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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군 급식 경쟁입찰 전환...농가 피해 최소화 대책 마련돼야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1-07-14 09:56
조회
6

기존 접경지역·친환경 로컬푸드 정책기조와 배치
관련 농가 소외 이어질 수도

납품원가 줄이기 위한 저가 입찰경쟁으로
급식 질 하락 초래 '우려'


[농수축산신문=이문예·송형근 기자]

최근 국방부의 군 급식 시스템 개선 계획이 발표되자 일각에서 급식 운영상의 미비점을 납품 계약의 문제로 전가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특히 국방부 계획대로 경쟁입찰 도입 시 기존 접경지역·친환경·로컬푸드 관련 정책 기조와 배치되거나 관련 농가들의 소외로 이어질 여지도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명확한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쟁입찰로 품질 저하 우려

최근 국방부는 군 부실급식 문제 해결을 위해 장병급식전자조달시스템(가칭 MaT)을 도입다수 경쟁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기존에 1년 단위 수의계약을 통해 납품하던 방식에서 학교급식처럼 경쟁입찰을 통해 수요자 중심의 농축수산물 조달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수십 년 간 군납을 해 온 농업인들은 이 같은 조치가 문제의 본질을 빗겨나간, ‘보여주기식 대책이라고 비난하고 있다전국군납농협협의회는 지난 5일과 7일 서욱 국방부 장관과 국회 민홍철 국방위원장한기호 국방위원이개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등에게 군 급식의 현실적·본질적 개선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엄충국 전국군납농협협의회장(왼쪽 두번째) 등 협의회 소속 조합장들이 국회 민홍철 국방위원장(왼쪽 세번째)에게 건의문을 전달하는 모습엄충국 전국군납농협협의회장(왼쪽 두번째) 등 협의회 소속 조합장들이 국회 민홍철 국방위원장(왼쪽 세번째)에게 건의문을 전달하는 모습

엄충국 전국군납농협협의회장(김화농협 조합장)은 부실급식 사태가 마치 군납 시스템의 부실 때문인 것처럼 호도되고 있다며 오히려 경쟁입찰 체제로 전환되면 저가 입찰 경쟁으로 인한 품질 저하 등 더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규용 전국축산물군납조합협의회장(가평축협 조합장)도 이번 군 급식 개편 방침의 근본적인 문제는 장병들의 건강을 위한 우수 축산물 공급보다 단순히 납품 원가를 줄이기 위해 경쟁조달 체계로 개편한다는 것이라며 낮은 납품 원가로 인한 재료의 품질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접경지역·로컬푸드 농가 피해는 어쩌나

이번 군 급식 시스템 개편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이들은 접경지역 농업인들이다지금까지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에 근거해 군납을 해왔지만경쟁입찰 전환에 따라 군납 자체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이에 연 단위 계획재배도 불투명해졌다.

접경지역 농가들은 이번 시스템 개편이 2011년 제정된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의 취지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은 각종 규제와 제한을 감내해야 하는 접경지역 농가들의 삶의 질 개선과 상생 등을 목적으로 2011년 제정됐다. 25조 3항에는 국가는 접경지역 안에서 생산되는 농축수산물을 우선적으로 군부대에 납품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농가들은 이를 근거로 수의계약으로 군납을 이어왔다.

강원 화천군에서 채소류를 재배, 100% 군납을 하고 있는 김규철 씨는 접경지역 주민들은 자신의 정당한 권리인 재산권조차 마음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등 많은 규제를 받고 있다며 이러한 주민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마련된 특별법마저 무시하며 생존권을 침해하는 데 대해 참담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계획재배가 안되면 군납을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할 것이고그 틈새를 비집고 저가·대량 납품에 유리한 유통상인들이 활개를 치게 될 것이라며 접경지역 농가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시위도 불사할 것이라고 강수를 뒀다.

이번 개선책이 농림축산식품부의 군 급식 로컬푸드 확대 계획에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농식품부는 2022년까지 공공기관과 군 급식 로컬푸드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리는 등의 내용을 담은 로컬푸드 3개년 추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엄충국 조합장은 농가들이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과 정부의 로컬푸드 추진 계획 등을 믿고 시설 등에 과감한 투자를 해왔다며 군납만 바라보고 농사 지어온 농가들은 하루 아침에 갈 곳을 잃어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광현 화천농협 중앙지점장은 아직 개선 대책의 세부내용이 나오지 않아 군납 농협이나 농가 모두 답답해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존의 계획생산 농가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련 해두고 정책 방향을 바꿔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품질 기준 명확히 해 지역 생산농가 상생’ 이뤄야  

이에 공공조달에 있어 지나친 시장경제 논리는 배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흥주 원광대 복지보건학부 교수는 군납과 같은 공공조달에서 시장 최저가 원칙은 의미가 없다며 군 급식 경쟁입찰 도입은 부실이 나타나니 시스템에 근거해 해결하겠다는 발상에 불과하고 이는 공공조달을 빙자한 시장조달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 교수는 학교 급식처럼 식재료 공공조달센터를 만드는 게 가장 좋지만 현실적 어려움이 많다며 불가피하게 전자조달 방식을 도입하더라도 전문가생산자군인 등이 모여 만든 위원회에서 공공조달 품질 기준을 정확히 만들고 법으로 강제하면 전자조달의 맹점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스코틀랜드의 이스트 에어셔 주는 공공조달 품질 등의 기준을 명확히 둬 지역 로컬푸드와 유기농산물 생산 농가가 자연스럽게 급식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입찰과정에서 가격 기준 외에도 수확에서 배송까지의 소요시간제철 산물가축복지 기준 등에 높은 점수를 부여해 지역의 농가들이 대규모 공급업자들과 공정경쟁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김 교수는 이스트 에어셔 주의 사례와 같이 명확한 품질 기준 마련과 함께 예외규정으로 기존 군납 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우선공급기준을 설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군 급식 민간위탁의 확대를 위해 민간업체에 대한 이윤 보장과 지속적 관리·감독 등을 강조했다참여 민간 업체의 이윤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급식의 질 저하가 우려되는 만큼 예산의 뒷받침이 필요하며업체 적격심사 등을 통해 부실 업체 선정 사례를 사전에 막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삼수 한경대 경기농업마이스터대 교수는 경쟁조달 체계가 곧 장병 식단의 질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므로 위탁 후에도 군의 지속적인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민간 위탁이 이뤄지면 계약기간 동안에는 업체 변경이 어렵기 때문에 세부기준을 확실히 마련해 업체를 선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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