낮은 단가, 복잡한 절차 등의 사유로 신청하지 않았던 농가의 불만이 상당하다”며 “현행법상 농지요건 탓에 농민들에게 보편적으로 지급되는 기본형 직불금은 ‘공익수당’ 개념이 아닌 ‘조건부수당’이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농식품부는 제도 개선을 전제로 2017∼2019년 직불금 미수령 농지에 대한 조사를 추진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실태조사를 거쳐 제도를 개선하면 기존에 직불금을 받지 않은 경우도 지급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실태조사의 구체적인 범위와 기간은 밝히지 않았다.

내년 공익직불제 예산이 늘지 않은 대목은 제도 개선이 기대만큼 신속히 추진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개호 민주당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은 “공익직불제를 2년 시행하면서 도출된 문제를 보완할 예산이 필요한데, 내년 예산도 올해 수준인 2조4000억원 규모로 편성돼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재정당국과의 협의에 따라 공익직불제 도입 5년간 관련 예산 확대가 어렵다는 점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김태연 단국대학교 환경자원경제학과 교수는 “2017∼2019년 특정한 사유로 직불금을 신청하지 못했더라도 해당 농지에서 정상적인 영농활동을 했다는 사실이 입증된다면 지급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유럽연합(EU) 국가들은 한정된 기간을 조건으로 삼을 땐 예외사항 등 특례조치도 법에 담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산은 필요에 따라 조정하는 것으로, 지급 대상이 바뀌면 예산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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