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농촌사회 건설을 위해 농촌복지 향상에 총력을 경주하고,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킨다.
지자체, 지원·보조사업 강화 국내 육성 품종 보급에 박차
재배 쉽고 병해충 저항성 탁월 밥맛 뛰어나 시장반응도 좋아
일본계 품종 점유율 감소 추세
국산 벼 품종이 그동안 대세였던 일본계 품종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 육성 벼 품종 재배면적은 2019년 6620㏊에서 2020년 6815㏊로 확대됐다. 올해는 시·군 재배의향 조사 결과를 토대로 추산했을 때 약 1만51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일본계 벼 품종의 재배면적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같은 기간 재배면적은 4만2991㏊에서 3만6335㏊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점유율도 56.1%에서 48.4%로 줄었다.
도내에선 특히 이천시가 국산 벼 품종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이천시는 2022년까지 <임금님표 이천쌀>의 원료곡을 모두 국내 육성 품종인 <해들(조생종)>과 <알찬미(만생종)>로 대체할 계획을 세우고 재배면적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두 품종은 일본계 품종을 대신하고자 이천시와 농촌진흥청·농협이 힘을 모아 개발·육성한 것이다. 병해충 저항성이 우수하며 잘 쓰러지지 않아 재배하기 쉽고 수량도 많다는 장점이 있다.
이천시는 <해들> <알찬미>의 총 재배면적은 2019년 546.9ha에서 지난해 1020ha로 2배가량 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올해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이들 품종을 선호하는 농가가 많아 재배면적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벼 재배농가 손종복씨(68·이천시 장호원읍)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만7107㎡(약 8200평) 규모의 논에 <해들>과 <알찬미>를 심었다”며 “과거 일본계 벼 품종인 <추청>과 <히토메보레>를 심었을 땐 도복방지 비료를 사용했는데, 국산 벼는 쓰러짐에 강해 관리만 잘하면 되기 때문에 재배하기 훨씬 수월하다”고 말했다.
밥맛이 뛰어나다는 평가도 잇따른다. 송영환 장호원농협 조합장(이천남부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주관농협 조합장)은 “두 품종에 대한 식미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추청>보다 밥맛이 훌륭하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며 “시장 반응도 좋아 지난해엔 <고시히카리>를 전량 <해들>로 바꿔 수매하는 등 시와 협력해 국산 벼 보급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국내 벼 품종시장을 잠식한 일본계를 밀어내고 진정한 우리쌀의 독립을 이루기 위해 국산 벼 품종 대체작업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해들> <알찬미> 재배농가를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보조 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 우수한 국산 벼 품종 재배 확대로 소비자의 입맛을 만족시키고 농가소득에도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충북 진천군도 국산 벼 품종 보급에 발 벗고 나섰다. 2022년부터 벼 계약재배 품종을 <알찬미>로 변경한 것. 군에 따르면 외래 벼 품종을 국산 품종으로 대체한다는 정부 정책에 발맞춰 고품질 벼 계약재배 품종을 기존 <추청>에서 <알찬미>로 교체했다.
품종 교체에 앞서 군은 지난해 12월 지역 농민대표, 쌀전업농 회원, 지역농협 조합장, 미곡종합처리장(RPC)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벼 우수품종 선정 식미평가회를 개최한 바 있다. 평가회에서는 진천지역에 대한 재배 적응성이 좋을 것으로 분석된 <알찬미> <진수미> <청품> <미호> <삼광1호> <새일품> 등 국내 육성 신품종 6종이 제시됐으며,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알찬미>가 최다 득표수를 얻었다.
군은 내년부터 지역 내에 주소지를 둔 벼 재배농가 중 농협양곡㈜ 진천통합미곡종합처리장, 진천군쌀가공협회와 계약재배 약정을 체결하고, 실제 벼 수매에 참여한 농민을 대상으로 <알찬미> 수매실적에 따라 조곡 한포대(40㎏들이)당 5000원의 지원금을 제공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이번 벼 계약재배 품종 변경을 통해 우리나라 대표 고품질 쌀로 인정받는 <생거진천> 쌀이 더 좋은 평가를 받길 기대한다”며 “지역 벼 재배농가에서도 대표 품종 변경에 적극 참여해달라” 고 말했다.
전남도 역시 2024년까지 벼 외래 품종 재배면적을 1000㏊ 이하로 줄이기 위해 외래 품종 대체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신품종 개발·보급에 역량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전남의 벼 재배면적은 15만6000㏊로, 이 가운데 <히토메보레> <고시히카리> 등 외래 품종의 재배면적은 2195㏊를 차지한다.
전남농협지역본부(본부장 박서홍)는 특히 전남 쌀 100%를 국산 종자로 전환하기 위한 행보로 최근 ‘전남쌀 종자주권 독립’을 선포한 바 있다. 실제 전남농협은 전남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새청무>를 함께 보급하며 벼 외래 품종 대체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