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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서울시 도매시장 조례 개정안 통과 ‘논란’

작성자
hannong
작성일
2021-05-10 09:30
조회
84








2013년 ‘시장도매인제’ 보류 결정에도 또 도입 추진 나서

가락시장 관리·운영 주체로 ‘공사’ 명시…농안법과 충돌

전문가 “무리한 입법·행정 낭비”…농식품부 승인 어려워

서울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서울특별시 농수산물도매시장 조례 전부개정안’이 4일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당 개정안에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과 충돌하는 내용이 포함돼 입법권 남용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시장도매인제 도입, 상장거래 원칙 무력화 논란=조례 개정안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하는 근거가 되는 제16조와 제17조다. 두 조항은 시장도매인의 상한수와 자본금 규모를 규정했는데, 이는 과거 농림축산식품부의 결정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지적이다.

농식품부는 2013년 가락시장 업무규정 개정안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유통 주체들의 의견 수렴 과정과 합의가 있을 때까지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런 이유로 ‘서울특별시 농수산물도매시장 조례 시행규칙’ 제17조 별표3에는 가락시장 시장도매인 상한수가 공란으로 남아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가락시장 내 유통 주체들의 의견 수렴과 합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서울시의회가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강행하고자 무리하게 해당 조항을 끼워넣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상장거래 원칙을 훼손하는 제2조도 문제다. 해당 조항은 ‘중도매인 직접거래 가능품목’을 정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직접거래’가 농안법에 근거가 없고, 적극적인 용어인 ‘직접거래’를 정의하면 도매시장의 상장거래 원칙이 훼손된다는 입장이다. 농안법 제31조는 도매시장법인의 수탁에 의한 상장거래를 도매시장 거래의 원칙으로 삼고, 시행규칙 제27조에서 ‘상장되지 아니한 농수산물의 거래 허가’라는 소극적인 용어를 사용해 예외적인 경우에만 비상장거래를 허용하고 있다.


◆농안법 위반 소지도 다수=법조계 관계자들은 이번 개정안이 농안법과 충돌해 ‘법률우위의 원칙’을 위반한 사례가 상당수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개정안 제3조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를 가락시장의 관리·운영 주체로 명시하고 있는데, 이 조항은 농안법 제21조와 제22조에서 도매시장의 관리 주체와 운영 주체를 분리한 것에 어긋난다는 의견이다.

제5조도 논란거리다. 제5조 제2항은 서울시장이 도매시장법인을 지정할 때 임원의 자격, 자본금 규모, 시설 사용계약, 거래 규모, 순자산액 비율, 보증금 외에도 별도로 보험 가입 등 규칙으로 정하는 지정조건 또는 승인조건을 붙일 수 있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이 경우 규칙을 통해 개설자 자의에 따라 과도한 지정조건이 붙을 수 있어 도매시장법인 요건으로 ‘거래 규모, 순자산액 비율 및 거래보증금 등’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중요사항만을 규정한 농안법 제23조 제3항 제5조의 취지와 맞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한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는 “입법에서 법률우위의 원칙 등은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며 “다수 조항이 농안법과 충돌하는 것으로 보여 법률적으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입법 권한 남용” 비판 쏟아져…농식품부 승인 여부 불투명=가락시장 안팎에서는 서울시의회의 입법 권한 남용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권승구 동국대학교 식품산업관리학과 교수는 “산지와 시장 등이 복잡하게 얽힌 상태에서 나타난 유통문제의 해결책을 가락시장에서만 찾으려 하다보니 농안법에도 맞지 않는 무리한 입법을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2012년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위한 조례 개정을 추진했다가 2013년 농식품부로부터 해당 조항에 대한 보류 판정을 받았음에도, 또다시 비슷한 내용의 조례 개정을 추진한 것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서용석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부총장은 “시장도매인제 도입 조항 등 이번 개정안은 행정 낭비의 전형”이라며 “가락시장은 전국적인 영향력을 가진 중앙도매시장으로, 서울시의회에서 조례 개정을 통해 운영 방식을 바꿀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본회의를 통과한 조례 개정안은 서울시장이 검토한 뒤 별다른 이의가 없을 경우 20일 이내에 공포해야 한다. 이후 농안법 제17조 제5항에 따라 최종적으로 농식품부의 승인을 받는다. 하지만 조례 개정안 곳곳에서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농식품부의 승인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안법에 기초해 조례 개정안이 위법한지 아닌지를 따져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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