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마당

농업뉴스

농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농촌사회 건설을 위해 농촌복지 향상에 총력을 경주하고,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킨다.

(한국농어민신문)초점|지역농축협 '상임이사' 제도 논란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1-08-02 09:25
조회
11

조합장이 쥐락펴락, 능력보다 인맥…책임경영 강화는 말뿐 '갈등만 증폭'


[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대의원총회 찬반으로 선출
조합장 입김에 당락 좌우

협동조합 정체성 못살리고
조합 내부 갈등 불협화음도

농축협의 체계적인 경영을 위해 도입한 ‘상임이사’ 자리를 놓고 각종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조합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사업성과를 높이기 위해 상임이사 제도가 도입됐지만, 조합장 예속화와 조합 내부 갈등 등의 불협화음이 전국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는 게 전·현직 농축협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농축협 상임이사 제도는 농협법에 규정돼 있다. 자산규모 1500억원 이상 조합은 조합원이 아닌 이사 중에서 1명 이상을 상임이사로 둬야 한다. 이에 따라 전국 1118개 농축협 중에서 708개소(의무도입 685개소, 자율도입 23개소)가 상임이사를 두고 있다. 특히 자산규모 2500억원 이상 조합의 경우 조합장이 비상임이기 때문에 제도적으론 상임이사의 직무와 책임이 더욱 중요하게 거론된다.

이 같은 상임이사는 농협법에 의한 선출직이지만, 조합장 입김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드러낸다. 7명으로 구성되는 조합 임원추천위원회가 조합장, 조합장 추천 1인, 이사회가 추천하는 비상임이사 3인, 대의원 2인 등으로 꾸려지기 때문이다. 또한 임추위가 추천한 상임이사 후보 1인을 놓고 대의원총회에서 찬반 형식으로 선출한다. 이 같은 선출방식 때문에 경영전문성과 조합 조직운영 능력보다 조합장에 줄을 대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A농협의 전임 상임이사는 “사실상 임추위가 조합장 의도에 따라 구성된다고 봐야 한다”며 “조합장 측근이 아니고선 상임이사로 선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심지어 “상임이사는 조합장의 심부름꾼이나 다름없다는 자조 섞인 얘기가 파다하다”며 “그렇다보니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살리지 못하고 경영전문성이라는 도입 취지도 실종됐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논란은 지난해 농특위의 ‘농협 지속가능 미래발전 위한 조직구조 개혁과제 연구’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조합 지배구조와 관련해 “상임이사는 인사권 등 책임경영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임기 2년으로 경영노하우 대신 임직원과 이해관계 조율에 시간을 보낸다”며 “이사, 감사 등 임원이 조합장이나 간부직원과 유착하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상임이사의 조합장 예속화를 최소화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선 우선 임기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상임이사 제도의 도입 당시에는 임기가 4년이었지만, 2009년 개정된 농협법에서 연임이 가능한 2년으로 축소됐다.

B농협의 모 상임이사는 “상임이사 임기가 2년으로 연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하지만 취임 즉시 다음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 매년 선거를 염두에 두고 활동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임이사 선출을 조합장으로부터 독립하고 임기를 3년으로 하면 경영에 더욱 주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합장들의 자성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모 지역농협 조합장은 “상임이사는 조합장과 조합 임직원, 조합원 사이에서 역할이 중요하다”며 “그런데 상임이사 자리가 왜곡되고 있고, 도덕적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도 있다. 조합장들 스스로도 상임이사 본연의 역할이 무엇인지 자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협동조합 전문가인 박성재 GS&J 시니어이코노미스트는 “상임이사는 조합의 이사회가 정한 사업방향과 자원을 활용하여 최선의 경영성과를 내는 것이 임무”라며 “이사회는 상임이사가 전문경영인으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월권과 직무 소홀 등에 대해 감시하고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 이 같은 기본적인 관점에서 임기문제, 권한의 배분 등이 논의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국농업경영인경기도연합회를 후원해 주시는 회원사 여러분의 소중한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