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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정부, 서울 도매시장 조례 개정안 ‘불승인’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1-05-31 16:17
조회
44

일부 조항 농안법과 충돌하거나 취지에 맞지 않아 문제

서울시의회 ‘농식품부 의견’ 반영 않으면 법정 분쟁 가능

가락시장 안팎 “행정낭비 초래…소모적 논쟁 지양해야”

서울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서울특별시 농수산물도매시장 조례 전부개정안’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승인받지 못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의회가 법령과 충돌하는 내용의 조례를 무리하게 통과시켜 행정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농안법 위반’ 소지의 조례 개정안…농식품부 ‘불승인’=서울시는 최근 서울시의회가 4일 통과시킨 ‘서울특별시 농수산물도매시장 조례 전부개정안’에 대한 재의를 요청했다. 재의는 일단 의결된 안건에 대해 동일한 의결기관이 다시 심사·의결하는 절차를 말한다.

이는 18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제17조에 따라 조례 개정안 조항들에 대해 불승인 결정을 내린 데 따른 후속 법률조치다.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 조례를 불승인하면 해당 지자체는 지방자치법 172조에 근거해 의회에 재의를 요청해야 한다.

해당 조례 개정안에는 이해관계자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시장도매인제 도입 내용과 상위법인 농안법과 충돌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입법권 남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본지 2021년 5월10일자 8면 보도).

농식품부는 중도매인의 직접거래 가능 품목을 규정한 제2조, 도매시장 관리 및 운영 주체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로 규정한 제3조 등의 조례 규정이 농안법과 충돌하거나 위임 근거가 없어 문제라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안법에 위반되거나 취지에 맞지 않은 조항들을 불승인했고, 농안법에 근거한 일부 조항은 승인했다”며 “가락시장 내 의견수렴 등을 거쳐 다시 심의하라는 게 농식품부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법적 분쟁 가능성 남아 있어=서울시의회가 농식품부 의견을 받아들여 해당 조례를 전면 수정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다수의 시장 관계자들은 서울시의회가 해당 조례를 전면 수정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개정안 일부만을 수정한 후 재의결하거나 수정 없이 원안 그대로 재의결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관측이다.

이렇게 되면 또 다른 행정 낭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서울시의회가 농식품부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채 재의결하면 서울시장은 해당 개정안을 농식품부에 또다시 승인 요청하거나, 조례 개정안의 법령 위반사항을 판단받기 위해 대법원에 제소해야 한다. 결국 서울시의회가 조례 개정안을 전면 수정하거나 조례 개정을 포기하지 않는 한 불필요한 행정 낭비와 법적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대법원에 제소하면 결국 국민 세금으로 소송 비용을 치르게 된다”며 “서울시의회의 잘못된 판단으로 세금이 낭비된다면 이는 심각한 행정 낭비”라고 비판했다.

◆행정낭비 현실화…‘입법 참사’ 비판=가락시장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가 ‘막무가내식 조례 개정으로 인한 참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시장도매인제 도입 규정은 서울시의회가 2012년에도 조례 개정안에 포함시켰다가 농식품부로부터 보류 판정을 받은 것이어서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

서용석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부총장은 “조례를 개정할 때 상위법과 충돌하는지 등의 여부를 확인하는 건 지방자치의회 의무인데, 이런 기본적인 역할을 도외시한 채 무리하게 조례 개정을 강행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시장 개설자인 서울시도 이같은 문제점을 좀더 꼼꼼히 확인한 후 농식품부에 승인 요청을 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농식품부의 불승인 결정을 계기로 시장도매인제 도입 등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을 지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권승구 동국대학교 식품산업관리학과 교수는 “시장도매인제 등 조례 개정안의 핵심 조항들에 대한 문제점이 이번 기회로 충분히 논의됐다고 본다”며 “농산물 유통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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