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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농촌사회 건설을 위해 농촌복지 향상에 총력을 경주하고,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킨다.

(한국농어민신문)농촌 면소재지 3종 세트 사업으로 농촌재생혁신의 기반 구축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1-08-19 09:24
조회
23

구자인 소장(마을연구소 일소공도)


[한국농어민신문]

30~40호 규모의 공공주택 보급하고
복지센터 등 복합형 생활시설 구축
사회적 일자리 제공해 디딤돌 삼아야 



농촌의 주거문제는 심각하다. 일단 ‘주거의 질’ 측면에서 ‘국민최저한’의 수준에 미달하는 주택이 너무 많다. 굳이 통계자료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건물노후도나 규모, 재질, 시설 등에서 선진 외국에 비할 바가 아니다. ‘주거의 양’ 측면에서도 통계상으로 주택보급율이 100%를 넘는다지만 농촌에서 집구하기는 정말 쉽지 않다. 좋은 집이 적은 것이 결정적이고, 수리하여 살만한 집조차도 찾기 쉽지 않다. 정책 측면에서 최근에 농촌 빈집에 보이는 과도한 관심은 착시현상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새로운 주거 수요는 적지 않다는 것이 충분히 확인되는데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일단가장 먼저 기존 주민보다 새로 유입되는 귀농귀촌인들을 쉽게 떠올린다. 대개 마을에서 동떨어져 땅값도 싸고 간섭받지 않는 곳을 선호하는데, 현재의 초고령화 추세를 고려하면 갈수록 문제가 된다. 마을 위 골짜기로 올라갈수록 행정이 미래에 부담해야 할 비용은 늘어나고, 농촌의 토지거래를 시장경제에만 맡겨두니 분산적 난개발이 심해져 농촌경관은 파괴되고, 공동체적 관계도 단절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부모님 농업을 승계하기 위해 돌아오는 청년들도 심심치 않게 보는데, 인근 읍내 아파트에 사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축산농가의 후계자는 대부분이라 생각된다. 아이들 교육 핑계가 가장 설득력이 있는데, 축산악취문제와 더불어 주거문제도 크게 작용한다. 주거가 불편하니 며느리와 처갓집 설득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농촌 주거문제를 일시에 해결하기는 분명 어렵다. 하지만 개인이 스스로 알아서 해결하도록 하거나 민간 시장에 맡기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보장해야 하는 주거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에 해당한다. 국가와 행정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주거권 측면에서 농촌은 그동안 사각지대에 해당한다. ‘빈집정비’라는 이름의 철거 사업을 시행하는 정도, 그리고 농어촌뉴타운과 전원마을 사업으로 귀농귀촌인의 집단 주거단지 사업을 무리하게 시도해본 정도에 그친다.

지난 4월에 국토부는 ‘농산어촌 주거플랫폼’이란 이름으로 새로운 공모사업을 시작하였다.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함께 생활SOC 확충과 일자리 제공을 통해 신규 인구를 유입하여 활력을 제고하겠다는 것이 취지다. 신청대상이 일부 농촌에 국한되는 시범사업이고, 장관도 바뀌어 내년에 지속할지는 의문이다. 농식품부도 ‘농촌보금자리’란 신규사업을 기획하고 지난 7월말에 수요조사를 실시하였다. 독거노인들에게 공동생활홈으로 이전하고 살던 집을 10년 이상 장기임대하는 조건으로 원래 주거를 재활용하여 귀농귀촌인이나 근로자 숙소로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시범사업 정도로는 당면한 농촌 주거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이제는 발상을 과감하게 전환할 시점이고 중앙정부 역할로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전국의 농촌 면소재지마다 30~40호 규모의 공공주택(사회주택)을 의무적으로 보급하자. 1차적인 수요는 청년 귀농귀촌인이나 혁신적인 활동가에게 우선 제공하고, 초등학교 선생님이나 면사무소 직원과 같은 공공인력 숙소로도 제공할 수 있다. 독거노인을 위한 공동생활홈이나 열린 요양원(사회적농업) 개념과 결합하면 효과가 더욱 높다. 전국적으로 보자면 4만호 정도(면 1,180개 * 평균 35호)가 된다. 주거 수요는 많지만 농촌사회의 수용성을 생각하면 작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 기존의 면소재지 생활기반정비(기초생활거점육성) 사업을 활용하면 예산은 이미 확보되어 있는 셈이다.

여러 가지 부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농촌 면 단위가 ‘인구댐’ 역할을 할 수 있어 지방소멸에도 적극 대응할 수 있다. 컴팩트시티, 축소도시 논의에서 보듯이 무분별한 투기성 난개발을 예방하고 면소재지의 계획적 개발을 정책적으로 유도하며 농촌다움 유지에 크게 도움이 된다. 도시의 주거문제 해결이나 균형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에너지 절약형 주거단지로 설계한다면 농촌형 그린뉴딜 정책의 일환이 될 수도 있다.

둘째, 농촌생활에 필요한 기초인프라를 면소재지마다 최소한으로 갖추자. 특히 공공시설을 복합형으로 계획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초고령화 시대임에도 면사무소와 주민자치센터, 보건지소, 복지센터, 우체국, 농협 등 각종 공공시설이 적절한 부지를 찾지 못해 개별 분산 입지해왔다. 걸어서 이동할 수 없는 거리에 있고, 순환버스는 당연히 없다. 정책 칸막이로 인해 정부 부처마다 협력이 없고, 지역사회를 가장 잘 아는 주민들에게 권한도 부여되지 못한 탓이다. 주민자치회가 주도하여 지역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주민총회를 거쳐 지역사회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이런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주민들에게 계획수립의 권한이 주어진다면 과다한 건축도 분산적 입지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걷고 싶은 면소재지가 될 것이다.

셋째, 전국의 모든 농촌 면 단위로 10명씩, 총 1만명의 사회적일자리를 제공하자. 농촌의 공공시설 관리와 주거복지 서비스, 통합돌봄, 로컬푸드, 경관환경 등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보조금정책을 혁신하고, 일몰사업을 적극 발굴하며, 공공이 흡수했던 기간제 근로자를 민간으로 돌린다면 재원 확보도 무리가 없다. 무주군 안성면에서 이루어졌던 실험을 참고한다면 지역사회에 좋은 영향이 분명 나타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사회적일자리를 디딤돌로 사회적경제조직이 다양하게 설립될 수 있도록 정책 환경도 정비해야 한다. 기초지자체 권한 중에서 주민생활에 가까운 기능을 주민자치회로 이관한다면 농촌재생의 대안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다.

농촌 면소재지의 공공주택단지와 복합형 생활SOC, 사회적일자리, 이 세 가지를 3종세트로 접근하는 것이 농촌재생혁신의 출발점이라 본다. 농촌사회 스스로 내년에 있을 대선과 지방선거를 준비하며 이런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농촌재생은 누군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애정을 가지고 평생 살아가야 할 주민들의 손에서 만들어진다. 선출직에 나설 후보자들도 이런 주장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답이 없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권한이 주어지지 않았고, 실험하고 훈련할 수 있는 기회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던 탓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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