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마당

농업뉴스

농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농촌사회 건설을 위해 농촌복지 향상에 총력을 경주하고,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킨다.

(농민신문)이 작은 혹벌에…밤농가 ‘벌벌’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1-07-06 09:23
조회
7

01010100501.20210705.001310308.02.jpg충남 부여와 청양 등지에서 밤나무에 큰 피해를 주는 해충인 ‘혹벌’.

충남 밤 주산지 피해 심각

날씨 따뜻해지며 내충성 품종 약해져…40년 만에 확산

개화·결실 막고 고사까지 … 마땅한 방제법 없어 ‘막막’

충남의 밤 주산지에서 밤나무 돌발해충이 급격히 확산하면서 농가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현재 부여와 청양 등지에서 밤나무에 큰 피해를 주고 있는 돌발해충은 ‘혹벌’이다.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혹벌로 인해 이 지역 밤농가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농가들은 “혹벌이 40여년 만에 확산해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며 “이대로 가다간 남아나는 밤나무가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1일 혹벌로 인해 극심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김기성씨(62·부여군 은산면 합수리)의 밤 재배지를 찾았다. 이곳 밤나무에서는 결실한 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신 밤나무 가지마다 손가락 한마디 크기의 혹이 셀 수 없이 많이 달려 있었다. 혹벌 때문에 생긴 것이다.

혹은 혹벌 암컷이 밤나무 새순 속에 산란하면 생긴다. 이것이 개화나 결실을 막는다. 이 자체로도 큰 피해지만 더 큰 문제는 이듬해 혹에서 나온 혹벌이 재배지를 날아다니며 다시 산란해 혹을 만든다는 것. 악순환인 셈이다. 이렇게 2∼3년간 피해를 본 밤나무는 심할 경우 고사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혹벌이 밤나무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해충으로 불리는 이유다.



01010100501.20210705.001310307.02.jpg잎자루마다 혹이 발생한 밤나무 가지. 혹 안에는 혹벌이 있다.

김씨는 “1∼2년 전부터 혹벌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부쩍 늘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혹벌은 1960∼1970년대에 크게 발생한 적이 있다. 이후 내충성을 가진 <대보> <옥광> 등 개량종 밤 품종이 개발·보급되면서 혹벌 개체수가 대폭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발생이 늘더니 올들어서는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김씨는 “지난해 <병고> 품종을 시작으로 그동안 괜찮았던 개량종 밤에까지 혹벌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강상용 부여군 산림보호팀장은 “날씨가 갈수록 따뜻해지면서 내충성 개량 품종이 약해졌고, 이로 인해 혹벌이 다시 크게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전체 밤 재배면적 6700㏊ 가운데 2810㏊(42%)가 혹벌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갈수록 피해면적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마땅한 방제법이 없어서다. 혹 속에 있는 혹벌이 우화해 밖으로 나왔을 때 수화제인 <칼립소> 등을 뿌리면 되지만 우화시기가 혹마다 제각각인 게 문제다. 강 팀장은 “지난해 한 농가는 한달에 방제를 6번이나 했는데도 혹벌을 완전히 없애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지동현 충남도 산림자원연구소 환경임업연구팀장은 “살충제 살포도 혹벌의 우화기가 일정하지 않아 효과가 미미하다”며 “효과적인 방제법은 내충성 품종을 심는 방법 외엔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권희철 부여 규암농협 밤공선출하회장은 “방제 효과가 미미하다 해도 내년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전면적인 방제에 나서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대형 방제기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머뭇머뭇하다가는 밤나무가 다 망가지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공주지역에서는 ‘밤나무 혹나방’까지 발생해 농가 피해가 더 커지는 실정이다. 혹나방은 밤 꽃과 잎을 먹어치우는 해충. 이 때문에 혹나방이 발생하면 많은 결실을 기대하기 힘들다. 결실을 맺는다 해도 밤 크기가 작아져 상품성이 떨어진다.



01010100501.20210705.001310306.02.jpg충남 부여 밤농가 김기성씨가 혹벌 피해를 본 밤나무를 보여주고 있다.

이승희씨(65·신풍면 선학리)는 “혹나방이 밤나무 잎을 죄다 갉아먹어 전체 재배면적 5㏊ 가운데 30%가량 피해를 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에도 혹나방이 발생해 1㏊ 규모의 한 재배지에선 겨우 7포대(40㎏들이)를 수확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예년에는 40∼50포대를 수확했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약 3㏊ 규모로 밤농사를 짓는 임관수씨(64·선학리)도 “혹나방이 많이 생겨 드론으로 방제했는데, 비용이 1㏊에 20만원이나 들었다”며 “현 상황이라면 6일에 한번꼴로 방제해야 하는데, 올가을 밤값이 얼마나 좋을지 몰라도 영농비가 이렇게 많이 든다면 남는 게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한국농업경영인경기도연합회를 후원해 주시는 회원사 여러분의 소중한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