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마당

농업뉴스

농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농촌사회 건설을 위해 농촌복지 향상에 총력을 경주하고,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킨다.

(한국농어민신문)['고향사랑기부제' 긴급점검] 세금 아닌 기부금…납부자에 세액공제 혜택·답례품은 '덤'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1-08-02 09:26
조회
56

<1> 왜 고향사랑기부제인가


[한국농어민신문 이상길 농정전문기자]

요즘 ‘고향세’란 말이 자주 매체에 오르내린다. 대체 고향세란 뭘까? 고향세라고 하면 또 하나의 세금 아닌가? 이것은 세금이 아니라 정확히는 ‘고향사랑기부금’이다. 이 제도는 고향을 떠나 타 지역에 정착한 개인이 고향이나 자기가 선호하는 지방자치단체에 기부를 하면 기부금의 전액 또는 일부를 세액공제로 돌려받고, 지자체에서는 감사 의미로 기부자에게 지역특산물을 답례품으로 제공하는 제도이다. 쉽게 말해 고향사랑기부금은 세금이 아니라 기부금을 내고 세액을 공제 받는 세제 혜택이다.




인구의 70%, 수도권·광역시 거주…기초 지자체 46.1% ‘소멸위험’


◆농촌 소멸위기와 고향사랑기부제=우리나라 농어촌지역은 수도권과 대도시로의 인구 유출과 저출산, 고령화의 가속화로 인한 인구 감소로 소멸위험에 처해 있다. 2020년 한국고용정보원의 분석에 따르면 228개 기초 지방자치단체 중 향후 30년 내 ‘소멸 위험’이 있는 지역은 전체의 46.1%인 105곳이다. 이 중 ‘소멸 고위험’으로 분류된 지역 23곳은 대부분 농어촌지역이다.

우리나라는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2019년 말 국내 총인구는 5184만9861명인데, 이 중 50%가 넘는 2600만명이 서울, 인천, 경기에 살고, 1000여만 명이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울산, 세종에 산다. 70%가 수도권과 광역시에 거주하는 셈이다.

이러한 수도권 집중은 농어촌지역의 소멸위험과 지역간 불평등을 낳고, 환경문제, 기후위기를 부채질하며, 집값 문제 등으로 서민층과 청년층의 삶을 힘들게 한다. 이번 코로나 19 팬데믹에서 우리는 수도권 초집중이 얼마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지 깨달았다.

지역 인구 유출은 곧바로 농어촌 지역의 세수를 감소시켜 농어촌 지자체의 재정부족을 심화시키고, 지역경제를 위축시킨다. 2020년 현재 특별, 광역시의 재정자립도는 60.7% 수준이지만, 농어촌이 속한 군지역의 재정자립도는 17.3% 수준으로 대도시와 농어촌 지자체간의 재정자립도는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지역간 불균형은 국민의 삶의 질을 악화시키고,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한다. 농어촌 지역의 지방재정 확충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절실한 이유다. 이런 배경에서 지방소멸의 위기를 막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고향사랑기부금제도가 나온 것이다.




열악한 지방재정에 ‘단비’…지역간 심각한 불균형 해소 기대


◆고향사랑기부제 내용과 효과=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고향사랑기부제에 관한 법률 제정안’에 따르면 기부 주체와 대상은 개인이 전국 지자체에 대해 기부가 가능하다. 다만 강제모집 등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지자체 지역 주민과 법인은 기부할 수 없다.

세액공제는 10만원까지는 전액, 1천만원까지 16.5%, 3천만원 초과분은 33% 세액을 공제한다. 이는 정치기부금 같은 기존의 세액공제와 형평성을 고려해 구간을 설정한 것이다.

답례품은 기부촉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농특산품 등 제공이 가능하다. 다만, 지자체간 과열경쟁 방지를 위해 답례품의 종류 및 상한선을 규정한다.

기부금 운용은 기금을 별도 설치해 주민 복리 증진에 사용한다.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 지역공동체 활성화 등의 목적으로만 사용한다는 것이다.

고향사랑기부금 제도를 도입하면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고 얘기된다. 농협경제연구소의 최영운 박사는 “고향사랑기부제는 지방재정 확충, 지역 간 재정격차 해소에 크게 기여하고, 농축산물과 같은 지역특산물로 답례품을 제공할 경우 농가 소득증대 및 지역 관련 산업 발전과 교용을 증대시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고향사랑기부금의 재원은 △사회적 취약계층의 지원 및 청소년의 육성보호 △지역 주민들의 문화 예술 보건 증진 △시민참여, 자원봉사 등 지역공동체 활성화 지원 △그 밖에 주민 복리증진에 필요한 사업에 쓰인다. 열악한 재정으로 주민 복지에 쓸 돈이 부족한 지자체와 주민들 입장에서는 오아시스 같은 재원이 될 것이다.



2008년부터 도입, 2019년 4조8754억 모금 성과 ‘60배 성장’




◆일본의 고향납세 제도=우리나라보다 앞서 저출산 고령화, 인구 유출 등 지방소멸 문제에 직면한 일본에서는 2008년부터 도시와 지방의 재정격차 해소를 위해 ‘고향납세’(후루사토 납세) 제도를 도입했다. 고향납세란 자기가 태어난 고향이나 응원하고 싶은 지자체에 일정금액을 기부하면 지자체는 기부자에게 세약감면 및 지역특산품 등의 답례를 제공하는 구조로, 일본의 전국 지자체와 기초지자체에서 시행 중이다.

2008년 도입 당시 814억 원이었던 고향납세액은 2019년 4조8754억 원으로 약 60배나 증가했다. 특히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납세가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고, 2015년 세제혜택 확대 이후 실적이 급증했다.

일본에서 고향납세가 크게 증가한데는 기부금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와 답례품 제공 활성화에 있다. 고향납세의 세약공제는 소득세 공제, 주민세 기본 분 공제, 주민세 특례분 공제 등 세 차례에 걸친 공제혜택으로 다른 기부제도에 비해 세금 감면 효과가 높다.

일본 고향납세는 자부담 2000엔(우리 돈 2만원 정도)이 있지만, 기부자가 답례품을 받게 되면 2000엔을 내고 답례품을 구입한 것과 동일한 효과가 된다. 기부자 입장에서는 고향납세에 참여하는 것이 전혀 부담이 되지 않고, 오히려 답례품이 2000엔 이상의 가치가 있을 경우, 세액공제와 답례품을 통해 이득을 보게 되는 셈이다. 답례품은 기부금의 30% 한도내에서 제공되는데, 그 순위는 농축산물, 전통공예품, 수산물, 공공시설 이용권 등이다.

일본의 고향납세는 지방으로 분산돼 실적이 크게 증가했고, 개개인의 공헌이 지역을 바꾸고 여러 지역에서 활력이 생기는 사례를 경험하고 있다. 특히 2011년 동일본 대지진, 2016년 구마모토 대지진 등 재난과 어려움을 당한 지역에 큰 도움을 주기도 했다.




2007년 대선공약으로 첫 등장…찬반 거듭하다 번번이 좌절


◆고향사랑기부금 법안 논의 경과=우리나라에서 고향세 논의는 2007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대선공약으로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2007년 11월6일 ‘선택 2007! 한농연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여태껏 농촌이 도시를 만들어 왔다면 이제는 도시가 농촌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우리가 유역 관리제를 통해 하류지역 주민들에게 상류 주민들을 위한 세금을 걷어 들였듯이 고향세를 만들어 주민세의 10%를 고향으로, 또 자기가 원하는 농산어촌으로 돌리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2010년 4월에는 한나라당에서 ‘향토발전세(고향세)’의 신설을 6.2 지방선거 공약으로 채택하겠다는 계획이 제시되면서 논의가 다시 시작됐으나, 지자체간 갈등 심화, 과열 유치경쟁 등 부작용 우려 등의 이유로 채택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고향세 관련 법안을 가장 먼저 발의한 의원은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이다. 그는 18대 국회인 2009년 3월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을 일부 개정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여기엔 자치단체가 관할 구역 밖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자로부터 고향투자기부금을 모집할 수 있도록 기부금품법 적용을 배제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어 2011년 7월 홍재형 민주당 의원은 ‘소득세법 일부 개정안’에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거주자가 납부할 소득세의 10% 한도 내에서 본인이 지정한 지방자치단체의 세입으로 납부하는 내용을 넣었다. 이 두 법안은 찬반논란 끝에 국회 회기 만료와 동시에 폐기됐고, 19대 국회에서는 법안 발의가 없었다.

20대 국회에서는 황주홍 민주당 의원을 처음으로 안호영, 전재수, 홍의락, 김두관, 이개호, 위성곤 민주당 의원, 강효상, 박덕흠, 김광림, 이명수 함진규 한나라당 의원, 주승용 바른정당 의원, 정인화, 윤영일 민주평화당 의원 등이 13건의 고향세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20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은 회기 종료로 폐기됐다.

21대 국회에서는 2020년 6월 이개호 민주당 의원을 시작으로, 김태호 무소속 의원, 김승남, 한병도, 전재수, 이원욱, 위성곤 민주당 의원이 고향사랑기부금제 또는 이와 유사한 법안 7건을 발의했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개호, 김태호, 김승남, 한병도, 이원욱 의원 등 5개 안건에 대해 행정안전위원장 명의로 ‘고향사랑기부금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대안으로 마련하면서 2020년 9월22일 여야 합의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 11월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됐다. 소관 상임위에서 쟁점이 모두 해소돼 여야 합의로 통과했기 때문에 법 통과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법안은 엉뚱하게도 법사위에서 발목을 잡히고 있다. 이 법안은 11월18일 법사위 회의에 올랐다가 법사위 2소위로 넘겨 논의를 해 왔는데, 올 2월, 3월, 6월 3차례 심사를 했지만 통과되지 않고 야당인 국민의 힘 측의 이견으로 9개월째 계류 중인 상황이다. 소관 상임위인 행안위에서 의결한 법안에 대해 체계·자구 심사를 하는 법사위에서 법안의 취지와 내용 전반에 대해 반복적으로 문제를 삼아 논의가 공전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농업경영인경기도연합회를 후원해 주시는 회원사 여러분의 소중한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